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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라이엇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응답하라 라이엇]은 플레이어 여러분의 질문을 소개하고 답변을 드리는 공간입니다.
이번 주에는 챔피언 밸런스 조정과 말자하의 단검, 라이엇 작가가 되는 방법에 관해 답해드리겠습니다.


프로경기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챔피언들이 종종 생기는데, 이게 나쁜 현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죠. 만약 별다른 희생 없이 브론즈부터 프로에 이르기까지 챔피언 간의 완벽한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개발자들은 당장 작업에 착수할 겁니다.

문제는 챔피언 간의 균형을 맞추는 작업에는 만만치 않은 희생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숙련도와 관계없이 모든 플레이어에게 일련의 튜닝 수치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가령, 농구의 경우 레벨에 따라 코트 규격이 다르고, 골프 역시 수준에 따라 티박스가 달라지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에선 모두가 같은 룰을 따릅니다. 무언가 하나를 바꾼다고 해서 챌린저 및 프로 레벨의 밸런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만요.
가령, ELO가 낮은 유저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가렌과 같은 챔피언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만약 그를 프로들이 선호할 만한 챔피언으로 리메이크한다면, 가렌은 실버 티어에서 65% 이상의 승률을 자랑하는 괴물이 되어버릴 겁니다. 물론 리워크를 통해 실버 티어나 프로 레벨에서의 가렌 승률을 50% 정도로 끌어내릴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가렌의 메카닉이 너무 복잡해질 것이고, 지금보다 인기가 떨어지게 될 겁니다 (또한 실버 티어 50%의 승률 역시 오래 지속되지 않겠죠).

프로 경기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이밖에도 매우 많습니다. 최근 언급했던 내용이기도 하지만, 가령 챔피언의 능력이 소환물의 인공 지능 레벨과 연동되어 있는 경우, 해당 챔피언의 능력을 조정하는데 있어 아마추어와 프로 간의 타협선을 찾는 것이 매우 까다로워 집니다. 프로 레벨에서 정신 집중 시간(채널링)이 있는 궁극기는 방해받을 확률이 높죠. 의지할 건 오직 자신 뿐인 솔로큐와 달리 프로팀처럼 약점을 상쇄할 수 있는 든든한 동료가 있다면, 소위 약점도 더 이상 약점이 아닙니다. 스킬 샷이나 콤보, 그 밖에 타이밍에 관련된 모든 기술들은 숙련도가 높은 티어에서 더 높은 성공률을 보입니다.

다소 장황했네요. 요약하자면, 개발자들이 프로 레벨에서의 챔피언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위해선 매우 큰 희생이 필요하다는 결론입니다.
(다만, 10밴 체제 덕분에 프로 경기에서 더욱 다양한 챔피언들이 선택되고 있는 것 같아 매우 뿌듯하네요.)                                                                                           디자인 디렉터 Ghostcrawler 드림


말자하가 사용 하지도 않는 단검을 들고 다니는 이유는 뭔가요? 

말자하와 관련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야화를 하나 소개합니다. 공허의 부름을 받기 전 말자하는 슈리마 제국 전역의 마을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예지 능력을 사용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유랑자였습니다.
새로운 마을에 방문할 때면 말자하는 군중들 가운데 용기 있는 지원자를 한 명씩 선발해 나무로 된 원판 앞에 세워놓고 손목과 발목을 판에 단단히 묶어 놓았습니다. 고정이 끝나면 원판을 강하게 회전시킨 후에, 말자하는 눈가리개로 자신의 두 눈을 가리고 뚜벅뚜벅 걷기 시작합니다. 정확히 18걸음 째가 되는 순간, 그는 번개 같은 속도로 몸을 돌리며 품안에서 5개의 단검을 뽑아 팽이처럼 빠르게 돌고있는 원판에 투척하고, 단검들은 예외없이 단 털끝 하나차이로 사람을 비껴 나무를 관통했습니다. 타고난 예언자인 말자하에게 특정 순간에 타깃이 어디 있을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단검들이 탁, 탁, 탁, 탁, 탁, 소리를 내며 나무에 박힐 때, 말자하는 소리에 의지해 다섯의 숫자를 세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곤 했습니다.

어느 아름다운 저녁, 우르제리스에 방문한 말자하는 뜨거운 박수로 환호하고 있는 관중들 사이에서 긴 검은색 머리에 에메랄드 빛의 눈을 지닌 아름다운 여성을 발견하고, 그녀를 무대 위로 초청합니다. 그 가냘픈 손목을 원판에 고정시킨 후, 말자하는 평소처럼 원판을 돌리고 정확히 18걸음을 걸었고, 마지막 순간에 뒤를 돌아보며 다섯개의 단검을 던졌죠.

… 탁, 탁, 탁, 탁, - 푹.

그 날 이후 말자하는 그녀의 목숨을 앗아간 다섯번 째 단검을 항상 품에 지니고 다니며, 타고난 예언자라도 미래의 불확실성 앞에서는 겸손해야 함을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상황이 바뀔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하는 법이니까요. 물론 더 좋아질 수도 있지만, 매우 나빠질 수도 있죠.
                                                                               세계관 구축팀 에디터, Riot Tiger Lily 드림


지난 주에는 라이엇의 아티스트가 되기 위한 조건에 대해 답을 주셨는데, 작가는 어떤지요? 라이엇의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죠?

