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주의

약간 더럽 주의

 

 

 

 

 

 

 

 

 

 

 

 

 

 

 

 

 

 

저는 3월경부터 설사를 앓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감기에 걸려서 설사가 동반된거 아닌가 했습니다.

감기가 낫자 어느정도 나아졌습니다.

 

그런데 그럭저럭 나아지다가 어느날 찬물을 엄청나게 마셨더니

설사가 재발했습니다.

찬물을 덜 마시니 괜찮아졌습니다.

 

그 다음에는 우유를 좀 마셨더니 설사가 또 재발했습니다.

우유와 밀가루 음식을 멀리하니 좀 나아졌습니다.

 

이런 식으로 설사를 계속 앓으면 항문을 닦는 일도 늘어나고

여기서는 비데를 안 쓰므로 휴지로 닦다보면 점점 쓸리고 그러면 가끔 생채기가 나서 피가 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좀 따끔따끔할 뿐 별 문제는 없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이어져서 지금에 이르러

저는 한가지 결심을 했습니다.

그까짓 설사 좀 걸리면 뭐 어떠냐. 응가가 상쾌하게 나오지 않으면 어떠냐.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고, 물은 자고로 찬 물이 마시기 좋으며 우유와 빵과 치즈는 밥보다 맛있다.

나는 먹고 죽겠다.

그러고 나서 찬물을 벌컥벌컥 들이킨게 그저께부터고, 오늘 편의점 치즈샌드위치와 커피우유를 먹었습니다.

 

 

 

 

그리고 장에 반응이 와서 변기에 앉아서 긴장을 풀었고

이제 나올만큼 나왔나? 해서 휴지로 닦았습니다.

 

피가 흥건합니다.

이번엔 생채기 수준이 아니라 아예 장에서 나온 내용물 자체에 피가 잔뜩 섞여있었습니다.

 

살짝 일어나서 변기를 보니 핏물이 변기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비주얼로만 보면 제가 여태까지 쏟았던 혈액량 top 1을 다툴 것 같습니다.

다툰다는 얘기는 어릴때 편도선 수술하고 피가 섞인 가래가 나왔던 때가 1위의 유력한 후보여서이지만

그때는 5살짜리 애가 코를 고는 이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술의 여파였다면

이번에는 제가 제 몸을 관리하지 못해서 생긴 일입니다.

 

일단 잘 닦고

물을 내리고

가장 먼저 가족에게 사실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해서 카톡을 보냈지만 밤중이라 그런지 대답이 없습니다.

 

다음주 월요일은 유기화학 3차 시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알게 뭡니까. 그 무엇보다도 목숨과 건강은 소중합니다.

내일 당장 병원 가서 진찰 받을겁니다.

진료소는 전에 기숙사 제출용 결핵진단서 끊으러 간 적이 있습니다.

 

 

 

 

하여튼

그러니까

뭐냐

하고싶은 말은

 

 

 

신체가 보내는 신호는 다 신체의 주인을 위한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런게 있으면절대로 무시하지 마세요

저 아까까지만 해도 아 이제 룸메들도 다 자러 들어갔으니 해피타임을 가져볼까? 하는 생각 했는데

지금 뭐지? 장염? 장파열? 치질? 뭐지? 뭐지???????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