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와서 빌린 돈만 300만원입니다. 일한 돈이 안 들어오는데 기사들은 어떻게 생계를 유지합니까.” 




평창 겨울패럴림픽 폐막일인 지난 18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 횡계차고지에서 만난 김모(57)씨는 올림픽이 열린 지난 2월 한 달간 일한 임금이 나오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이 있는데 300만원 남짓한 임금을 안 주니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며 “회사에 어려운 사정을 얘기했지만, 우리도 아직 받지 못했다. 4월 중순 이후에나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1월 19일부터 평창올림픽에 투입된 서모(54)씨도 지난달 일한 임금을 받지 못했다. 그동안 받은 돈이라곤 1월에 열흘가량 일한 임금이 전부다. 그것마저도 지난 6일에야 받았다. 




서씨는 “통상 전달에 일한 임금은 다음 달 10일 이전에 지급된다. 하지만 올림픽 기간 일한 임금은 언제 나오는지, 왜 늦어지는지 설명을 해주는 사람이 없어 답답하다”며 “기사들 상당수가 혹시 임금을 못 받을까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평창올림픽에는 전국에서 2000대가 넘는 버스가 투입됐다. 이들은 대회 기간 평창과 강릉을 찾은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근무했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임금을 받지 못해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50대 버스 기사는 “올림픽을 보러 한국을 찾은 전 세계인과 관광객들의 안전한 발이 되겠다는 사명감으로 열심히 일했는데 남은 건 빚뿐”이라며 “기사들이 임금을 제대로 받았는지 끝까지 살펴봐 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버스 기사의 임금은 금호홀딩스(금호고속)가 지급한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평창조직위)를 후원한 현대기아차가 금호고속과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금호고속은 회사 버스와 기사만으로 올림픽 기간 버스 운행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해 100곳이 넘는 전국 관광버스 업체들과 계약을 했다. 이 같은 이유로 원청인 금호고속이 하청인 버스 업체에 돈을 지급해야만 기사들이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평창조직위 관계자는 “이미 예산은 확보한 상태다. 후원 범위를 초과한 부분에 대한 운행일지 확인 등 정산절차가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대회는 끝났지만, 수송은 21일까지 진행되고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함께 정산하기 때문에 금호고속에서 관련 서류가 들어오는 대로 최대한 빨리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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