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역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영국 배우 로저 무어가 별세했다. 영화 '007-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 스틸 컷

영화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역으로 큰 사랑을 받은 영국 배우 로저 무어가 별세했다. 향년 89세.

무어의 가족은 24일 SNS를 통해 무어가 암 투병 끝에 전날 스위스에서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1927년 런던에서 태어난 무어는 1950년대 왕립드라마아카데미에 다니면서 단역 배우로 데뷔했다. 1960년대 TV 드라마를 통해 이름을 알리던 그는 스파이 영화 '007 시리즈'를 만나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숀 코너리, 조지 라젠비에 이어 3대 제임스 본드로 발탁된 무어는 1973년 '007-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부터 1985년 '007-뷰 투 어 킬(A View to a kill)'까지 12년간 7편의 시리즈에 출연했다. 역대 제임스 본드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무어는 1999년 대영제국 커맨더 훈장(CBE)을 받았고, 1991년부터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기사 작위를 받았다. 2007년 10월 할리우드 명예의 전당에 가입했다.

무어의 사망 소식에 전 세계적인 애도 물결이 일고 있다. '죽느냐 사느냐'에서 본드걸로 호흡을 맞춘 배우 제인 세이모어는 SNS에 "무어는 나의 '본드'였다"며 "그는 내게 배우가 지녀야 할 성실과 겸손에 대해 가르쳐줬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