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팀에서 나가게 된 큰 이유가 가정형편, 즉 돈입니다.
결승전 끝나고 방송에서 내가 "러너웨이는 러너형 없으면 나도 안뛸거다" 라고 내 의리를 보여줬는데 이렇게 나가다니, 게다가 한창 APEX 시즌 도중에. 팀에게 심한 민폐를 끼쳐버렸습니다
나도 내가 많이 한심하다 느낌, '그깟 돈이 뭐라고..' 생각했지만 하지만 의리만 가지고 같이 계속 하기엔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걸 깨달음
안그래도 받은 상금의 대부분을 빌린 돈 갚느라 사용했는데 얼마 남지도 않더군요. 게다가 경제적 상황도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절대 좋은 타이밍은 아니지만 저에게 해외 팀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왔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그 기회를 잡을 주어진 시간은 얼마 없었습니다. 월급,숙소,좋은 스폰서

월급-한 달마다 일정하게 들어오는 돈을 받고 한국으로 보내면 일하시는 어머니의 부담을 아주 많이 줄일 수 있다.
숙소-지금 내가 사는 곳이 오래된 아파트의 1층 인데 지금 내가 쓰는 방이 방음 같은게 단 하나도 되어있지 않는데. 새벽에 마이크 쓰면서 경쟁전을 돌리면 소음이 너무 심해 어머니 주무시는데 방해가 됩니다.
그래서 그 해외팀의 숙소 및 연습장소를 사용하게 된다면 난 새벽까지 얼마든지 게임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내적 갈등으로 속마음은 너무 어지러웠고 머릿속은 너무 꼬여버렸습니다.
그렇게 한창 고민하는 동안 러너웨이 vs 콩두 운시아 경기를 보고 저는 안도하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내가 없어도 괜찮겠다, 내가 없어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거다.

그렇게 팀 탈퇴 결정을 하게 되고, 러너형과 이야기하면서 죄송합니다 라는 말만 몇번을 했는진 기억이 안나는걸, 러너형은 계속 괜찮다 괜찮다 라고 말하셨는데, 의리와 존경심으로 따르던 러너형과 러너웨이 팀이였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나가는걸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만 듭니다
러너형은 내 앞길과 결정을 막거나 말리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내 팬,러너웨이 팬분들에게 너무나 죄송합니다
진짜로
메인탱으로 팀에서 계속 달리던 내가 갑자기 팀 탈퇴를 하니 배신감,실망감,놀람,걱정 등을 끼쳤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우리 팀원들에게, 모두들 한명한명 너무 미안하고 고맙다
러너형과는 대화가 가능했지만, 다른 팀원과는 직접 말하기엔 두려웠고 팀원들을 볼 면목도 없고 너무 미안해서 개인채팅도 못걸었다. 2일전 술주정으로 충희한테 채팅친게 전부인데. 근데 마침 내가 쓴 이 글에서 내 진심을 전해줄 순 있을거같다

효종이 너는 최고의 겐지며 최고로 생각없는 귀여운 급식이다. 범퍼 너는 언제나 기분좋아보이며 그 때리고싶은 웃음소리가 덩달아 나까지 웃게 만들었다. 최고의 섭탱이다
이충희는 프로 남캠이며 나랑 동갑이라 내가 더 늙어보이게 만든 최고의 딜러, 내 마음속엔 최고의 딜러다.  콕스형은 시원한 성격에, 그 누구 못지 않게 최고의 재능과 함께 남자의 열정과 노력을 나에게 꺠닫게 해준 사람
미라지형, 예전 디스차지 시절에 같은 팀이였고 이렇게 다시 한번 만나서 같이 게임하면서 재밌었는데, 또 이렇게 민폐만 끼치고 나가게 되네, 미안해요 형.
노미형은 세계 최고의 코치, 매력적인 욕, 우리들을 위한 희생,노력과 헌신을 보고 시즌1 때부터 존경해왔습니다. 저는 보답한것도 없는데. 죄송합니다

러너형은 저희를 위한 헌신,노력,투자 등 수많은 것을 우리 러너웨이 팀을 위해 해줬다는 것. 수많은 안티팬들의 욕에도 불구하고 노력하여 성취해낸 APEX 시즌 2 준우승. 그리고 저의 멘토. 존경합니다 언제나

좋게든 나쁘게든 나를 생각해주는 분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