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방에서 작은 개인 음식점을 운영중입니다.

 

인테리어하는 것을 좋아해서 굉장히 아기자기한 카페분위기의 양식 음식점을 하고 있습니다.

 

거두절미 하고,

 

개업때 샀던 수저와 포크는 10%도 안남아 있습니다.

 

그 이후로 사서 채우고 채워도 자꾸만 사라지고, 컵도 사라지고, 심지어 그릇도 사라지고,

 

거지십니까?

 

집에 수저 없어요? 포크 없습니까?

아니 하다 못해 밥퍼먹을 그릇도 없습니까?

 

일일히 검색해가며 시즌별로 소량씩 구매한 컵이나 그릇은 가끔있는 일이니 그렇다 칩시다.

 

저도 예뻐서 산거고, 어디가서 흔히 볼 수 있는 디자인들은 아니니까요. 탐이 나셨겠지요.

 

그런데 아니 진짜 이해가 안되는게, 아무리 설거지를 뽀득 뽀득 살균처리까지 한다지만

 

수십명입에 들어갔다 나온 수저랑 포크는 왜 훔치십니까?

 

일반 민무늬 하나도 안예쁜, 삼겹살집 가서도 흔히 보는 그런걸로 바꿔야 하나 생각까지 듭니다.

 

정말 제 성격상 그거까진 안하고 싶은데, 정말 해도해도 너무합니다.

 

처음엔 떨어트려도 자유롭게 쓰시라고 수저통을 테이블마다 두고 꽂아두었지만 다 가져가시고,

 

그래서 없애고 테이블 페이퍼에 1인 1세트 깔아드리고 떨어뜨리면 가져다 드리는 식으로 바꿨습니다.

 

 

예쁘면요, 훔치시지 마시구요,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세요.

 

구매했던 쇼핑몰 링크 카톡으로 보내드립니다.

 

수저 포크는 뭐 자잘자잘하니까 훔쳐도 괜찮다 이건가요?

 

그거 도둑질입니다.

 

범죄라구요.

 

훔쳐간분들이 결제하신 금액에 수저와 포크의 금액은 포함되어있지 않습니다!!

 

질릴대로 질려서 홀 알바 두명과 직원 회의 끝에 테이블 옆 벽마다,

 

<CCTV 작동 中, 인테리어 소품과, 식기류의 도난을 방지하고자 CCTV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도난 적발 시 경찰이 삐용삐용★> 이라는 글귀를 써붙이고,

 

결제하러 일어나시는 분들이 있으면

 

홀 알바가 바로 식기류의 수를 세고 맞으면 저에게 무언의 사인을 날리는 방법으로 하고 있습니다.

 

바쁠땐 이 방법도 안되지만, 많이 잡아냈습니다.

보통 한개만 없어지면 저희 직원이 확인 부주의일 수도 있으니,

두세개 이상 없어졌으면 결제 시에 확인요청을 하죠.

 

아주 주머니에서 나오고 가방에서 나오고...

 

아직까진 면전에대고 욕하며 면박주냐고 큰소리로 난리치시는 분들은 없습니다만,

 

얼굴 벌개져서 나가십니다.

 

다신안오니 어쩌니 궁시렁대면서 나가시죠.

 

대부분 아이가 있는 부부나 아주머니들이셨고, 학생들도 더러 있었습니다.

 

 

어디까지나 그건 다 음식점의 재산입니다.

 

없어지면 돈들여 사야하는 것들입니다.

 

가져가지 말아주십시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항상 홀에서 실버 개수세는거까지 하느라 고생하는 우리 직원,알바생들, 사랑한다!!!

 









우리 알바생이 사장님 글 댓글 장난 아니라고 해서 들어와 봤는데 깜짝놀랬네요!

댓글 하나하나 다 읽어봤습니다.

정말 거지새끼들은 전국에 골고루 퍼져있네요 ...............ㅎ

참, 사업중에서도 서비스와 관련 된 업종은 왜 이렇게나 진상이 많은건지,,, 다시한번 느낍니다.

 

 

제가 이 사업을 하는 이유는 한푼이 아쉬워서 하는게 아니라, 여유가 되서 하는 사업입니다.

 

그래서 가게에 하나를 둬도, 내 마음에 들게, 더 예쁘게 하고 싶어서 두었고,

 

오시는 손님들이 노래 좋아요 노래뭐에요, 가게이뻐요 하면서 사진 막 찍을 때,

하나하나 제 손으로 꾸민것들이라 참 뿌듯하죠.

마치 내새끼 이쁘다고 칭찬해주시는 것 처럼요.

 

그리고 제가 사장치곤 나이가 어린 사장입니다.

30살의 결혼은 했지만 아이는 아직 없는 '여자'에요.

그래서 더욱 더 이해가 안갑니다. 애들이 뭘보고 배울런지...

 

일할 땐, 제가 거의 카운터에서 캐셔를 봅니다.

이유는,  우리 알바생의 '뭐 없어졌어요' 하는 사인을 받으면 당당하게 요구 할 수 있는 사장이기 때문이죠.

우리 카운터에는 결제하시는 손님 방향으로 CCTV화면이 보이는 모니터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양심 바구니'가 있구요.

 

최대한 기분나쁘지 않게,

"손님 결제 전 죄송합니다만, CCTV에 찍혀서 그러는데 바구니에 물건을 돌려주실 수 있나요?"

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돌려주십니다. 죄송하다고 하면서요. 예뻐서 그랬다고.

 

간혹 시치미 뚝 떼며 "뭘요?" 하거나, "야 사장나오라고 해" 하면

"제가 사장입니다." 라고 하면 지랄지랄하긴 하지만, 뱉어 냅니다.

 

솔직히 벽에는 경찰 부른다고 써있지만, 경찰 부르긴 애매한 사이즈죠.

가능하면 식사하시는 다른분들 방해 안되게 조용히 넘어가려 합니다.

 

대신 버릇은 고쳐야겠으니 내놓은 방안들이죠.

 

 

진상없고, 마음이 가난해 거지인 사람이 없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네요.

같이 열불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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