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이 지난 17일 문을 닫은 후 곧바로 철거 작업에 들어갔다. 전날 오후 영업중단 발표를 한 뒤 불과 하루 만에 철거에 나선 것이다. 마약, 성폭력과 관련 수사가 한창인데, 클럽에서 행여 중요한 단서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찾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메르디앙 호텔 지하 1층 버닝썬에서는 간판을 내린 채 철거 작업이 한창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청소부는 "가구 등 무겁고 큰 것은 전날 바로 빼갔다"며 "현재 내부에는 즉시 철거가 어려운 조명이나 설비만 조금 남아있는 상태"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 출신 한 변호사는 "마약과 성폭력 사건과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는 VIP룸 수사의 경우 현장검증이 필요한 부분인데, 철거로 인해 확인해볼 방법은 사라진 상태"라며 "경찰도 모르게 철거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급박하게 작업이 이뤄졌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버닝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는 철거 사실에 대해서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광수대 관계자는 "영업정지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철거는 처음 듣는 얘기"라며 "다만 압수수색이 끝났기 때문에, 영업장 철거하는 것을 막을 순 없다"고 했다.


철거업계에서는 통상적인 유흥업소에 비해 버닝썬의 철거는 이례적이라고 했다. 강남의 한 철거업체 대표는 "작은 가라오케 하나를 철거하는 데도 견적뽑고 철거까지 일주일은 걸린다"라며 "버닝썬 같이 호텔에 있는 대형 클럽의 경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는데, 아무래도 사고가 난 곳이다보니 쫒기듯 빨리 밀어붙인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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