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의 명군으로 꼽히는 진 명제가 승상 왕도와 국사를 논하다

사마씨가 어떻게 나라를 얻었는지 물어 보게 되었다

이에 승상 왕도가 사마의를 시작으로

사마씨가 위나라에서 권력을 잡은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

진 문제 사마소가 위나라의 황제 조모를 시해하고

천하를 장악한 대목에 이르자 진 명제가 놀라며 이렇게 말했다.

"경이 말한 게 사실이라면 그때의 진나라 (서진)가 오래가지 못한게 당연하고

지금의 진나라도(동진) 오래가지 못 할 것이오"


그리고 책에 얼굴을 파 묻으며 몹시 부끄러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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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서(晉書)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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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한의 전설적인 전략가인 제갈량으로 상대로 맞서며

위나라 최고의 전략가로 그 명성을 알린 사마의

​

삼국지에는 조조, 유비, 손권 등 다양한 영웅이 있었지만

이들의 치열한 투쟁의 결말은

유씨도 조씨도 손씨도 아닌


사마의의 손자 사마염이 세운 진(晉)나라

결국 사마씨에 의해

천하는 통일이 되었습니다. 

 

​




사마의가 속한 사마씨 가문은

이미 한나라 시절 부터 명문가로

손꼽히는 집안이었습니다

사마의가 속한 형제 8명이 모두 총명하고 학문이 깊어

당대에 사마팔달이라 칭송을 받았죠

​

기록에 의하면

큰 형 사마랑은 이미 12세에 경학시험에 합격하여

동자랑이라 불리었으며

다른 형제 사마부도 유학에 조예가 깊어

당대에 공자의 제자인 안회가 환생한 듯 하다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사마의는 설명이 필요 없죠.

​

​

이 전설적인 지략가인 사마의는

무슨 복인지 자식농사도 잘 지어서 

 

두 아들 사마사 사마소 역시 총명하였습니다

아버지를 닮아 지략이 뛰어나고 노련하였으며

형제 모두 위나라의 정권을 잡는데 성공했죠

​

손자인 사마염과 사마유 역시

어려서 천재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런 천재들이 줄줄이

사마씨 가문의 맥을 이었고

​

​

손자인 사마염은 즉위 후

오나라를 멸하고 천하를 통일하여

통일왕조의 황제가되었습니다

​

사실상 천재들만

배출하는 명문가 사마씨 가문이지만

사마씨 혈통만 총명했던 것이 아닙니다.


​

사마의의 아내 장춘화 역시

총명함으로 당대에 이름을 날렸죠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

조조가 사마의를 보고 출사하여 충성하라 명령하였는데

사마의는 중풍에 걸렸다는 핑계로 거절하였습니다

이런 꾀병이 조조에게 알려져 보복을 당할까봐 신중하게 지냈는데

어느날 비가 와서 밖에 둔 책이 젖게 되자

사마의는 꾀병도 잊고 뛰어 나와서 책을 구했죠

그 장면을 집안에 있던 여종이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장춘화는 사마의의 꾀병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우려하여

그 즉시 여종을 죽여서 입막음을 하고

이후 혼자 집안일 다 했다고 합니다


놀라운게 이 당시 장춘화의 나이가

무려 13살입니다...


​

사마의의 아들 사마소의 아내 왕원희

역시 당대에 천재로 알려졌습니다

8살에 논어와 시경을 암송한 천재로

그의 부모들은 아들이었음 천하의 인재가 되었을 거라며

그 총명함을 안타까워 했을 정도죠

​

그럼 손자 사마염은 어떤가

사마염의 아내 양염 역시

총명하고 덕이 많다고 알려졌습니다

시와 서화에 밝았고 덕과 혜안이 있다 평가받았죠


새롭게 세워진 진나라에서 과거 한나라와 같이

여색을 탐하는 황제와 외척이 발호하는 것을 막기 위해

양염은 태자 비를 구하며 명문 세도가를 걸러내고

미모가 뛰어나지 않은 여인을 간택하라 한 것도

바로 사마염의 황후 양염입니다

​

사마씨 진나라의 경우


사실상

사마의를 시작으로 사마소 사마염

3대에 걸쳐 부모 양가 모두가 천재인 혈통입니다

​

근데..놀라운 기적은

천하통일 후 고작 10년만에

사마염의 뒤를 이어서 2대 황제

진 혜제 사마충이 즉위하였는데

​

그가

백치였다는 것입니다.

