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오늘 롤드컵직행결정전 본 개인적인 소견임.

 

 

 오늘 K가 화이트한테 3연속으로 영혼까지 박살났음.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난 개인적으로 정글문제에 대해서 한 번 생각을 해봤음. 표면적으로 봤을 때 제일 많이 차이났던게 정글러 차이였으니까.

 

 리신도 망했고 엘리스도 일류 프로라기엔 평범함. 한타기여도 차이도 심했고.

하지만 이것까지도 괜찮다 이거야. 어떻게든 컨셉조합짜서 각본대로 싸우면 되니까.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됨. 예전 자르반 바이 때처럼 들어가서 CC기 넣고 죽어도 할 거 다하는 시절이면 모를까 지금은 정글러가 계속 살아서 스킬쿨을 한바퀴 더 돌려야 됨.

 

 근데 뱅기 플레이보면 아직도 과거의 판단을 기준으로 플레이함. 자기가 무리를 해도 팀원이 킬을 따면 이득이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음. 근데 댄디가 그걸 모르면 상관이 없는데 번번히 댄디의 예측범위 내에서 움직임.

 

 실제로도 보면 K가 무너질 때 항상 뱅기가 가장 심각하게 망해있는데, 매번 이러는 이유는 간단함. 뱅기는 원래 정글링 보다는 높은 갱성공률로 게임을 터뜨리면서 성장하는 유형이었기 때문임.

시즌3 K가 황당하게 이른 시간대에 스노우볼 -> 파이어볼로 휩쓰는 장면 보면 항상 뱅기가 연관되어있었음.  

 

 

 

 그러나 지금처럼 아군이 라인전을 말아먹을 수도 있고, 적 정글러가 순수기량이 뛰어나서 역갱함정을 판다던가 이러면 정글러가 좋은 판을 만든답시고 들어가도 당연히 기승전 갱승이 될 수 밖에 없음.

 

 그리고 그 중심엔 맵장악 격차가 있고 그 원인 제공은 바텀듀오의 주도권 상실에 있었음.

그래서 사실 삼성의 승리는 화려한 댄디 뒤에 있던 마타가 한것임.

 

 댄디가 개인기가 뛰어나도 서로 동선이 보이면 아무래도 빛이 바래는데 하필 가장 아킬레스건인 바텀에서 마타가 맵장악을 해버리니까 이 스노우볼이 정글한테가고 정글한테 가니까 게임 전체에 파급효과가 일어남.

 

 이럴 때 K는 댄디를 막을 자신이 없었으면 댄디한테 추진력을 주는 화이트 바텀을 무슨수를 써서라도 봉쇄했어야 했음. 마타가 바텀에 박히게만 해도 맵장악력이 급감하기 때문에 최소한 동등한 싸움은 할 수 있게 됨.

 

 이것은 과거 오존시절의 12윈터 블레이즈전 결승이랑 좀 다른 상황인거임. 그 때는 댄디의 카운터플레이 입장이 역공이 아니라 선공이었음. 지금은 반대임. 뱅기가 우선순위에 따라 커버를 치는 방식으로 플레이하기만 했으면 되는거여서 그 때 블레이즈 보다 훨씬 판단하기 쉽고 명료했을텐데... 하긴 이건 당한 정글러를 탓할게 아니라 심리전에서 앞선 댄디를 칭찬해야 할 부분이긴함.

 

 

 

 혹 나중에 화이트가 몰락한다면 그건 바텀듀오의 몰락에서 시작될 것임. 사실 냉정히 생각해보면 화이트가 유일하게 못이기는 블루가 승리를 챙겨가는 구도를 보면 마타가 발을 묶는 것으로 포석이 깔림. 마타 자체는 상관이 없는데 임프를 두고 다닐 수가 없게 되니까  적극적인 움직임을 전개하지 못하게 됨.

 

 그 이름난 탈수기운영도 그 시작은 언제나 마타가 주도권을 잡냐 못잡냐에서 시작했던 것이기에 당연히 마타가 상황이 어려워지면 삼성의 다른 팀들은 반드시 바텀을 풀어주려는 시도를 하게 되어있음.

헌데 화이트가 형제팀인 블루한테 이 움직임을 읽히기 때문에 맨날 싸움에서 지는거임.

 

 

 

 예전엔 상대가 화이트든 뭐든간에 K가 남의 팀 특성을 이리저리 잴 필요가 없었음. 붙으면 무조건 킬각이었으니까.

화이트만 해도 바텀의 입장이 서로 반대였으니까 푸만두가 맵장악을 다해놓고 뱅기가 페이커와 전라인을 터뜨렸음.

 

 사실 현 상황을 곰곰히 생각해보면 누구의 탓이라고 딱 찝어서 지적할 수가 없음. 이건 그저 평범한 팀들이 당연히 갖던 고민거리를 K도 갖게 된 것뿐임. 그래도 굳이 찝자면 바텀의 기량하락으로 야기된 맵장악능력 급락이랄까...

 

 페이커가 3경기 질리언 픽한것도 뻔함. 거기서 살릴게 그브밖에 더 있음? 바텀이 계속 터지니까 질리언을 픽 한것임. 페이커가 비록 솔킬은 따였지만 어떻게든 복구를 하는 반면, 피글렛은 원딜이기 때문에 이게 불가능함.

미드처럼 스킬활용으로 비벼볼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니라 순수 성장차이에 의한 상대적인 포지션이니까. 

 

 

 지금까지 뱅기가 왜 자꾸 끊기고 던지는 플레이를 했을까 생각해보다가 이게 단순히 뱅기 자체의 문제가 아니구나 해서 글을 써봤음.

 

 

 사실 보통 팀이었다면 뱅기가 이정도로 까일 필요가 없었을거임. 대부분의 팀들이 다들 이렇게 지니까.

 

 하지만 SKT는 롤역사상 전무후무한 금자탑을 쌓은 이름 값도 있고, 실제로 삼성을 스윕한 경험도 있는 팀임.

그런 팀에서 이런 원사이드한 게임을 보인다는건 정말 반성해야할 부분임. 이건 일류답지 않음.

 

 

 

 이제 플옵에서 마지막 티켓을 놓고 싸워야 되는데 권위있는 해설가들 말에 의하면 KTA가 올라올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함. 이런 팀플레이 매커니즘이면 KTA한테도 고전할 가능성이 높음.

화이트에 폰 댄디가 있듯이 여기엔 루키 카카오가 있음. 절대 페이커 뱅기에 지지않는 조합임.

 

 그럼 결국 승부처는 이번에도 바텀에서 날 수 밖에 없음. 최소 5:5는 만들어야함. 킬은 당연하고 딜교를 잘못했다던가 스펠이 일방적으로 빠졌다든가 하는순간 스노우볼이 바로 굴러감. 근데 이걸 하차니가 마타처럼 파이어볼을 만들 수 있냐 없냐는 그 다음 문제긴 하지만.

 

 더군나나 카카오는 뱅기를 솔킬 낼 수도 있는 선수임. 솔직히 이번 시즌 K는 화이트전보다 다른 신흥 팀들 KTA, 나진형제팀의 도전을 받는게 더 큰 위기라고 생각함. 이걸 지는 순간 K는 순위가 급락하게 될 것임.

 

 지금처럼 막연히 유리할것 같다는 전제로 게임운영을 그리면서 자신의 고집대로만 플레이한다면 K는 제2의 CJ가 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