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개인적으로 한의학을 양의학만큼 신용하지 않음
하지만 그렇다고 오랫동안 집대성해온 한의학이 전혀 효용이 없을까하는 생각이 듬

양의학은 '근거 중심 치료(evidence based treatment)'라고 해서 케이스를 누적하고 결과를 도출하고 실험을 하고 진단이나 분석 장비를 개발&발전시키고 임상에 활용하며 객관적인 치료 지표로서 적용하기까지의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데 반해, 한의학은 그런 부분이 부족함.

물론 옛날 한의학 서적이나 중의학 서적을 그대로 reference로 차용해 임상에 적용하지는 않을 것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한의학을 신용하지 못하냐면 

1. 진단의 문제
진단 기기의 발전으로 양의학은 실제 눈으로 보거나 만지거나 문진만으로 알 수 없는 부분의 병소를 조영 및 피검사, 생검 등을 통해 객관화시켜왔음. 다만 한의학은 그런 것보다 시진, 청진, 촉진, 문진 등 보다 주관적인 진단 방법으로 진단을 하며 진단하는 주체에 따라 진단이 다를 수 있는 요소가 큼. 이에 양의학쪽 진단 기기를 한의사들도 사용하면 되지 않냐고 퍼포먼스를 해서 오진을 냈던 것과 같은 유명 사례를 보면 한의학쪽 커리큘럼이 전면 수정되지 않는 한 진단의 문제에 관해서 양의학이 더 객관적이다 말할 수 밖에 없음. 모든 문제의 해결은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는데부터 시작되니 아주 큰 시사점이라고 할 수 있음.

2. 범용성
세계적으로 보면 학회나 협회의 질과 양에서 비교가 안되고 타국에서 인정하는 범위도 한의학은 아주 작음. 심지어는 외국에서는 상업 목적으로 개원해야하는 정도이며 이것은 보험이 안되는 센터의 개념으로 간주됨. 중국의 중의사와 한국의 한의사도 각 나라에서 교차로 인정이 안되며 다시 학교를 다녀 시험을 보고 면허를 획득해야함. 




전공자가 아니니 일단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인데 저는 저 진단의 문제가 다른 어느 것보다 크다고 봄.
한의학이 점차 양의학쪽 진단 기기나 기술, 학문을 커리큐럼에 포함하지 않는 이상, 이것은 지속될 것이라 생각함.

물론 논문 검색 등을 통하면 한의학 쪽도 치료의 효과 입증 및 객관성을 확립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임. 
예전 한 한의학도와 논쟁을 벌일 때, 논문을 하나 찾아봤었는데 특정 약재를 사용할 때 사용량마다 간의 독소(구글 번역기 돌린거라 정확한 단어인지는 미지수...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없었음) 수치 변화 및 병증의 호전 양상을 비교하는 논문이 있었음. 그런 노력 자체는 좋으나 사실 약재의 질이나 적용하는 한의사마다 실제 제공하고싶은 성분의 양은 달라질 수 있고 정량화하기 힘들다는 문제때문에 제한점으로 생각되긴 했음. 물론 성분을 따로 추출하여 약의 형태로 정제하면 그때부터 이게 양의학과 한의학의 구분이 모호해지는거겠지만.

반대로 침 시술은 효능이 있겠다하고 강하게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음. 근골격계에서 치료의 한 개념으로 자리잡은 motor point 또는 trigger point라고 불리는 부분이 한의학의 경혈과 많은 부분에서 공통점을 가짐. 이 부분들의 병증으로 인해 근경련(muscle spasm)이라던지 과긴장에 의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통증을 경감시키기 위해 저주파 치료기 등을 사용하기도 함. 예전부터 SSP(silver spike point)라는 침형 전극을 사용한 전기 자극기를 통해 통증 경감 효과를 적용하고 있음. 이건 어느정도 양의학과 한의학이 접목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음.

마지막으로 한의사들이 이러한 신용의 문제에서 탈피하려면 보다 많은 객관적인 자료와 지식을 통해 검증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할 것이라 생각됨. 국민청원에 한의사를 의료인에서 제외시키라는 2000명짜리 청원은 소수지만 경각심을 가져야할 일일 것임. 의사나 간호사는 그럴 일 없을테니까. 중국이나 한국에서만 인정받는 학문이 아닌 범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학문이 되면 좋겠음. 물론 이에는 많은 과정이 있어야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