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전쯤, 그러니까 시위 일어나기 전전날 일인데


나는 여친이랑 싸우고싶지 않아서 '그런 시위도 있었어??' 하는식으로 대충 넘기려고 했어.

그랬는데도 '혜화역 시위를 모른다니 너무 이슈에 관심이 없는 거 아니냐' 라느니 '나도 어느날 성추행을 당할지도 모른다, 여자가 일상생활을 사는게 얼마나 힘들고 무서운 일인지 공감해달라'면서 화를 내는거야..


거기서 1차로 슬슬 짜증나려고 하는데


자기랑 같이 시위를 가쟤. 내가 시위가는거 막진 않겠는데, 왜 나까지 가야하냐고 했더니 또 여자 혐오한다고 막 화내니까 뭐어떻게 반응해야될지 모르겠더라...


여자친구가 인스타도 하지만 트위터를 제일 많이하는데
내심 아니길 바랐지만 페미 마인드가 뼛속까지 박혀있었어.. 


내가 여자친구를 정말 사랑하고 좋아하는데 페미들때문에 이렇게 갈등이 일어나는게 너무 싫고 죽고싶어지더라... 


결국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제발 그만하자고, 너랑 싸우기 싫다고 울먹거리면서 여친한테 소리지르니까

여친이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눈물 떨어트리면서 울기 시작했어.


"미안해."

나도모르게 사과부터 했다.

"아니야. 괜찮아.."

괜찮다고 말은 했지만 여친의 목소리는 여전히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기운 없는 목소리.

"난 처음부터 있지도 않았으니까."

"무슨.. 말이야..?"

여친은 방금까지의 말다툼이 거짓말이었던것처럼 조용히 웃었다.

"20년넘게 여자친구가 없던 너한테 애인이 생길 리 없잖아. 난 상상속의 사람일 뿐이야. 이제 꿈에서 깨어나. 랄룰아."

"안돼... 가지마! 제발...! 제발.."

그말을 끝으로 여친은 신기루가 사라지듯 연기처럼 흩어져버렸어.

출처 : 웃대 

끼얏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