​

​

진 혜제 사마충이 백치였다는 것은

단순히 비판적 묘사로 그리 부르는게 아니라

오늘날로 치면 지적장애 3급으로 추정되는 실제 백치였습니다

​

흉년으로 백성이 굶주리자

"곡식이 없으면 고기를 먹으면 될거 아니냐" 라는 말을

실제 발언으로 역사서에 기록한 황제이고

​

사리분별은 커녕 기본적인 판단 조차 못하여

지적장애로 여기저기 휘둘린 군주입니다

​

부모는 물론 할아버지 조상들 모두가

천재적인 총명함을 보여 온 가문인데

​

대체 무슨 유전자를 물려받아

백치가 태어난 것인지도 미스테리지만

그 백치가 황제가 되었다는게

더 기괴한 운명을 넘어 비극이죠

​

진(晉)왕조의 개창자인 사마염은 젊어서 총명하였기에

(물론 말년에 방탕한 생활에 찌들어 죽게 되지만,..)

황제로 즉위 하여 천하를 통일 한 후


사마씨 왕조의 안전을 위해

예방 조치를 미리 시행한 적이 있습니다

​

이전 유씨의 한나라와 조씨의 위나라가

조정에 강력한 신하가 나와 나약한 황제를 꼭두각시로 만들고

결국 권력으로 황제 자리를 찬탈했던 것을 교훈 삼아

​

사마씨 일족들을 전국 각지에 왕으로 봉하고 번왕으로 삼아

국가위기 때에 같은 성을 가진 사마씨 가족들이

황제를 도와 보필하여 제국의 안전을 지키게 하였던 것이죠

​

문제는 그런 사마염의 깊은 예방조치의 뜻을 무색하게

진왕조를 지키라고 왕으로 삼은 전국의 사마씨 왕족들이

백치 황제가 즉위하자 거꾸로 정권을 탈취하고자

같은 사마씨들끼리 죽고 죽이는 내전이 발발하게 됩니다

​

역사에서 이를 팔왕의 난이라 부르죠


​

​


신하인 사마의의 후손에게 찬탈 당한

위나라 조조의 저주였을까요

삼국지 영웅이지만 결국 주인공이 되지 못한

유비 손권의 저주였을까요

​

천하통일 후 고작 10년

​

중앙에서는 사마씨 가문에서 뜬금 없이 백치 황제가 즉위하고

전국의 사마씨 일족은 서로 미친듯이

죽이고 죽이는 광기의 향연이 벌어진 것입니다.

헬게이트가 열린 것이죠

​

더 막장 중에 막장인게

이들 사마씨 왕들은 서로 죽이기 위해

북방의 유목민을 용병으로 고용하며 싸웠고

사마씨들 간의 기나긴 내전과 자멸이 끝나자


이미 초토화 된 중국 내부에 깊숙이 들어온 이민족들이

이젠 이들이 대대적으로 서진 왕조를 침략하기 시작하며

사실상 왕조를 멸망하게 만들었습니다



​


영가의 난이라 불리워 지는

이때의 낙양성 함락은 참으로 비참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황궁인 낙양 주변의 모든 지역이 이민족에게 점령 되 포위되자

​

공포에 빠진 낙양의 수많은 왕공 귀족들은

 (사마월의 장례를 치른다는 핑계로..)

무려 10여 만명이 낙양을 버리고

동쪽으로 탈출해 도망을 시도해 보았지만

이내 흉노족의 추격을 받아 광야에서 모두 도륙당하게 되었고

그 와중에 사마씨 왕족만 48명, 그 일가족, 귀족들 모두가 학살 당합니다.

