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씨는 이날 오후 1시 40분쯤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면서 고개를 꼿꼿하게 들고 거침없이 취재진에 답변을 했다. 경찰이 말을 끊고 데려가려 하자 "왜 말을 못하게 하는데"라며 짜증을 내기도 했다. 경찰은 전날인 20일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그의 실명과 나이를 공개했으며, 이날부터는 마스크를 씌우지 않고 얼굴도 드러냈다. 장씨는 "이번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사건,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인 사건이다"라며 목청을 높였다. "반성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유치장에서 많이 생각해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죄를 지었다.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대답했다. 장씨는 고사(故事)까지 거론하며 자신의 범행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려시대 김부식의 아들이 정중부의 수염을 태운 사건이 있었다. 정중부는 그 원한을 잊지 않고 있다가 무신정변을 일으킨 당일 잡아죽였다. 그냥 장난으로 수염을 태운 것 같지만, 당사자한테는 상대방을 죽일 만큼의 큰 원한이다"라고 했다. 장씨는 지난 8일 종업원으로 일하는 서울 구로구의 모텔에 손님으로 찾아온 투숙객(32)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12일 한강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마곡철교 남단에서 몸통 부위가 발견되자 수사에 착수했으며 장씨는 17일 새벽 자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