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강렬했던 4달의만남이었어요
우리가족은 시끄러운 아파트보단 한적한곳에 지어진 신축빌라로 이사와 살고있었어요
어느날 이 두 친구가 보이더군요
알고보니 이 두 친구는 같은 배에서 태어난 남매였고
아랫집 아주머니께서 회사에 어미에게서 버려진 두 남매를 거두어 3달가량 집에서 키우다 밖에 내놓은것이라 하시더군요
집도 크게지어놓고 풍족한 먹이와 물을 제공하고 계셨습니다.
주변에 차량의 이동도 적고 논과 텃밭이 있는곳이라 자유롭게 뛰놀며 살으라 내놓으셨겠지요
마침 저도 고양이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었던지라 반가웠습니다. 게다가 이름 부르면 뛰어와서 누워주는 서비스까지.
4달동안 회사에서 늦게 퇴근하고 9시쯤 집앞에 주차하고 문을열면 항상 이 두친구가 반겨주었고 1시간 가량 앉아서 얘기도하고 오늘은 무엇을 하였는지 묻기도하고.. 대답도 해주기도 했어요. 영상으로만 보던 개냥이를 두마리나 가까이 하고 있으니 매일 집에오는게 행복했습니다.
어머니도 처음엔 내키지 않으셔 했지만 텃밭에 두더지도 잡아주고 쥐도 잡아놓고 게다가 텃밭에 앉아 일하는 도중에는 옆에앉아 같이 쳐다보며 이야기라도 하듯 야옹야옹 하다보니 빌라 여러사람의 사랑을 두 자매가 독차지하였지요.
작년 이맘때쯤이었을거에요. 추워질때쯤이었는데..
퇴근하고와서 친구들을 불러봐도 대답도없고 주인아주머니께서 집으로 데려가셨나 생각만 했어요. 우리 어머니도 그렇게 생각하고 계셨구요.. 그렇게 3주쯤 됐었나..? 이 친구근황이라도 묻고자 주말 어느날 아랫집 아주머니에게 어머니께서 전화를 해보았습니다. 대답은 충격적이었어요.
누가 농약을풀어놨는데 친구들이 그걸 먹고 죽었다는겁니다.
그날 새벽이었는데 이 친구중 좀 더 검은 무늬를 가진 친구의 울음소리가 너무 이상해서 뛰어나가봤더니 밝은무늬의 친구는 죽어있었고 어두운 무늬의 친구는 거품을 물고 누워서 울다 아주머니께서 오자마자 울음을 그쳤다고 하더라구요.. 살려달라는 간절한 외침이었겠죠.. 24시간 하는 동물병원을찾아 다른 시로 넘어가면서까지 살리고자 노력했지만 그 친구도 결국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하네요... 이제 이 친구들 못본지 1년이네요. 비록 제가 직접 돌보던 친구들은 아니었지만 제 삶에 있어서 사람이 아닌 생명이 저 멀리 떠났는데 이리 허망한적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만큼 우린 제 생각보다 더 많이 친해져있었던것일까요?  10년 15년 같이하던 가족같은 생명을 떠나보낸분들은 오죽할까요?
달밤에 옥상에서 담배피며 사진첩을 보다 생각나서 기억해보고자 이글을 씁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