​

남겨진 낙양성 역시 한 달여 만에

결국 버티지 못 하고 함락되자

그나마 남아 있던 3만 여명의 왕공 귀족들 모두가

다시 또 대대적으로 학살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 낙양은 모두 불에 타 망루 하나만

무너진 성벽과 남겨 졌을 정도로 초토화 되고

태자가 살해 당하고 황후는 행방불명 되었으니

참상이 어느정도였는지 짐작이 됩니다


백치 황제의 뒤를 이어 즉위한

3대 회황제만 살아 붙잡혀 끌려갔지만

​그 역시 오래지 않아 죽임을 당합니다


손권의 오나라가 망한 것이 280년

사마씨 진 나라의 낙양이 함락 된 것이 311년

​

이 모든게 천하통일 후

고작 30년 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사실상 사마씨 일족 모두가 학살되는

멸문지화의 재난에서

일찍 강남으로 도망치는데 성공한

사마예가 건업에서 즉위하는데 성공하여

동진 왕조를 개창하고 사마씨의 진 왕조가 명백을 간신히 잊으니

역사에서 이를 서진(西晉)구별하여 동진(東晉)이라 부릅니다


그럼에도


사마씨 진나라의 저주는 끝난게 아닙니다

사마의의 후손 사마염이 천하를 통일하고

고작 10년만에 나라가 망조가 들고

고작 30년만에 일족이 학살되며 멸망에 이른 진나라는


그 원인이 된 백치황제의 즉위 사건을 보듯

이상하게도 이후 즉위 하는 모든 황제가 전부


백치, 저능아가 아니면

어려서 요절해 버리는 기괴한 운명을 가집니다


참고로 본문 맨 처음

사마씨 일족이 오래 갈 수 없다는 일화를 남긴 주인공

사마씨 왕조의 5대 황제이자 남쪽으로 피난와 세운

동진 왕조의 2대 황제 진 명제


그 역시 고작 재위 2년 만인

27살의 나이에 요절하게 됩니다...



사마씨 황제들의 면모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대 진 무제 사마염

- 천하통일 10년 후 사망


2대 진 혜제 사마충

- 백치황제 지적장애 3급, 팔왕의 난 때 이리저리 휘둘리다 죽임을 당함


3대 진 회제 사마치

- 이민족의 침입으로 어려운 와중에

낙양을 수비하는 유일한 일족 사마월의 뒷통수 치는 병크

사마월은 황제의 배신에 치를 떨며 홧병으로 사망하고

결국 낙양이 함락되어 흉노족에게 끌려가

술 따르며 치욕을 당하다 죽임을 당함

 

4대 진 민제 사마업

- 낙양이 함락되고 숙부가 끌려가자

11살의 나이로 장안에서 즉위

5년만에 추격해 온 흉노족에게 붙잡혀

역시 끌려가 술 따르며 치욕을 당하다 18살에 죽임을 당함


​

--------서진 왕조 멸망 이후 동진 왕조 ---------

​

1대 진원제 사마예

- 살아남은 몇 안되는 사마씨 일족으로

강남으로 도망쳐 동진 왕조 개창

호족인 문벌귀족 왕씨 일족에게 휘둘림을 당하며

왕돈에게 무시 당하고 핍박을 받다

 제위 5년만에 홧병으로 사망


2대 진명제 사마소

- 어려서 총명함이 알려졌고

어린 나이에 즉위하여 왕씨 일가의 전횡을 막으며

성군의 자질을 보이며 칭송을 받음

하지만 고작 즉위 2년만에 27세로 요절


3대 진성제 사마연

- 아비가 요절하여 5살에 즉위

어려서 역시 총명하여 외척과 권신의 전횡을 막고 개혁을 시도함

그러나 성인이 되자 22살에 요절


4대 진강제 사마악

- 진성제 사마연의 동생 형이 요절하자

이어서 즉위 그러나 그 역시 즉위 2년만에 23세로 요절

 

5대 진목제 사마담

- 사마악의 아들로 아비가 요절하자

고작 2살 나이에 즉위 근데 그 역시 18살에 요절

 

6대 진애재 사마비

- 사마연의 아들로 불로장생 약에 빠져

약물중독으로 폐인이 됨.

그 역시 즉위 5년만에 25세로 요절

 

7대 혜서공 사마혁

- 사마비의 동생 권신 환온에게 핍박 받아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기다 결국 폐위당함.

 

8대 진 간문제 사마욱

- 사마예의 막내 아들. 이전 황제가 전부 요절하고

후사가 끊어져 동진을 개창한 사마예의 아들이

53세의 나이로 즉위함.

