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김민아 사건으로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극단적 페미니즘에서 보였던 정신질환적인 사고 방식이,
이 사태를 지켜보는 주요한 관점중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음.


"남자였으면 괜찮았을텐데 여자라서 당했다."
정확히 이 반대논리가 
"남자였으면 인생 로그아웃인데 여자라서 괜찮다."


왜 이런 식의 사고방식의 남용을 정신병적인 논리라고 비난하냐면,
성희롱의 경우는 "누가" "어떻게" "어떤 상황에서" 했는지가 판단의 핵심임.


그런데 이 주요한 요소를 변질시켜놓고
성희롱인지 판단하는 것은 그냥 바보 짓임.


예를 들어 "오늘 몸매 좋은데?" 같은 발언을 애인이 했어도 기분 나쁠까?
"인물"이나 "상황"을 바꾸면 얼마든지 칭찬도 성희롱이 되고, 성희롱도 칭찬이 될 수 있음.



             ----------------



언제 이런 정신병적인 논리가 가장 애용되냐하면,
본인들이 기분 나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대상이 있을 때,


이런 식의 "성별" 전환을 하면 쉽게 자신들의 분노를, 불합리에 대한 분노로 정당화 할 수 있음.


그렇게 정당화하면 자신의 비루한 감정적인 반응을 무언가 고귀한 정의에 대한 갈망이라고 여길 수 있고,
동시에 타인에게 분노를 전염시키기 쉬워짐.

하지만 본질은 그냥 자신의 마음에 안드는 상황인 것.



             ----------------



이번 사건으로 돌아가보면,


애초에 이 논의는 김민아의 캐릭터가 미친X라는 기믹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성립할 수가 없는 것.

이는 노홍철의 발언이 버릇없다고 지적하거나,
박명수가 말 함부로 한다고 지적하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을 분리해서 생각하면 문제될 발언인 것은 명백한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사실 정도는 인지해야,

정상적인 논의 가능함.



             ----------------



그런데 그런 전제 없이 "사람"을 바꿔놓고 이래도 이 발언이 문제 없냐?
라고 물으면 당연히 문제 있다고 대답할 수 밖에 없음.


예를들어 박명수가 "이 멍청아!"라고 했다고 해서,
그걸 다른 직원이 했어도 괜찮았겠냐고 물으면, 그건 당연히 문제가 됨.


지금 현재 김민아의 농담을 다른 누가 남자/여자 중학생에게 했을 경우에
그걸 기분 나쁘지 않게 농담으로 받아들이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나 생각해보면 잘 없음.
그런 사람이 남자 중에 있다면 신동엽을 뛰어넘은 개그의 신.

여자 연예인 중에서도 김민아 같은 미친X 캐릭터 없죠.


그런데도 "다른 누가" 했어도 괜찮겠냐는 질문하는 것은,
이 상황에서 본질 회피하고 자신들의 분노를 정당화하려는 것.



             ----------------



기분 나쁜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님.

충분히 그럴 수 있음.


다만 기분 나쁜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신들이 비난했던 정신병적인 논리를 가져다가,
상황을 왜곡하고 분노를 증폭시키는 행태 비판하는 것.



             ----------------



우리는 늘 자신들의 분노가 과연 정당한 것인지,
동시에 그 방향이 올바른 것인지 면밀히 관찰해야 함.

아니면 과거 수 십년간 혹은 수 백년간 그랬던 것 처럼.
분노를 악용하는 추악한 자들에게 이리저리 끌려다니게 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