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현지언론 및 외신들에 의하면, 베네수엘라 의회는 최근 지난해 11월부터 1년간 누적된 물가상승률이 130만%에 육박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올해 10월, IMF는 베네수엘라의 올해 물가상승률을 기존 100만%에서 137만%로 수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살인적인 하이퍼인플레이션과 생필품 부족, 경제난민 증가로 인한 인구유출, 무정부상태의 심화 등 악재가 겹치면서 물가상승률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베네수엘라 의회가 지난 7월 발표한 지난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4만6305%였다. 한해 동안 물가상승률이 무려 30배 이상 치솟은 셈이다. 이 속도가 지속될 경우, 내년 물가상승률은 1000만%라는 천문학적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IMF는 내년도 베네수엘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000만%라 밝히면서 수치상 오류가 아님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따라 베네수엘라의 물가폭등이 몇년 간 더 이어질 경우, 과거 2차대전 직후 헝가리의 물가상승률을 넘어설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최고 물가상승률 기록은 1946년 헝가리에서 발생한 '4200조%'다. 15시간마다 2배씩 상승한 물가상승률은 1주일에 2050배씩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통화가치는 휴지보다도 못하게 됐다. 사람들은 길거리에 돈을 그냥 버리고 다녔으며, 청소부가 돈을 치우기 위해 쓸고 다닐 정도로 화폐경제가 완전히 붕괴됐었다. 당시 헝가리 정부는 조(兆)보다 1억배 많은 단위인 해(垓) 단위의 화폐까지 발행했다. 뒤에 0이 무려 21개나 붙는 '1해 펭괴(pengo)' 지폐는 1년도 채 못 가서 폐지됐고, 결국 헝가리 정부는 화폐개혁을 통해 기존 통화를 완전 폐지하고 아예 통화를 바꾸면서 겨우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잡는데 성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