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원딜러로서 서폿에게 쌓여온 불만은 결국 저 스스로가 서폿으로 나서게 만들었습니다.

그 중 제 가장 큰 불만중 하나는 라인전에서 서폿의 포지셔닝입니다.

서폿의 포지션에 가장 기본은

'상대 원거리 딜러의 사정거리 끝에서 한발자국 뒤에'

입니다.



올려놓은 그림파일을 보면 대충 이즈리얼의 사거리를 표시했습니다.(부정확하지만..)

서폿터는 필히 모든 원딜에게 이런 가상의 사정거리를 그릴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라인전의 움직임을 계쏙 이 사거리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는 형태로 하면됩니다.

상대로 하여금 '아, 한걸음만 더가면 평타 한 대 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면서도 '아 이거 쟤가 좀만 더 들어오면 내가 물리겠는데..' 하는 아슬아슬한 거리의 유지!


자 이러한 기본기 상태에서 이 사거리 원 안으로 들어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1. 우리 원딜이 막타를 치기 위해선 어쩔수 없이 상대 원안으로 들어가야 할 때

-우리의 cs기계 원딜님께서 순간적으로 서폿과 원딜의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가야 하기때문에 서폿이 먼저 그 사거리 안으로 들어감으로써 타겟팅의 분산과 나의 cc기를 통한 압박으로 우리 원딜이 cs를 편히 먹게 해주기 위함입니다.

2. 상대 원딜이 우리편 미니언 막타를 치려는 순간 

-초반에 공속이 0.xx 즉 1초에 한대 이상 칠 수 없는 구간에서, 서폿에게 평타 한대 = cs 1개를 의미합니다. 물론 우리편 미니언들이 피가 쌩쌩해서 막타칠 상황이 아니라면 그냥 저혼자 뚜드려 맞는게 되기 때문에. 우리편 원거리 미니언(근거리까지 견제할만한 거리는 안나옵니다.)  막타피가 됐을때 마다 상대 평타 사거리 안으로 들어가줌으로써 상대에게 압박을 할 수 있습니다.

A. 날 칠래, cs먹을래? -> 선택 강요
B. 나 너한테 cc기 걸 수 있는 거리로 걸어가고 있다 -> 압박
(여기에 제가 원거리 평타가 가능한 서폿이라면)
C. cs먹고 나한테 한대 맞아 -> 일방적인 딜교

3. 우리 원딜이 상대에게 딜교를 걸 때

cs막타와 상관없이 (보통 막타칠 미니언이 없을 때)우리 원딜이 앞으로 걸어가 서폿 혹은 원딜을 치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딜교에 적극적인 원딜, 혹은 상대가 막타먹을때마다 견제를 하려고 하는 원딜(위 2번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는 원딜)은 순간적으로 상대 서폿에게 위험에 노출됩니다.
 이럴 때 함께 앞으로 전진하는 것 만으로도 (정확히는 우리 원딜보다 살짝 더 앞에) 상대 서폿에게로 부터 위험에서 지키고 상대 원딜을 더 크게 압박할 수 있습니다.


4. 싸움을 걸고자 할 때

말그대로 하드 cc를 이용해 싸움을 걸고자 할 때는 당연히 이 사거리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엔 문제가 있습니다.

위의 1,2,3번은 상대 서포터도 동일하게 생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쉬운 예로 레오나 vs 알리스타를 봅시다.

A. 알리스타의 입장 

내가 상대 원딜에게 WQ를 적중시킨다
->  호응하기위해 우리 원딜이 레오나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온다
-> 레오나가 천공의 검을 우리 원딜에게 맞춘다.
-> 나는 스킬이 다 빠졌기 때문에 공격 턴이 상대에게 넘어간다   
= 결론 : 먼저 WQ를 하지 않는다.

B. 레오나의 입장

내가 상대 원딜에게 천공의 검을 적중시킨다 
-> 우리원딜이 호응하기 위해 오는 길에 알리스타가 w로 밀어낸다. 
-> 나 혼자 원딜을 치고 있다 
-> 우리원딜을 밀어낸 알리스타가 돌아오는길에 Q로 나를 띄운다. 
-> 2:1 일방적인 딜교 손해 
= 결론 : 먼저 천공의 검을 던지지 않는다.


결국 상대 스킬에 대한 이러한 이해를 마친 양쪽 서포터들은 먼저 들어가려 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수동적인' 라인전이 성립됬을때야 말로 '포지션'이 중요하게 됩니다.


이렇게 2:2가 서로 먼저 무는쪽이 불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먼저 들어오려고 한다 
-> 갱이 왔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런 '수동적인'라인전에서 상대 서폿이 '어짜피 물 필요가 없으니깐' 이라고 생각해서 계속 뒤에 있다가 어느순간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온다면 누구나 '어 이거 갱인가?' 생각 할 수 있겠죠.

반대 입장에서도 똑같습니다.

내가 스킬을 쓸 필요가 없다고 해서 뒤에만 있다가는 갱 호응이 불가능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포지셔닝의 기술을 계속 활용해줘야

상대방은 단순히 나의 '포지션'만으로는 갱인지 아닌지 읽어낼 수 없게 됩니다.


