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 때 있던 일임

고2 겨울방학 때,
우리 학교 수험생들은 학교서 강제로 보충학습했어. 좋은 대학 가라고.

그날 듣는 수업 담당이 신입 여교사였어.
나는 가끔 스쳐보면서 우리 학급은 수업안해주나 싶을 정도로 예쁜 분이셨음.

근데 이 분의 유일한 단점?이 있었어.
초보 여교사들이 모두 그런건 아니겠지만 너무 착하고 경험치가 적어서 통제 잘 못하는 케이스였음.
뒤에서 보는데 너무 안쓰럽더라.

아무튼 첫날이라 직접 제본한 프린트 뭉치 나눠주는데

띠요오오옹??

내 프린트가 인쇄 잘못됨.
한 페이지도 제대로 나온게 없어서 바꿔달라고 하려는데 선생님 아직도 애들 통제 못해서 쩔쩔 매시길래
친구거라도 같이 보려고 책상 붙이자고 했음

그리고 그 순간 선생님이랑 눈 딱 마주침.


"너 나가. 내 수업 듣지마."


그리고 주변이 싹 조용해짐.
변명이랄 것도 아니지만 프린트가 잘못 인쇄됐다고 말하려는데 

"나가라고!"

언성 높이시길래
딱 느낌이 옴
아, 여기서 내가 말을 안따르면 이분은 이 수업 아예 통제 못하시겠구나....

그래서 군말없이 나감.

그리고 밖에서 뭐할까 고민하다가 학교 끝날 때까지 내 교실 가서 잤음.

그런데 한시간 뒤? 전화가 계속 와서 받으니까

"야 너 좆됐어. 어디야?"라고 친구가 물어봄.
"나 추방당해서 배회하는 중인데?"

했더니 빨리 내려오라고 함.

그 선생님이 나 발견하더니 어디 갔냐고 물음.

"?? 나가래서 나갔는데요???"

난 억울했음.
그랬더니 선생님이 당연히 복도에 서서 반성해야하는거 아니냐고 물으심.

"?????????"

내 입장을 대변하자면 
1. 선생님이 나가라고 하심.
2. 수업도 듣지 말라고 하심-> 영구추방

이렇게 받아들임.
복도에 서있으란 말 자체를 안하셨는데 왜 그렇게 되냐고 물었더니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으시더니 가보라고 함.

그래서 다음날부터 담당교사 바뀜 ㅅㅂ...
그 바뀐 선생님은 어케된거냐고 묻더니 다 듣고
난감한 표정지으시더라....

한참 지난 지금에야 교사님 맘이 이해가 안되는건 아닌데... 참 묘한 사건이었음

그 후로 친구들한테
교사가 수업거부한거 첨본다고 개 놀림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