환온의 폭정을 막고 성군의 자질을 가지며 정사를 돌보나,

또 고작 즉위 8개월 만에 53세로 급사

 

9대 진 효무황제 사마요

- 진나라에서 그나마 가장 멀쩡하고

또 가장 오래 제위한 유일한 정상적인 황제

10살 어린나이게 즉위했으나 총명하였고

천하통일을 하기 위해 80만대군으로 침략한 부견을

그의 제위기간 비수대전에서 막아 냄

그러나 총애 하던 장귀인에게 술 자리에서 농담으로

"너도 30살이 되었구나 새 후궁을 맞이해야 겠다"

라고 말했다가

그날 밤 장귀인이 술에 취한 사마요를

이불로 질식 시켜 죽여 버림.

사마씨 황제 중 비교적 장수한 35살?살에 허망하게 사망


10대 진 안황제 사마덕종

- 사마요의 아들. 서진을 멸망으로 몰았던

진 혜제 사마충이 지적장애 3급의 백치라면

사마덕종의 경우 그 보다 심각한 사실상의 금치산자였음

사마충의 경우 단순히 지능이 낮은 정도지만

​

사마덕종은 심각한 지적장애가 있던 수준

역사서에서 사마덕종에 대하여 묘사 하길

​

"말 을 제대로 못하고 추움, 더움, 배고픔을 몰랐으며

음식과 용변 등 생활 일체를 스스로 할 수 없었다"


오늘날의 지적장애 1급 또는 자폐아로 추정되는데

주변의 도움이 없이는 일상생활 자체가 힘든 황제였음

권신 유유가 황제 자리를 찬탈하기 위해 죽였는데

죽인 이유는 선양을 받아 제위를 찬탈하고자 하는데

​

사마덕종의 경우 선양의 개념은 커녕

똥 오줌도 못 가리는 황제에게

선양을 받는다는게 명분상 안맞아서

​

그나마 정상인에게 선양을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죽인 케이스

 

11대 공황제 사마덕문

- 유유가 황제 자리를 찬탈하기 위해

그나마 정상인으로 황제를 세우는 과정에서 즉위한 황제

사마덕종의 동생으로 그 목적에 맞게

유유가 선양받아 동진이 최종적으로 멸망하였고

송나라 유유가 이후 사마씨 일족을 모두 도륙하여 멸문시켜

후환을 없애는 과정에서 같이 죽임을 당함.


진왕조 사마씨 멸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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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시절 가장 총명한 수재들을 배출한 명문 가문이자

전설적인 지략가 사마의의 후손이 세운 진(晉)나라는

아이러니 하게도 중국 역사상 유례가 없고 이후에도 등장한 바 없는


희대의 백치 황제 2명을 배출하며

서진과 동진이 멸망하는 기괴한 운명을 맞이했습니다

사마씨 일족이 많을 때에는 사마씨들이 서로 죽고 죽이고

사마씨 일족이 적을 때에는 죄다 요절하여 권신에게 휘둘림 당하고


한나라의 유씨, 위나라의 조씨 역시 선양을 하여 나라가 망하였지만

그럼에도 그 가문만은 보존하였음에도


심지어 사마씨 진나라의 경우

왕조의 멸망 이후 멸문지화를 당하여

일족이 모두 멸족당하는 비극을 겪었습니다


15명의 황제 중에

2명의 창업 황제를 제외하고 ( 그나마도 재위 10년, 5년)

2명의 지적장애 백치 황제

10명의 요절한 황제

1명의 황당한 죽임을 당한 황제를 배출한


저주받은 가문이자 가장 비극적인 왕조가 아닌가 합니다.


​


​

​

* 사족으로

동양과 서양에 비슷한 시기에

두개의 중요한 문명이 탄생했습니다

양 지역에서 엄청난 문화적 영향을 남긴


'로마제국'과 '한 제국'이죠

그리고 이 두개의 나라는


똑같이

서로마,동로마 분열,

위,촉,오 삼국으로 분열을 겪은 뒤

 

똑같이

하나는 게르만 이민족의 침략,

하나는 오호 십륙국 이민족의 침략으로 멸망했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동로마 비잔틴 제국,

남북조 시대의 동진 제국으로


비슷하게 연명했죠.


때문에 서구에서 중국역사를 논하며

이때 사마씨의 진나라 즉 동진을

동양의 비잔틴제국이라 부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