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춤꾼인 프라카슈도 17살 때부터 영화판에 뛰어들었다. 일당은 4000루피(약 6만 6000원) 정도로 웬만한 인도 노동자 일당의 20배에 달했다. 일반인은 꿈꾸기 어려운 해외 로케는 덤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그를 찾는 현장이 대폭 줄었다. 바쁠 때는 한 달에 25일을 영화판에서 보냈지만, 2년 여 전부터 한 달 평균 4일 수준으로 급격히 일감이 감소했다. 결국 프라카슈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댄스교실을 열었다. 동료 댄서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발리우드댄서노조의 자히드 셰이크 회장은 “돈을 빌려 달라고 찾아와 울며 애원하는 댄서들이 부쩍 늘었다”고 아사히에 말했다. 이미 춤을 포기하고 택시운전사, 택배원 등으로 전직한 댄서도 적지 않다. 







발리우드 댄서의 실직 사태는 인도영화의 흐름이 바뀌면서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전통적인 마살라영화가 줄어들고, 그 자리를 서구식 영화들이 빠르게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극빈층이 많은 인도에서 영화는 최대 오락물이다. 힘들게 번 일당을 영화표와 바꿀 만큼 광적으로 영화를 즐기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영화관 풍경도 예사롭지 않다. 음악에 맞춰 손 박자를 치는 것은 예사다. 흥에 못 이겨 아예 춤을 따라 추는 관객도 있다. 하지만 극장 배급보다 DVD 판매와 인터넷 배급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영화제작 방향도 변했다. 도시의 젊은 중산층 사이에선 마살라영화의 인기가 시들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1990년대 이후 경제발전과 함께 성장해 서구문화에 익숙한 세대다. 구매력이 강한 만큼 영화제작자 입장에선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영화비평가인 바와나 소마야는 “(중산층의 부상으로) 스토리나 윤리성을 보다 중시하고 여성·빈곤과 같은 사회문제를 조명한 작품이 늘고 있다”고 아사히와 인터뷰에서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