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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흥국이가 나옵니다. 리얼하게 욕을 씁니다. 나름 약간 제재했습니다.)


겨울치고는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 따뜻한 생활관에서 눈을 뜨자 텅 빈 생활관에 나홀로 침대에 누워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엄청 푹 잔 느낌이다. 머릿속도 상쾌하고 몸도 평소보다 엄청 가볍다. 목 아픈 것도 허리아픈 것도 싸그리 나은 기분이다. 오늘 정돈 뜀걸음도 꼼수안쓰고 제대로 뛰어볼까는 생각마저 든다.
 "으응... 어라? 벌써 머리 깍을 때가 됬나?"
기지개를 펴자 어깨맡의 머리가 손에 걸렸다. 요즘 보급비니와 활동모를 매일 쓰고 다니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저녁점호때는 벗는데 이제까지 왜 아무도 지적을 안한거지?
아니 잠깐 그 전에 방금 내 목소리도 좀 이상했던거 같은데?
게다가 왜 이렇게 밝은데 아무도 날 안깨운거지?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어 얼른 몸을 일으켜 관물대에 놓인 거울을 확인해보자 약간 뚱한 인상의 회색머리소녀가 날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자 소녀도 따라 움직인다. 그대로 고개를 숙여도 마찬가지다.
입고있는 옷은 녹색보급티에 겨울이라 입고 자는 회색 동계활동복...인 줄 알았는데 완전한 민무늬다. 지퍼달린 걸로 봐선 춘추활동복은 아닌 것 같은데...
바지는 헐렁해서 잘 모르겠지만 팔은 아까 기지개켜면서 잡아봤을 땐 상당히 얇았다.
설마설마하며 가슴으로 손을 가져가본 결과... 어제까지와의 별 차이를 못느끼겠다.
역시 성별은 아랫도리로 밖에 확인할 수 없는건가.
 "아, G11 일어났구나. 지휘관이 부르..."
문이 열리는 소리에 시선을 돌리자 긴 백발을 늘어뜨린 늘씬한 소녀가 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부대에 여간부가 있던가? 그보다 흥국이 코스라니... 아 그렇군
 "이게 그 루시드드림인가 하는 그거구나. 다시 자야..."
 "이 x새끼야. 아침부터 가슴이나 처주물럭 거리길래 뭔짓거린가 하고 있는데 또 다시 처자기냐? 내가 오랜만에 봤다고 상냥하게 해주려니까 우습지? 지휘관이 기다리니까 빨랑 일어나라."
흥국이 코스프레를 한 여성이 사납게 웃으며 내 왼쪽 뺨을 잡아당기며 옷이 든 봉투를 침대맡에 놓는다.
으으...루시드드림중에도 통증을 느끼는 거였나? 아니면 가위눌림이랑 같이 와있다던가...
 "부관 불러둘테니까. 빨리 옷 갈아입고 튀어나와. 절대 다시 처자지 말고 알았지? 난 니 보급품 가지러간다."
흥국이는 내 뺨을 놓고선 성큼성큼 방에서 나갔다.
난 흥국이를 딱히 안써서 입이 험한 캐릭터라고 듣기만 했었는데 과연 실제로 당해보니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입이 험한 처자였다.
실물로 보니 얼굴도 인형같이 귀엽고 몸매도 좋은게 딱 이상형인데 입이 모선임씨를 닮은 게 참 아쉽다.
꿈이라 그 선임 말투가 무의식중에 반영된건가?
우선은 대개의 꿈에서 그러듯 나는 꿈내용이 진행되도록 흥국이가 시키는대로 옷을 갈아입기로 했다.



옷을 입고보니 영락없는 잠탱이가 되었다. 어제까지였다면 면간이라고 불렀을지도 모르겠지만 막상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이 이래서야 아무리 꿈이라지만 그 별명은 상당히 꺼려진다.
부디 음몽으로만 발전되지 않기를
방금 내가 입고있던 속옷도 괜스레 리얼하게 여성 속옷이어서 불안하다.
원숄더셔츠라고 부르기엔 좀 미묘한 웃옷을 다잡고 있자 갈색머리에 치마의 앞부분이 개방된 기묘하게 노출도 높은 의상을 입은 소녀가 들어왔다.
 "안녕! 네가 이번에 새로 배속된 새 인형이구나! 만나서 반가워. 난 K2라고 해"
귀엽다! 실물로 보니 안미센세를 찾아가 따님을 달라고 무릎꿇고 빌수밖에 없을 정도로 이거야말로 초 미소녀다! 이건 진짜 서약각이다! 안미센세 차냥해!
 단지, 딱 하나 문제점이 있다면...
 "아, 응... 안녕..."
그녀가 'K2'라는 점이겠지...
바로 얼마전까지 매복이니 경계근무니 급속행군이니 계속 들고다녀서 그런지 총도 안들고 있는 갈색머리의 소녀에게 화면너머로는 느끼지않았을 왠지 모를 생리적 거부감이 생긴다.
심지어 사격내기에서도 털려서 한달치 월급이 전부 냉동이 되버렸단 말이다!
손을 맞잡고 악수를 하곤 있지만 둘사이엔 왠지모를 어색함이 감돈다.
 "자,자 그럼 지휘관한테 안내해줄게"
K2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복도로 향하기에 나도 급히 신발을 신고 그 뒤를 따랐다.

A "야 이거 5대기각 아니냐?ㅋㅋㅋ"
B "그대로 50%는 하셨는데 설마 탈영하셨겠습니까?"
A "그치? 나라면 차라리 저 사고난 버스에 타고 있었다고 하겠다. 그럼 적어도 영창은 안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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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겨우 일주일동안 생각보다 많이써서 내일도 올려야겠어요 ㅇ~ㅇ
쓸수록 페이지수가 한장한장 늘어나는 매직...
참고로 절대 실화가 아님다(전 불침번도 안서고 현재 70%넘김)
G11이 주인공인 이유는 그냥 재우기 싫어서라는 S적인 이유... ㅌ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