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5화

 

차원융합

 

 

 

 

(설정집이나

1화 / 2화 / 3화 / 4화 / 5화 / 6화 / 7화 / 8화 / 9화 / 10화

11화 / 12화 / 13화 / 14화 / 15화 / 16화 / 17화 / 18화 / 19화 / 20화

21화 / 22화 / 23화 / 24화 / 25화 / 26화 / 27화 / 28화 / 29화 / 30화

31화 / 32화 / 33화 / 34화 / 35화 / 36화 / 37화 / 38화 / 39화 / 40화

41화 / 42화 / 43화 / 44화
를 읽지 않으신 분은 이야기의 원활한 이해를 위해 읽고 오시면 더 재미있습니다)

 

 

 

 

 

 

 


식사를 끝낸 둘은 다시 한 번 어제의 영상을 재생했다.

 

반투명한 인간 형태의 실루엣.

 

그건 이스가 꿈에서 본 자신의 반투명했던 몸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다.

 


「음. 저 정도면 역시 이 차원엔 처음 왔던 것 같군. 여러 번 오면 점점 실체를 갖추게 되니 말이야」

 

「페르소나도 처음에는 저렇게 반투명한 상태였나요?」

 

「말했잖나. 난 교수가 발명한 차원이동장치를 이용해 넘어왔다고」

 

「아...혹시 그게 모종의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요? 두 차원이 합쳐지는」

 


페르소나가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한마디로 내가 넘어와서 두 차원의 융합이 시작되었다는 소리인가?」

 

「아뇨, 그런 말이 아니고...」

 

「농담이다. 나름 섭리를 어기지 않게 만들어진 머신이라서 말이야.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

 

「라는 건?」

 

「간단하잖나. 저쪽 세계에 있던 내가 이쪽 세계로 넘어온 거니까. 저쪽 세계에서 난 없지」

 


아. 이스가 박수를 치며 말했다.

 


「하지만 페르소나는 섭리에 어긋나는 존재잖아요? 이쪽 차원에서는」

 

「그거야 그렇긴 하지. 내가 있으면 티타니아가 존재하지 못하니까」

 

「혹시 그게 기폭제가 되어서...」

 

「만약 섭리가 그렇게 잘 되어있다면, 이 차원에 넘어오자마자 내가 사라졌어야 맞지」

 


그게 아니라는 듯 페르소나가 검지를 세워 흔들었다.

 


「자네의 꿈이나 저 사람과 같은 현상은, 물론 자연적으로 발생하진 않아」

 

「그럼 역시 맞잖아요」

 

「내 차원이동이 원인은 아니다. 그건 단언할 수 있어. 4년 전이었으니까」

 

「그렇게 오래 되었어요? 이쪽에 넘어온 지」

 


회상하는 듯 허공을 올려다보며 페르소나가 말했다.

 


「넘어오자마자 바로 수색을 시작했지. 그 와중에 행성 하나를 날려먹기도 했지만」

 

「그래서 CP가...」

 

「그래. 그 당시 아마 헤르미아는 전쟁을 시작했다고 들었다만」

 

「맞아요. 연구소에서 복원한 AI가 폭주해서 인류를 다 없애버리겠다고...」

 

「그게 원인일 지 몰라. 고대의 기술 중에는 차원이동에 관한 것도 있었다고 하니까」

 


잠깐만...? 이스가 놀라 질문했다.

 


「전 고대의 여왕의 승계자예요. 제가 모르는 고대의 지식이 없을 리 없다고요?」

 

「뭐, 여왕이라고 모든 걸 알 수 있을 리 없으니까. 결여된 기억이 있다고 해서 이상할 것도 없지.

적대세력의 연구였을 수도 있고」

 

「그럼 앞으로 72시간이라던 어제 말씀은요?」

 

「그건 시작이 아니고 과정이야. 몇 가지 과정을 거쳐서 차원융합이 시작되는데, 그 과정 중 하나. 단지...」

 

「단지?」

 


이스가 호기심으로 눈을 빛내며 물었다.

