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찡
2015-03-3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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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와 그녀의 이야기 (가제) 26화
제 26화
선포
(설정집이나 1화 / 2화 / 3화 / 4화 / 5화 / 6화 / 7화 / 8화 / 9화 / 10화 11화 / 12화 / 13화 / 14화 / 15화 / 16화 / 17화 / 18화 / 19화 / 20화 21화 / 22화 / 23화 / 24화 / 25화
정확히 돔 형태의 구조물이 있던 곳으로 돌아온 이스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 이드랑 융합한 에고가 새 AI가 되어서...분명, 이 근처에 있을텐데」
「그거라면...이스가 지금 있는 곳에서 남동쪽으로 약 3km쯤에 있군」
「에? 언제 거기까지...」
「음」
이론은 간단했다. 자신의 몸을 두르고 있는 외장갑의 극성을 땅의 금속 분자들과 항상 같은 극으로 두어
척력을 발생, 유지시킴으로 공중에 뜨고, 땅의 유도선 대신 자신의 외장갑으로 유도선을 만들어
약 2m앞의 극성을 자신의 외장갑과 같은 극으로 두면, 자력에 끌려서 앞으로 이동하게 되는 원리다.
거리를 계속 유지해야 계속 움직일 수 있고, 내버려두면 제자리에서 멈춰버린다.
머릿속으로 연산을 계속 해야 하는 작업이지만, 승계 의식 후 뇌의 용량이 커진건지 그렇게 무리가 가는 작업은 아니었다.
능력을 승계받고 이스가 다룰 수 있는 능력은 거의 기계와 전자기 관련 능력이었다.
현재 이드가 쓰는 외장갑 응용기술이나 광역 통신장악, 무력화 같은 해킹기술 등은 물론이고
통신기 없이 통신한다던가 지금같은 호버링 기술 등, 기계로 가능한 거의 모든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잠시 이동하자, 저 앞에 다시 돔 형태의 구조물이 건조되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역시 외부 인테리어 따위 신경도 안 쓰는 훌륭한 건축 센스다...라고 뇌까리며 이스가 내부로 들어갔다.
내부에는 이드와 융합한 에고가 분자화와 실제화를 번갈아 사용하며 기계 구조물을 열심히 만들어 내고 있었다.
얼굴로 추정되는 동그란 물체를 이스에게 돌리고는 말했다.
「미천한 종자가 여왕님을 뵙습니다」
「후훗, 이제 인정할 마음이 들었나요?」
「원래부터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단지 승계의 증표를 얻지 못하셔서 복종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여왕님께서 적당히 지어주시면 됩니다」
「그럼...이드와 에고의 융합체니까, 얼터 에고. 줄여서 얼터. 어때요?」
「분에 넘치는 영광입니다」
「뜻에 따르겠습니다. 이스」
「네, 그거면 돼요. 복구는 좀 진행되었나요?」
「그거라면...」
「예. 모르페우스급은 이쪽 임시 진지를 지키고 있고, 이켈로스급은 정찰을 위해 케윅스에 보냈습니다」
「하긴, 판타소스는 거의 자원확보용이니까요. 잠깐, 병기는 왜 그렇게 많이 만들었어요?」
「무슨 말씀이십니까?」
내가 휘프노스에 들어와서 일직선으로 여기까지 온 만큼,
휘프노스 전역에 아직 모르페우스급이나 이켈로스급이 많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것들의 처우를 묻자,
「격파당했다고요? 그럴 리가...영상은 있나요?」
「지금 재생하겠습니다」
영상 속에는 그 거의 모두가 알키오네 단 1기에게 박살난 게 보였고, 그 1기의 알키오네는 비행형이었다.
「신 병기인 모양입니다. 그리고,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이상한 점요?」
「놈은 인간들의 마을도 습격했습니다. 영상을 이어서 재생하겠습니다」
가끔 파괴가 아니라 포획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어서 흘러나오는 영상에 이스가 전율했다.
익숙한 마을. 바로 얼마 전까지 이스가 공방원들과 드론을 만들던 공방촌.
그 곳이 순식간에 불바다가 되었고 도망치던 공방원들이 탄 미니버스도 폭발했다.
마지막으로 헥이 탔던 바이크가 비춰졌다. 바이크는 산산히 부서진 채 피에 물들어 있었다.
가슴이 답답했다. 결국 전쟁은 구실이었고, 아빠 엄마는 모두 하멜에게 죽임당했다.
내 잘못이라 생각했다.
내가 좀만 더 주의를 기울여서 드론을 없앴더라면, 혹은 내가 하멜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였더라면.
그런 후회를 하다 문득 엄마가 자주 해 주시던 말이 생각났다.
일단 지금 가장 신경써야 할 것은 1기의 비행형 알키오네도 아니고, 엄마 아빠의 죽음도 아니다.
내가, 이 전쟁을 멈추겠다.
종전(終戰)을 위한 결전(決戰)을 준비하자. 나 혼자만의 결전을.
이스가 눈물을 닦고 얼터에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정찰보낸 이켈로스급 2기도 불러들일까요?」
「형태는요?」
「2기 모두 호크 폼Hawk Form입니다」
「알겠습니다」
이스가 세 AI에 대한 모든 통신채널을 열고 말했다.
「알겠습니다, 이스」
「또한, 기계병기는 판타소스급 위주로, 자원 채굴을 우선으로 합니다. 살상형 기계병기는 더 이상 생산하지 않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여기서...」
하지만 이스는 조용히 웃었다. 이런 데뷔무대도 나쁘지만은 않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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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찡
사람이 사람을 대할 때 사람답게 대해주는 사람은 몇 사람이나 될까... 생각하며 말하자. 그것이 상처를 크게 부풀리지 않는 최선의 방법이다.
2015.1.1 환생 (LoveMe -> 람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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