즉, 위에 1,2,3번을 실행하는 동안 상대 원딜은 지속해서 '압박'을 받습니다. 
'어? 나 무나?' ' 아 아니네,' ' 어?' '아니네' 이런걸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상대 원딜이 제가 무는 거리 안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큰 부담을 안가지게 됩니다.

그럴때 갱호응을 퐠!


하지만 이 역시 상대 서폿도 동일한 이해를 가지고 있다는 판단하에는 일방적으로 압박만을 할 수 없기 때문에 1,2,3번의 상황에서도 사거리 안으로 잘 안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더 확실한 갱 호응을 위해선 하나더 사전작업이 필요합니다.

바로 '손해보는 쌈걸기'

대부분의 2:2 라인전에서는 동일한 실력대일수록 먼저 싸움 거는 쪽이 불리합니다.(약간이라도 손해를 보게 됩니다. -스킬먼저빠짐, 미니언 어그로, 타겟팅우선권 등)

그렇다고 위의 알리스타나 레오나처럼 서로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면 미세한 차이에 갱호응때 상대가 눈치챌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혹은 도망가는데 더 집중한다거나)


그래서 다음과 같은 상황일땐 손해보더라도 cc를 통해 싸움을 걸어봅니다.

1. 내가 풀피나 풀마나, 혹은 물약의 여유가 있을 때
어짜피 초당체력회복이나 힐, 물약, 마나회복등으로 한타임 스킬을 쓰고 딜교를 해도 버틸만 할 때는 과감하게 들어가서 스킬을 쓰고 몇대 교환하고 나옵니다. 

2. 와드파악이 완벽해 져서 (핑와로 장악했거나) 우리 정글을 호출할 즈음에
정글러가 오기로 약속되어 있는 (채팅으로 레드먹고 봇갈께요 라던가, 서폿터가 먼저 '지금 삼각부시에 와드 없으니 봇 한번 들러주세요. 형태의 채팅이 오고갔을때) 상황에서 미리 스킬을 쓰고 손해를 살짝 봐줍니다.



라인전에서 무조건 갱올때만 스킬을 사용하게 되면 상대방이 스킬을 맞고 바로 도망만 가게되서 스킬을 맞췄음에도 호응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봇에서 몇번 서폿이 스킬을 쓰는 모습이 확인되면 상대 봇듀오는 이게 단순한 2:2싸움인지 갱 호응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는 탑이나 미드의 '텔'상황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형태의 스킬사용은 상대가 갱을 준비하고 있을 때나, 상대가 텔을 준비하고 있을때 오히려 악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가장 마지막 정글동선이 봇으로 올 확률이 낮은가?'
'상대만 일방적으로 텔을 쓸 수 있는 상황은 아닌가?'
'우리 탑 라인이 둘다 텔을 탔을때 손해보는 쪽은 아닌가?'


이러한 판단이 어느정도 안정적으로 결론이 났을때는 과감하게 한번씩 들어가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만 이게 죽자고 싸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원딜에게

'그냥 스킬 쿨 한번 돌리는거니, cs놓치지 않는 선에서 살짝만 호응해 달라'고 미리 부탁해야지

우리 원딜이 '우왕 우리서폿이 열었엉!'하고 환장해서 앞비전쓰고 cs다놓치고 미니언 어그로 다맞으면서 하면 망합니다.




물론 위의 이야기는 다소 하드 cc를 가진 유형의 서폿터에게 한정되는 면도 있지만 어느정도 기본적인 서폿의 포지셔닝은 다 비슷합니다.

초반엔 미니언이 강하기때문에 내가 짤짤이 챔프라 할지라도 '두 대 이상'은 치지 않는것이 좋습니다.

초반 공속 타이밍에 상대를 두대 칠 정도면 상대 미니언도 저에게 두대 이상 어그로가 끌리게 되는데 내가 한대도 안맞더래도 미니언 어그로에 손해보는게 더 많고 라인관리가 안됩니다.

그래서 반드시 한대치고 미니언 어그로 풀고 한대치고 풀고 형태를 유념하셔야 짤챔으로서 올바른 딜교를 할 수 있습니다.





-결론 : 서폿의 '이유'있는 포지셔닝(위치선정)만으로도 라인전을 이길 수 있다.

짱 쎈 딜러로서 막 이것저것 다피하면서 막 다 쏴죽이고 이런 원딜에 매력을 느껴 4년동안 원딜만했지만 아무리 머리를 쓰고 분석을 해도 원딜은 만들어진 상황에서 밖에 활약을 못합니다. 한 게임에 몇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를 위해 게임 내내 cs먹기에 바쁜 불쌍한 포지션이죠. 심지어 다른라인이 터져버리면 그 기회조차 오지 않은채로 cs먹다 게임이 끝납니다.

텔과 로밍이 중요해진 지금 게임에서 사실 바텀은 2:2만으로 한방향으로 기울기가 힘듭니다. 
특히 원딜이 자체적으로 판단을 했다 하더라도 서폿이나 이니시에이터가 같은 판단을 해주지 않으면 실행에 옮겨서 게임에 영향을 주기가 힘듭니다. 

나이도 먹어가고 피지컬도 떨어지고 여러 고민 끝에 서포터로 주라인을 변경하고
어떻게하면 이길 수 있을까 고민하다 저도 정리할겸 지식도 나눌겸 긴 글 두서없이 써봤습니다.

다음편에선 '로밍'이나 '한타'에 초점을 맞춰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