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오문수 기자]

▲  용산역 동관 2층 화장실에 표기된 금연 스티커, 금연이라는 의미의 글이 분명하지만 영어는 오히려 '흡연'이라는 의미다.
ⓒ 오문수

"허! 허! 허!"
"정말 이렇게 씌어 있어요? 이건 담배를 피우라는 건데…"


내 핸드폰에 찍힌 사진을 본 독일인이 어처구니없어하며 했던 말이다. 어제(4.18) 독일인과 함께 사진을 보며웃게 된 사연은 이렇다.   

서울에서 일을 보고 여수로 내려오기 위해 KTX열차를 기다리다가 용산역 동관 2층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 화장실에 들러 용변을 보고 있었다. 전공이 영어인지라 눈앞에 붙어 있는 스티커가 눈에 들어왔다. 가로 7㎝, 세로 10㎝쯤 되는 스티커 상단에 쓰인 문구다.

"흡연, 여기선 안 돼요 안 돼!"
"Smoke ? Free Building"
      "禁煙建物"

       
맨 아래 칸에는 아예 "아이파크 건물은 금연건물입니다. 흡연시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 됩니다"라는 경고문까지 붙어있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은 나는 혹시 내가 사용한 칸만 잘못됐나 싶어 옆칸을 확인해보니 똑같은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혹시 내가 잘못 알고 있지는 않을까 걱정돼 화장실에서 나오는 독일인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한글 내용을 설명해주고 영문자 내용에 대해 얘기하다 함께 박장대소했다.  

▲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 용산역 동관 2층 화장실 입구를 촬영했다.
ⓒ 오문수

용산역이 어딘가. 하루에도 수천명이 이용하는 구역이고 외국인도 많이 이용하는 공공건물이다. 오죽하면 한문 경고문까지 붙어있을까. 한국에 온 지 4년째라는 그 독일인에게 "독일에서는 금연구역을 어떻게 표시하냐?"고 묻자 독일어로 말했지만 나는 독일어를 못 알아들었다.   

1층에 내려와 자원봉사를 하는 분에게 사진을 보여줬더니 "큰일 났네! 외국인들은 담배를 피우라고 한 줄 알겠네!"라며 혀를 찼다. 

흡연금지의 영어표기는 'Smoking Ban, 혹은 Non-Smoking Areas"로 표기해야 맞다. 다중이, 특히 외국인이 많이 이용하는 곳에 표기하는 영어는 주의해야 한다. 

네. 영어는 주의해야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