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이끄는 기승 님의 글을 읽고, 생각을 밝힙니다.

 

먼저, 게임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승 님의 이야기에 공감합니다.

아쉬운 점은 기업체인 게임사를 상대로 시시콜콜한 유저의 이야기를 전한다고 해서 그들이 듣거나, 관심 가지는 일은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라는' 실낱같은 신뢰의 희망'마저 게임사는 잃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마도, 기업체와 유저간의 소통은 앞으로도 음소거인 상태가 계속될 것을 유저는 경험 때문에 미리 짐작하고 있을 것이고요.

 

게임사의 처지를 대변해본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사의 운영방침이 바르거나, 옳거나 정직해서가 아니라, 소통되지 않는' 돌'을 붙잡고 백날 이야기해봐야 입만 아프기 때문입니다. 이점을 게임사에서는 인력 낭비하지 않아도 되고, 구태여 소수의 R2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유지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그들은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합니다.

 

잦은 신규서버의 생성과 오랫동안 버그처럼 이용되는 무너진 밸런스, 발전되는 오토를 수정하고, 바로잡는 데에 필요한 투자가치가 현재까지 없었는지도 모를 일이지요.

 

게임사는 게임사 나름대로, 그때, 그때의 상황을 고려하여 서비스를 유지, 진행하고 있을 것입니다. 고로 게임사의 문제점을 백날 지적한들, 유저들의 불평과 불만을 해소해야 할 충분조건이 되지는 않는 것일 수도 있고요. 이로 인해 저는 현재의 게임사에 대한 지적이나 비판은 부질없는 짓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불편한 사실을 알고도 R2라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유는'R2만한 게임이 없다.'라는 개인적인 소견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어쩌면 R2를 즐기는 많은 유저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MMORPG라는 자유로운 게임구조와 더불어 2D에 익숙했던 시기, 3D의 자유로운 움직임과 타격감은 그 시절 여타 다른 게임에 비해 월등히 좋았습니다. 또한, 게임을 장기간 지속하면서, 시간의 소비를 현금화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R2만한 게임이 없다.'라는 말은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은 많이도 흘렀고, 현재 R2는 그다지 게임을 새롭게 접하는 이들에게는 불편하고, 다소 빈약한 저급게임일 것입니다. 이는 게임 인기순위만 확인하더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입니다.

 

결국, 누군가에게는 가장 재미난 게임이 될 수가 있겠지만,또 누군가에는 관심 가질 필요도 없는 허접스러운 게임입니다.

 

자, 여기서부터 저는 기승의 이야기에 대한 공감대가 틀어집니다. 신규, 복귀유저를 위해, 기존 유저들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소양이 과연 필요할까요?

 

마니아층으로 그 서비스가 유지되는 R2 온라인을 플레이해왔던 유저들의 가입 시기는 대략 10년을 거슬러 오릅니다. 이 기존유저들이 과연 기본적인 게임 예절을 모를까요? 그저, 그럴 필요가 없음을 R2를 오랜 시간 플레이해오며, 경험하진 않았을까요?

 

10대와 20대와 30대 이후의 대인관계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는 것은 어쩌면, 이별에 무감해지는 삶의 방식에 적응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R2 온라인이란 게임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신규유저라고 말하고, 온갖 도움을 받고 사라지는 유저들, 알고 보니 일명 부 캐릭터, 게임의 구조상의 문제로 신규유저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도, 계속해서 도움이 요구되는 상황에 결국 자신의 자유로운 게임 진행에 불편함을 경험할 수밖에 없는 것.

비일비재한 이러한 일들이 그동안 참으로 많았고, 그로 인해 R2유저의 기본 소양이 변질한 것은 아닐까요. 하지만 이 변질이 나쁜 것이 아니라, 어쩌면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한 자유로운 선택이자, 옳은 선택은 아니었을까요?

 

게임사도, 유저도 결국 큰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그들에게 잘못된 것이라고 과연 누가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저무는 석양과 같은 이 R2 온라인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것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R2인벤을 통해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글만 쓸 줄 알았지, 그 마음을 잘 표현 못 하는표현 못하는 사람들의 게시글은 결국, 글쓴이의 마음을 전달하지 못하고, 독자들의 눈살만 찌푸리게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누가 글쓴이가 되어야 하고, 누가 독자가 되어야 하는가입니다. 모두가 글쓴이가 되어야 하고, 독자가 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R2인벤의 글쓴이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신뢰도와는 무관하게 그저 높은 레벨을 이용해 글이라고 적어 놓은 것이 저급한 비아냥이거나, 거들먹거림 등이고, 또한 부심에 정보라고 올리는 글에는 중요한 정보는 온데간데없고, 그저 장사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팁이라고 올리는 편협한 게시글이 난무합니다.

그리고 당연하게 자신은 독자라는 생각만 가진 유저들이 대다수입니다.

 

하여튼, R2인벤 또한 큰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누구에게도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누가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요?

