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북 접경지역인 강화군 해병2사단 장병들은 22일 강화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장관에게 군 양성평등 정책에 대한 경험과 고충을 털어놨다. 이날 간담회는 국방부가 추진하는 병영문화 혁신과 양성평등 정책에 대한 접경지 장병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두 아이의 엄마인 권미정 상사는 "모성보호시간 제도를 통해 임신한 여군은 2시간 단축 근무가 가능하지만 정작 잘 쓰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자녀돌봄휴가가 도대체 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권 상사는 이어 "군 양성평등 정책이 매년 발전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제도를 쓰는 데는 애로가 있는 상황"이라며 "있는 제도만 잘 쓸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면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국방부는 '국방개혁 2.0'의 하나로 여군 비중을 2022년까지 8.8% 이상으로 늘리고 여군 보직 제한 규정을 폐지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남녀 장병 모두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배우자 출산 때 열흘 휴가를 지원하고 임신 여군에게 모성보호시간을 주는 등의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 시행 중이다. 이에 따른 여군 보직 확대에 대해서는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였다. 전방 경계 근무 등 임무 수행에도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고 장병들은 말했다.








이날 장병들은 평일 일과 후 외출과 휴대전화 사용이 시행된 뒤 느꼈던 불편함도 함께 토로했다. 주로 외출 후 써야 하는 교통·문화 인프라 부족을 애로 사항으로 꼽았다. 김병진 상병은 "부대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지만 거리가 멀고 배차 간격이 더뎌 장병들이 사용하기가 어렵다"며 "외출 시간대만이라도 배차 간격을 조정하거나 노선을 추가한다면 택시비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건의했다. 정연준 일병도 "바깥 공기를 맡는 것 자체가 큰 행복"이라면서도 "강화에 작은영화관이 있지만 외출 시간대에는 볼 수가 없어서 상영시간대를 조정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왕 쓸 수 있게 된 휴대전화로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어학시험·기술자격증 인터넷 강의나 교육 자료를 저렴하게 이용하게 해 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국방부 관계자는 "장병들이 복무 중에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여러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며 "육군에서 시범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거의 끝났는데 시범 적용해보고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