1. 대상이 없다



일단 육하원칙의 첫 항목인 '누가'부터가 빠져있음.

일베사냥꾼들 말마따나 벌레가 지천에 널려있으면 대상을 잡는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임에도,

실제 사람(들)을 지칭해 얘가 이러니 일베라고 하는 게시물은 정말 손에 꼽음.

'아 요즘 인벤에 왜이리 벌레들이 많죠?'

'아 오이갤 완전 일베에 먹혔네'

'인벤 망하고 나니 벌레들이 몰려드네(이 멘트 하는 사람 특: 본인도 망하고 나서 활동함)'

즉 딱히 누가 벌레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벌레가 많은 느낌적인 느낌이다.

이런 실제로 벌레를 구분해내는데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 글들만 넘쳐남.


이런식의 대상 없는 분위기 조성은 크게 두 가지 효과가 있음.

하나는 자신들이 속한 집단의 결속 도모,

하나는 자신과 다른 의견에 대한 간접적인 억제.

과거 유신정권이 북한의 존재를 강조해 '국론분열'을 봉쇄하고자 했던 것과 같은 이치임.

이에 대해 유시민은 '국민은 분열되어있는게 정상이다'라며 대차게 깐 전적이 있음.


2. 근거가 없다

일베충은 일베충만의 고유한 특징이 있고, 그러한 특징을 통해 여타 유저와 구별이 가능함.

가장 대표적인 특징으로 그들만의 언어가 있고(~노, 운지, 이기야 등),

일베에 올라온 게시물을 그대로 인용해 논지를 전개할 경우에도 의심의 여지가 있음.


허나 근래 오이갤에 일베 저격이랍시고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이러한 수준의 근거가 전무함.

일단 대상도 근거도 없는 글들이 절대 다수이기도 하거니와,

간혹 근거라고 가져오는 것들에는 일베에 대한 특이성이 전혀 없음.

까놓고 말해 일베몰이에서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근거가 '정권을 비판한다'인데,

현재 국정지지도가 60% 전후임을 감안하면 무려 2천만명을 일베로 만들 수 있는 논리임.



가히 윤김지영 싸대기를 왕복으로 난리는 논리가 아닐 수 없음.

심지어 일부 정책(최저임금, 페미니즘 등)은 국정운영을 긍정하는 60% 내에서도 이견이 나오는데,

이러한 정책에 대한 비판조차 일베로 몰고가려 드는 상황이 적지 않게 보임.

'정권을 비판하면 자한당이 좋아하므로 비판자는 자한당 끄나풀이다'

그럴싸해보일지 모르지만 이게 바로 군부가 사용하던 '이적행위'의 논리임.

자한당만 북한으로 바꾸면 유신정권이 민주화 운동 탄압하던 바로 그 멘트가나옴.



본인은 오이갤에 실제 일베충들이 출몰하던 시절 적발해낸 적이 여러 번 있는데,

기본적으로 일베충만의 언어 or 일베 내에서의 행적 정도는 항상 근거로 제시했었음.

http://www.inven.co.kr/board/webzine/2097/299883

이렇게.

또 불특정 다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땐 반드시 일베충이 활동중이라는 명확한 근거가 있었음.

http://www.inven.co.kr/board/webzine/2097/299735

이런 식으로.

누군가를 일베충으로 지목하는 것은 사실상 그 사람의 발언권을 송두리째 빼앗는 행위임.

그렇기에 확실하고 부정할 수 없는 근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함.

그저 의견이 다르다고 '너 일베'를 시전해버리는건 그저 이단심문에 지나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