한번에 답을 드리기에 약간 까다로운 질문입니다. 현재 라이엇에는 아주 여러 종류의 작가분들이 일을 하고 계시거든요. 우선 (당장 떠오르는 대로) 몇 가지 종류의 직무를 설명 드릴게요. 다소 장황해질 것 같은데, 혹시 설명이 지나치게 단순하거나 조금 틀린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길 바랍니다.

스토리 - 스토리 작가들은 룬테라와 챔피언에 관련된 이야기를 창작합니다. 챔피언 스킨에 대한 가상 세계관을 구축하기도 하고, 새로운 챔피언의 배경 스토리에 살을 붙임으로써 챔피언 개발팀에 도움 주기도 합니다.


세계관 구축 - 세계관 구축 작가들은 스토리 작가와 비슷한 일을 하지만, 룬테라라는 더 큰 그림에 초점을 맞춰 작업을 합니다. 세계관의 전체적인 배경 설명이나 데마시아와 자운, 또는 필트오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행동양식 및 상호작용에 대한 스토리를 만들어내죠.


커뮤니케이션 - 플레이어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주 업무입니다. 새로운 기능이나 오류에 관한 메시지나 패치 노트 등의 글을 작성합니다.


카피라이터 - 카피라이터는 새로운 제품이나 챔피언의 출시 등 주요 캠페인에 관련된 글을 씁니다.
홍보 문구나 스킨의 명칭, 프로모션 사이트 등을 떠올리시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편집부 - 리그 오브 레전드에 관련한 여러 가지 궁금증을 풀어주는 다소 긴 분량의 글을 쓰는 작가들입니다. 인터뷰 및 보도 형식의 글을 쓰거나 개발자 블로그의 작성을 보조하는 형태로 작업합니다.


e스포츠 - e스포츠 작가들은, (당연하지만) e스포츠에 관련된 일을 합니다. 경기 요약이나 대전표, 선수 프로필을 작성하거나 실제 방송에 관련된 글을 씁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서로 다른 직군 가운데 업무가 겹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입니다. 
카피라이터가 CG 티져에 쓰일 대본을 작성하거나, 편집 작가가 새로운 스토리 작업을 돕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커뮤니케이션 작가가 새로운 챔피언 출시에 관련된 보조 작업을 맡는 식이죠.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의 직무 유연성이 필요한 셈입니다.

자, 질문의 핵심으로 돌아가서 라이엇의 작가가 되기 위해서 과연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설명 드리죠. 가장 중요한 것은 탄탄한 포트폴리오입니다. 경험이나 학력도 좋지만, 일단 당장 보여줄 수 있는 작업물보다 중요한 건 없습니다. 관심 분야에 관련된 다양한 샘플을 제출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자기 소개서는 당신이 얼마나 좋은 작가가 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아주 좋은 기준이 됩니다.
문예상을 받을 정도의 명저는 아니더라도 (물론 창의력이 돋보인다면 플러스가 됩니다), 깔끔하고, 명확하고, 쉽게 읽힌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작가가 되기 위한 상세 요건은 역할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가령, 아직 레벨 30도 못 채웠고, 랭크게임도 안해본 지원자가 게임플레이 커뮤니케이션 팀에 들어갈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물론 “아직 롤은 안해봤지만, 앞으로 열심히 배우겠다!”고 말하는 지원자가 너무나도 많긴 합니다). LCK가 무슨 약자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e스포츠 방송 작가가 될 수 없는 것처럼 말이죠. 그래도 감이 안 오신다면, 지원한 포지션의 직무 기술서를 꼼꼼히 읽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나의 관심분야에 대해 최대한 솔직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토리에 관련된 방대한 포트폴리오를 내세운 예비 작가가 커뮤니케이션이나 e스포츠 부서에 지원을 한다면, 이 사람이 정말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이 포지션을 이용해 추후에 다른 업무로 전환을 노리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겠죠. 설령 그런 사람이 e스포츠 작가가 된다고 해도, 관심 없는 분야의 일을 매일 한다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요? 저처럼 스토리 작업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작가가 있는가 하면, 개발자 블로그를 편집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선택하겠다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입니다. 우선 좋아하는 분야를 찾으세요!

결국 딱히 특별한 비결은 없습니다. 라이엇에서 일하고 있는 작가들의 이력은 매우 다채롭습니다. 이미 출판물을 낸 소설가도 있고, TV나 영화계에서 몸 담았던 분들도 계십니다. 신입 사원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시간이 날때마다 조금씩 쌓아온 작업물로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케이스도 있습니다 (저 역시 고객 지원 부서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관련 경험이 전혀 없음에도 강렬한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로 곧장 작가로 채용된 경우도 있죠. 모든 이들이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곳까지 온 셈입니다.

라이엇의 작가가 되는 방법은, 그 여느 꿈을 이루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바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미친듯이 열심히 하는 것이죠. 기회는 행동하는 사람에게 돌아갑니다. 면접장에 나타나고, 열심히 작업물도 만들고, 이런 사람들이 결국 라이엇의 작가가 됩니다. 
                                                                                                 매니징 에디터 Tummers 드림


여러분의 소중한 질문을 빠짐없이 읽고 있지만, 모두 답변을 드리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 인지 궁금하시죠? 일부 질문은 다른 공간에서 답변을 드리기도 하고, 일부는 이 공간의 목적과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는 신제품을 발표하거나 기존에 논의된 사항을 다루지는 않을 예정입니다.) 설령 질문에 대한 답변이 올라오지 않더라도 저희는 여러분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있으며 질문과 직접 관련된 담당자와 그 내용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정의의 전장에서 승리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