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ports.news.naver.com/wfootball/news/read.nhn?oid=411&aid=0000003325



프리미어리그 ‘분노의 질주’, 세 번째 시리즈. 파란색 리버풀 클럽을 지지하는 마크 랭쇼가 리버풀을 싫어하는 이유를 9가지로 정리했다.

월드 No.1 풋볼매거진 <포포투>는 모든 이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분노의 질주’ 출발!



#1. 제발 과거에서 깨어나

리버풀을 응원하는 친구들의 공통점이 있다. 죄다 위대한 빌 섕클리를 찬양한다는 점이다. 고대사 수업에서나 나올 법한 내용, 아주 먼 옛날 일이 그들의 자랑거리다. 아무리 재미있는 드라마도 시즌이 거듭되면 지루해질 판인데.

섕클리와 봅 페이즐리 시절에는 분명히 리버풀의 우승컵 전시관이 가장 화려했다. 하지만 요즘은 어떤가? 아깝게 놓친(그렇게 주장하는) 우승컵 이야기뿐이다. 위르겐 클롭이 얻은 승점보다 2017년 들어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까먹은 운전면허 벌점이 훨씬 많다. 섕클리, 페이즐리, 아, 그리고, 이스탄불의 기적. 제발 좀 과거에서 깨어나길 바란다.

#2. 현재를 바라보는 시각도 교정이 필요하다

1990년 리버풀의 마지막 리그 우승으로부터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리버풀 팬들에겐 그 사실을 설명하기가 정말 힘들다. 피터 슈마이켈은 리버풀이 아니라 맨유에 가서 리그 우승컵을 다섯 번이나 들었고, 아들을 낳았고, 그 아들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정말 긴 세월 아닌가?

25년 동안 리버풀이 우승하지 못한 원인을 분석하기란 복잡할 따름이다. 하지만, 매 시즌 자기들이 우승할 거로 기대하는 리버풀 팬들의 심리는 더 큰 미스터리다. 매번 똑같다. 몇 번쯤 이기면 그들은 경기장에서 “올해는 우리다!”라고 외친다. 이제는 블랙번이나 레스터 팬 정도로 기대치를 낮출 때도 되지 않았는가?



#3. 운이 더럽게 좋다

빅매치에서 그들이 즐기는 요행이 정말 끝내준다. 2005년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전보다 좋은 예는 없다. 평범한 클럽이 축구계에서 가장 고귀한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는 자체가 요행 중 요행이다. 

이스탄불까지 가는 여정에도 행운이 수북했다. 조별리그를 골득실로 통과했고, 루이스 가르시아의 ‘유령 골’ 덕분에 첼시를 따돌렸다. 결승전에서는 스티븐 제라드의 다이빙, 밀란의 후반 졸전, 안드레이 세브첸코의 승부차기 실축이 합쳐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다득점에서 볼턴을 제치고 겨우 5위를 차지한 팀이 말이다.

#4. 루이스 수아레스

안필드에는 유난히 악당 캐릭터가 많다. 크레익 벨라미, 엘-하지 디우프가 대표적이었다. 물론 그 누구도 루이스 수아레스만큼은 아니었다. 그가 한 짓이라곤 당신이 응원하는 팀에 해트트릭을 먹이거나 중앙수비수를 깨물거나 둘 중 하나였다. 2013-14시즌 수아레스의 득점력이 대폭발하면서 악마가 선인 세상을 잡아먹을 뻔했다. 바르셀로나가 그를 데려가서야 프리미어리그는 겨우 한숨을 돌렸다.



#5. ‘셀프’ 라이벌전

라이벌이 에버턴으로 부족했는지, 리버풀 팬들은 이 세상 모든 챔피언을 라이벌로 만든다. 1990년대를 거치며 맨유가 최강으로 군림하자 갑자기 맨유가 자기네 라이벌이라고 선언했다. 지금은 맨시티도 리버풀의 라이벌이라며 우긴다.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등장하자 ‘당연히’ 첼시도 자기네 라이벌이라며 “너흰 역사가 없어”라는 구호를 외친다. ‘셀프 라이벌’ 능력이 탁월하다.

#6. 누가 누굴 돈으로 욕하는 거지?

첼시를 욕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미국인 갑부에게 영혼을 팔았다. 돈 많은 구단을 좋게 봐주는 축구 팬은 별로 없다. 특히 앤디 캐롤 같은 공격수를 3,500만 파운드나 주고 사는 팀은 더욱 그렇다. 첼시와 맨시티가 ‘돈으로 영광을 샀다’라는 욕을 먹는데, 브렌던 로저스가 안필드에서 썼던 돈이 대충 3억 파운드라는 사실은 아는지 모르겠다. 첼시와 맨시티는 큰돈을 써서 리그 우승이라도 했는데.

#7. 스티븐 제라드

리버풀의 빨간 동네에서는 스티븐 제라드가 신 같은 존재다. 첼시로 이적하고 싶어 한다는 소식이 나왔을 때만 빼고는 대체로 그렇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는 매번 평균 이하였다. 다른 잉글랜드 팬들 대부분 제라드의 경기력에 큰 불만을 지녔다. 2014년 미끄러졌을 때, 다른 잉글랜드 팬들이 얼마나 낄낄댔는지 아는지 모르겠다. 그런 이유가 따로 있지 않다. 결정적으로 제라드의 경력이 그가 활동했던 시기의 리버풀과 정확히 겹친다. 아쉬운 루저.



#8. 관광 명소

매년 안필드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10만 명 정도라고 한다. 한마디로 ‘투어리스트 클럽’이 되어버렸다. 콥스탠드는 그나마 리버풀 팬들로 가득하지만, 다른 관중석에는 ‘셀카’ 찍기 바쁜 외국인 관광객으로 꽉 찬다. 그들은 경기 결과보다 매점에서 파는 메뉴에 더 큰 관심을 쏟는다.

#9. 셀러브리티 팬

대니얼 크레익, 대미언 루이스이 대표적인 리버풀 팬 유명인이다. 그 외에도 많다. 그런데, 개중에서 안필드를 두 번 이상 방문한 사람이 있을까? 닥터드레부터 브래드 피트까지 마구 동원된다. 피트는 5년 전 인터뷰했던 내용을 엮어서, 드레는 존 반즈를 존경한다는 발언을 엮어서 리버풀 팬이라고 우긴다. 사무엘 잭슨도 결국 안필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셀카 부대’와 뭐가 다른가?

현재 네이버에서 연재중인 'XX팀을 싫어하는 이유' 시리즈 입니다.

첫번째는 맨유
두번째는 맨시티
세번째는 리버풀
네번째는 안나왔지만 예상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