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군 지휘부와 회동한 뒤 국영 VTV를 통해 "이날 오후 8시부터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브라질과의 국경이 완전히 폐쇄될 것"이라며 "콜롬비아와의 국경 폐쇄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군사령관들을 대동한 마두로 대통령은 "미 제국이 꼭두각시들과 진행하는 일은 내부 도발"이라면서 "구호품을 반입하려는 야권의 계획은 정부를 훼손하기 위한 '싸구려 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들(미국과 야권)은 우리나라에 큰 혼란이 일어나기를 원했지만 달성하지 못했다"며 "유럽연합(EU)이 자국에 주재하는 유엔 기관을 통해 제공하는 원조는 수용하겠다"고 덧붙였다. 마두로 대통령은 범미보건기구(PAHO)를 통해 의약품과 의료 장비 등 300t을 지원한 러시아에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국경폐쇄 조치는 브라질 정부가 전날 미국의 구호품을 북부 호라이마 주의 보아 비스타 시와 파카라이마 시를 통해 베네수엘라로 보내는 방안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취해졌다. 






미국의 지원 아래 인도주의 원조 반입을 추진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포함한 야당 의원 80여명은 이날 오전 수도 카라카스에서 여러 대의 차량과 버스를 나눠 타고 800㎞ 떨어진 콜롬비아 국경을 향해 출발했다. 야당 의원들이 탄 버스는 수도에서 100㎞가량 떨어진 터널이 봉쇄되는 바람에 몇시간동안 멈추기도 했다. 과이도 의장이 탄 차량은 보안을 이유로 정확한 위치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과이도 의장은 구체적인 구호품 반입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야권 인사들은 콜롬비아 국경 지역에서 자원자를 중심으로 '인간 사슬'을 만들어 구호품을 옮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다른 야당 의원 20여명은 브라질 국경으로 향할 계획이다. 지난달 임시대통령 선언을 한 뒤 미국을 비롯한 국제 인도주의 원조 물품 반입을 두고 마두로 대통령과 대립해온 과이도 의장은 오는 23일 구호 물품을 육로와 해상을 통해 반입하겠다며 마두로 정권과 정면 대결을 예고해 물리적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국제사회가 제공한 원조 물품은 베네수엘라 정부의 반입 차단으로 지난 7일 이후 베네수엘라와 국경이 접한 콜롬비아 쿠쿠타와 브라질 북부, 카리브해의 네덜란드령 쿠라사우 섬 등의 창고에 쌓여 있는 상태다. 과이도 의장을 비롯한 야권은 많은 국민이 식품과 의약품, 기초 생필품 부족 등으로 고통받는 만큼 외국의 원조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과 야권은 표면적으로 경제난에 따른 베네수엘라 국민의 고통을 덜기 위한 명분을 내세웠지만 원조를 통해 마두로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과 군부 이탈을 내심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