 

이렇듯, R2 온라인과 R2인벤은 '자유'를 그 기초로 두고 있어 쉽게, 누가 잘하고, 못하고를 따지는 것 자체가 어리석음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자신의 자유로움을 만끽하고자,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면 그것은 분명 잘못입니다.

 

R2의 운영원칙과 R2인벤의 운영원칙이 빈약하고,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것을 두고, 그것이 잘못되었다 지적한들 바꾸기 쉽지 않은 것입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그만'이고, '절은 좋은데, 부족한 것이 있다.'라고 한다면, 서비스 이용자는 그저 불편함을 감수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단념하고, 단정하는 것은 서두에도 말했지만, 게임사와 운영자의 필요충분조건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는 개인적이 판단에 의한 것입니다.

 

 

필자는, 게임사, 운영사에게 필요충분조건을 맞춰주기 위해서는 일단, '유저의 유입을 방해하는 요인들을 제거해야 한다'는 기승 님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그 대상이 게임사가 아닌, '이익집단으로 구성된 유저'입니다.

 

크게 보면' R2의 모든 유저가 이익집단'입니다. 게임의 구조가 그렇고, 지난 10년 동안 계속되어왔던 R2 운영방침이 이와 부합했기 때문입니다.


유저가 '오토!!'라고 말하면, 게임사는' 청정'이라 받아 적어 기사를 내보냅니다.


신규, 복귀 유저의 유입을 게임사가 사업목표를 잡으면, ' 작업장 신설 및 재정비'로 게임에 구현됩니다.


게임의 밸런스 관련하여 항상 운영진은 개발진에 건의하겠다 말하지만, 개발진은 밸런스의 손은 대지도 못하고, 그저 게임 운영 방식에만 변화를 줍니다.

 

R2개발진이 과연 R2를 해보기는 했는지 의문이 드는 것은, 수년째 반복되는 '나이트 온라인=R2 온라인'이기 때문입니다. 운영진도, 유저도 부정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무너진 밸런스를 안 고치는 게 아니라, 못 고치는 걸로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결국, 이렇게 불평등한 밸런스로 인해, 편중된 유저는 다양성을 잃고, 결국 일관적인 게임을 진행합니다. 이로 인해 이익집단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같은 일, 같은 패턴의 반복적인 게임 진행으로, 결국 작업장이 형성되고, 작업장은 고정된 패턴 속에서 이익을 취하는 집단으로 변질합니다.


오토를 막지 못하는 이유는, 더는 유저가 오토를 상대할 수 없는 게임 밸런스 때문입니다. 이제는 대항하기조차 힘들 정도입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좋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음으로 인해 고인 물이 되고, 썩은 물이 되어버린 현재 R2는 결국 이익집단으로 변질한 유저들에게 가장 큰 일차적 책임이 있습니다.


만약, 유저가가 이익집단이 아닌, 본래의 성격의 유저로 돌아간다면, R2는 클래식한 게임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유저의 자유를 제한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그렇다고 게임사가 나서서, 무기 이벤트를 진행한다거나, 이로 인해 게임 밸런스의 변화를 주려고 하는 경우, 10년의 게임 노하우를 가진 유저들을 물로 보는 웹젠의 신입사원들의 말도 안 되는 운영이 될 뿐입니다.


영자가 유저보다 권한은 많지만, 개발자가 유저보다 게임의 구조를 잘 알겠지만, 유저는 R2 그 자체입니다. 유저의 생각과 건의 사항들을 발 빠르게 대처하고, 그에 따른 문제를 해결해야 할 사람들의 소양이 유저보다 형편없이 모자란 경우는 아닐까요?


그래서 만약, 꼭 R2에 문제가 있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한다면, 모든 책임은 이익집단으로 변질한 유저들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실버는 안 사면 되고, 아이템은 안 끼면 되고, 싸움은 피하면 되고, 그저 모든 서비스를 이용하는 선택의 권한은 유저에게 있는데, 사용자가 이익집단이 되어, 실버와 아이템을 팔아야 하고, 그로 인해 싸움은 일으켜야 하고 유저의 현주소입니다.

 

여기에 더해진 작업장의 양질 서비스.


R2가 망하는 이유, 그것의 일차적 책임은 '이익집단이 된 유저'에게 물어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 R2 온라인의 대다수의 사용자가 그 책임을 지고 있는 상황은 아닐까요?

 

기대하지 맙시다.

게임사의 운영방침은 유저의 변화가 없는 경우, 변화되지 않을 것입니다.

운영자의 운영방침 또한 유저의 변화가 없는 경우, 변화되지 않습니다.

개발자의 운영방침 또한 유저의 변화가 없는 경우, 변화되지 않습니다.

작업장의 운영방침도, 이익집단의 게임방식도, 유저의 변화가 없는 경우, 변화되지 않습니다.


R2는 고인 물입니다. 모두가 썩었다 한들, 물이 아닌 것은 아닙니다.

그저 썩은 물이지요. 이 글을 쓰는 필자도, 이 글을 읽는 대다수의 R2유저들이 쉽게 말해 썩은 물이라는 것입니다.


썩은 물이, 썩은물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