 


「이 과정 전체가 이루어져야 차원이 융합되는 거니까, 그 중 하나만 뒤틀어줘도 막을 수 있다는 거지」

 

「그 과정 중 하나인 사건이 72시간 이내로 일어난다는 거였군요?」

 

「맞아. 알고 있나? 우주엔 차원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현상들이 많이 일어난다는 거」

 

「블랙홀이나 감마선 폭발 같은 거 말인가요?」

 


페르소나가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잘 알고 있군. 그런 사건이 벌어진다는 말이야. 사소한 사건일수도 있지만」

 

「그럼 이쪽을 관측하는 게 아니고 천체를 관측해야 되는거잖아요?」

 

「그게 이 항성계의 항성일 수도 있으니까. 시각을 넓게 보라는 말이다」

 

「헤르미아의 항성은 아직 수명이 몇 억년은 남았다고요...」

 


그게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젓는 페르소나.

 


「만약 항성에 인위적으로 조작을 한다면 어떻겠나」

 

「그런 게 가능할 리 없잖아요...」

 

「가능하다. 예를 들어 블랙홀을 부딪힌다면?」

 

「항성계 전체가 날아가고 항성은 블랙홀의 인력에 먹혀 폭발하고 중성자성이, 행성은 백색왜성이 되거나 파괴되겠죠」

 


놀란 듯 페르소나가 눈을 크게 떴다.

 


「뭐야. 역시 잘 알고 있잖아.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걸 잘도 그렇게 말씀하시네요...」

 

「불가능하지 않대도 그러네. 일단 천체관측을 지시해 둬.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몰라」

 

「알겠어요. 그 정도면 뭐...」

 


이스가 이드와 퍼크, 알터에게 간단하게 지시를 했고, 페르소나에게 물었다.

 


「구체적으로 차원융합이라는 게 어떻게 일어나는 거예요?」

 

「일단 차원의 단계에 대해 설명을 먼저 해야 하나? 하이퍼큐브[1]는 알고 있나?」

 

「4차원 입방체의 3차원적 그림자에 대한 설명 말인가요? 알고 있어요」

 

「그래. 인간은 3차원에 살고 있지. 하지만 4차원이 존재한다는 건 이미 증명된 사실이야」

 


이스가 끄덕이며 눈빛으로 설명을 종용했고, 페르소나가 그에 응했다.

 


「초끈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시공간은 10차원이야. 1차원의 시간과 9차원의 공간의 복합체지」

 

「그렇죠」

 

「그 중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건 4차원까지고. 그 뒤쪽 덧차원은 아직 볼 수도 없지」

 

「뭐, 이쪽 차원은 워프엔진이 있으니까 좀 틀리지만요. 그래서요?」

 


페르소나가 물로 목을 축이며 말했다.

 


「4차원에선 달걀을 상처입히지 않고 노른자만 꺼내는 것이 가능하지」

 

「네, 가능하죠. 이론적으로는요」

 

「그럼 다른 곳에서 노른자가 하나 더 들어올 수도 있겠지?」

 

「가능하겠죠. 설마...」

 

「그래. 그게 차원융합이야. 다른 차원의 힘에 의해서 같은 차원의 개체가 억지로 개입하는 것」

 


이론적으로만 가능해보였던 게 실제로 일어나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페르소나를,

 

단순한 정신병자 취급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는가. 그 실루엣을.

 

이젠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모르겠어...이스가 한숨을 쉬었다.

 

 

 

 

 

----------------------------------------------------------------------------------------------------

 

아래는 주석입니다

 

----------------------------------------------------------------------------------------------------

 

 

 


[img 1] 하이퍼큐브 : 4차원의 입방체가 보여주는 3차원의 그림자

 

 

 

 

 

 

 

 

46화 바로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