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은 이날 새벽 1시40분쯤 한 구급차 요원으로부터 잉글랜드 남동부 에식스주의 워터글레이드 산업단지에서 시신이 실린 것으로 추정되는 컨테이너를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컨테이너 안에는 10대로 추정되는 한 명과 성인 38명의 시신이 있었고 생존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망자들의 신원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컨테이너가 발견된 현장 주변은 통제됐고 산업단지 출입도 금지됐다. 경찰은 북아일랜드 출신의 25세 남성 트럭 운전사를 살인 혐의로 체포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트럭은 불가리아에서 출발해 지난 19일 웨일스의 홀리헤드 항구를 거쳐 영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홀리헤드 항구는 아일랜드에서 잉글랜드로 들어오는 선박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다. 영국과 아일랜드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 사이의 국경 개방 조약인 ‘솅겐 조약’ 대신 ‘공동여행구역’(CTA) 협약을 적용받아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하다. 별도의 입국 심사도 없다.















북아일랜드 화물운송협회의 정책 담당자인 시무스 레니는 영 BBC방송에 “트럭이 불가리아에서 왔다면, 홀리헤드 항구를 거쳐 잉글랜드로 들어오는 방식은 길도 멀고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며 “정통적이지 않은 경로”라고 말했다. 더 까다롭고 복잡하지만 입국 심사는 없는 경로를 택했다는 점에서 사망자들이 밀입국자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영국에서는 지난 2000년에도 58구의 중국인 이민자들의 시신이 실린 화물 트럭이 도버 항구에서 발견된 바 있다. 당시 트럭을 운전했던 네덜란드 출신 운전사는 트럭 환기구를 막아 이들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14년형을 선고받았다. 영 더타임스는 “만일 희생자들이 밀입국자로 밝혀진다면 2000년 사건 이후 가장 큰 이민자 희생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지역구 의원인 재키 도일-프라이스는 “끔찍한 소식”이라며 “39명의 사람들을 잠겨 있는 금속 컨테이너에 밀어넣는 것은 악이나 드러내는 인간 생명에 대한 멸시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희생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은 가해자를 찾아내 정의의 심판대 앞에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