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스 안전 점검을 나간 동료들이 성추행 및 감금을 당했다며 여성 도시가스 점검원들의 안전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지난 17일 성추행의 위기를 겪었던 동료 점검원이 자살시도를 했다”라고 주장했다. 청원자는 “지난달 5일 A씨가 가스 안전 점검을 마치고 나가려고 하자 집에 있던 남성이 “진짜로 점검만 하러 왔느냐’라며 막아 한 시간 동안 집안을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후 A씨는 트라우마로 인해 병원 치료를 받아왔으며 17일 ‘언니들 나 정말 힘들었어요’라는 문자와 함께 자살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청원자는 해당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어 조사하기 힘들다”라는 답변을 내놨다고 한다. 청원자는 “피해자가 무슨 일을 겪어야만 조사를 할 수 있는 것이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청원자는 이밖에도 집에 혼자 방문해야 하는 도시가스 점검원 직업 특성상 성추행·희롱 같은 위험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청원자는 “점검 도중 남성이 와서 신체 접촉을 시도하거나 ‘이쁜 아줌마 몇 살? 몸매가 어떻다’ ‘다음에도 아줌마가 점검하러 와’ 등의 말들을 듣는다”라며 “그뿐만 아니라 속옷을 벗고 있는 고객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일이 일어나도 일을 해야 하니까 화를 내지도 못하고 속으로 부글부글 참으며 한참을 울다 다시 일하러 가기도 한다”라며 “트라우마 때문에 일을 그만둔 사례도 있지만, 경동도시가스 측은 사건이 발생했던 집에 관한 사전 알림 없이 다른 점검원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청원자는 회사에 대책 마련을 요구해 왔지만, 호루라기 등을 준 게 사실상 대책의 전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에서는 ‘신체적 접촉을 시도할 경우→신속히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함을 알리고 자리를 피한다’ ‘음담패설 할 경우→당황하지 말고 못 들은 척 담담하게 업무적으로 말을 돌린다’는 황당한 지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청원자는 “성범죄의 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동료가 자살 시도하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라며 “그분들도 누군가의 딸이자, 누군가의 엄마”라는 말로 글을 끝맺었다. 지난 20일 울산본부 경동도시가스고객서비스센터분회와 여성위원회는 ‘안전대책 없이 더는 일할 수 없다’라는 뜻을 밝히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해 시위 중이다. 경동도시가스 서비스센터 김대진 분회장은 “집 안에 있는 상황에서 호루라기를 불었을 때 오히려 더 자극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2인 1조 배치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