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작년 미국 대선때 저같은 사람들은 너무나도 당연히 힐러리가 이기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죠.

트럼프가 상징하는 혐오와 두려움의 정서가 상식적으로 너무 시대에 역행했거든요.

근데 트럼프가 이겼습니다. 민주적으로는 힐러리가 이겼지만. 특히 충격적이었던 것은 트럼프를 지지한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미국인들이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성인이 된 이후, 군대 2년을 제외하면 쭉 대학교에서만 보냈기에 일종의 버블안에 살고 있었죠.

물론 학교 안에서도 인종차별이나 성차별 이런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부류들도 있었지만, 신경끄고 살아도 될 정도거든요.

학교나 도시처럼 진보적인 분위기에 휩싸이면 그게 너무나도 당연한 상식이 됩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까-특히 저같은 경우는 주립대라 유학생들도 많고 가난한 학생들도 많고-그들의 고통을 어느정도 이해하게 됩니다. 그게 내 자신의 일부가 되는 수준까지.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위그 역사관-역사는 진보의 역사다-이 몸에 베이는 겁니다. 이에 못따라온 사람들은 머저리로 취급하는게 어느새 몸에 베이죠.

이에 대한 반발심리로 트럼프가 당선된 효과도 있다고 전 생각합니다. 이 주장에 대해 반박하는 글을 여러개 봤지만, 절대 무시 못할 요소라고 생각해요.


이런걸 고려한다면 사회적 합의가 어느정도 필요하다고는 생각합니다. 

당연히 이런 얘기는 성소수자들, 아무리 친한 지인일지언정 앞에서 절대 꺼내지 않습니다. 마치 너희들의 고통은 버틸만 하다, 라고 말하는것 같기도 하여 무례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어느정도 사회가 전체적으로 동의를 해야 제도적인 변화를 실시했을때 너무나도 큰 반발에 휩싸이진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지금 성소수자들이나 여타 인권운동자들의 "과격한" 행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들은 항상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들을 제시해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예전의 메갈리아나 얼마전 문재인 앞에서 항의시위를 했던 소수자들에 대해 딱히 반감이 없습니다.

조용히 살라? 그러면 그들의 고통을 겪어 본 적이 없는 우리가, 언제 그런걸 간접적인 경험이나마 해볼까요? 그리고 그런 경험 없이는 어떻게 그들의 아픔과 사회변화에 대한 필요에 공감을 할까요?

변화가 없는 이상 우리는 사회적 합의를 논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항상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갈 길이 있기에 사회적 합의를 논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