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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야구 못한다고 '도선사' 훈수까지 들어야 하나


-1992년 롯데 한국시리즈 우승 단장 송정규, 꼴찌 롯데 향한 고강도 비판

-1990년 자비로 펴낸 책 ‘롯데 자이언츠 필승 전략’ 계기로 롯데 단장 지낸 인물
-롯데 비판에 팬덤은 ‘사이다’ 열광, 그러나 야구계에선 “과하다” 우려
-“27년 전 성공 경험 갖고 2019년 프로야구 논할 수 있나…야구 우습게 본다” 비판도

야구인보다 야구를 더 잘 안다는 평을 듣던 사람이다. 최고의 구단 운영 능력으로 ‘명단장’이란 평가를 들었던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과거 성공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를 재단하지 않았다. 외부에서는 알 수 없는 내부 사정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않았다. 많이 아는 만큼, 오히려 겸손했다.
 
최근 롯데 자이언츠 팬 사이에 한 전직 단장의 ‘사이다’ 발언이 큰 화제가 됐다. 1991년부터 1992년까지 롯데에 몸담은 송정규 전 단장이 주인공이다. 송 전 단장은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 뒤 팀을 떠나 현재 부산에서 ‘도선사’로 일하고 있다.
 
송 전 단장은 한 공중파 방송을 통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롯데가 꼴찌인 이유는 이대호에게 끌려다니기 때문이다, 이대호에게 줄 돈으로 2군 구장에 투자했어야 한다, 내가 감독이면 이대호 2군 보냈다, 다시 롯데에 간다면 사장으로 가고 싶다… 심지어 자신이 생각하는 차기 감독 후보까지 실명으로 나열했다. 
 
전반기를 34승 2무 58패 승률 0.370 꼴찌로 마감한 롯데다. 워낙 성적이 형편없다 보니 연일 팬들과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는 중이다. 옳고 그르고를 떠나 일단 롯데 욕이면 다 박수를 받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 속에 송 전 단장의 발언도 ‘마지막 우승 단장’의 따끔한 충고로 포장돼 지지를 받고 있다.
 
야구계 비판 “27년 전 우승 경험 갖고 현재 야구 말할 수 있나”
그러나 팬들의 환호와는 대조적으로, 송 전 단장의 발언을 접한 야구인 사이에서는 ‘너무 나갔다’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야구 원로는 꼴찌 팀이니 비판을 받는 건 당연하지만 이건 과하다. 프로야구단이 야구판을 떠난 지 수십 년 지난 비전문가에게 망신을 당해야 하나. 야구단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이런 목소리가 다 나올까 싶다고 혀를 찼다. 롯데 프런트 출신의 야구인도 “소식을 접한 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고 했다.
 
송 전 단장은 원래 야구단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았다. 선장 출신으로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다 1990년 ‘롯데 자이언츠 필승전략-톱 시크릿’이란 책을 자비 출판으로 펴냈다. 책에 대한 입소문이 롯데 고위층의 귀에까지 들어갔고, 롯데 사장과 구단주가 직접 단장직을 제안하면서 선장에서 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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