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7시 30분(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도심에서 북서쪽으로 50㎞ 떨어진 샌타클라리타. 이 지역에서 가장 큰 학교인 소거스 고교 교정에서 아침 수업을 기다리던 학생들의 평온을 깨는 총성이 들렸다. AP통신·KTLA 등 미 언론과 현지 방송에 따르면 밴드부 연습 등 특별활동을 하고 있던 학생들이 바로 옆에서 총소리를 들었다. 쇼나 오란디(16)는 AP통신에 "악몽이 현실이 되는 순간 같았다. 이거야, 정말 난 죽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며 몸서리쳤다. 오란디는 처음에는 밴드부·합창단 교실에서 나는 악기 소리인 줄 알았다고 한다. 이윽고 총격임을 직감한 그는 평소 총격 대비 훈련 때 기억을 더듬어 몸을 웅크렸다. 1학년생 로지 로드리게스는 도서관 계단을 오르는데 풍선 터지는 것 같은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백팩을 메고 막 등교하던 차인 로드리게스는 그길로 학교 밖으로 빠져나가 가장 가까운 이웃집에 피신을 요청했다. 울면서 뛰어나오는 아이들이 있었다고 그는 기억했다. 11학년 학생 한 명은 KTLA TV에 "총성 한 발, 두 발을 들었다. 총탄이 벽에 부딪히는 것 같은 소리도 들렸다"면서 "우리는 최대한 빨리 대피하려 했다. 학생들 수십명이 뛰어 도망치는 모습이 보였다"라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딸이 전화를 걸어 '학교에 총격범이 있다. 너무 무섭다. 빨리 내게로 와줘'라고 애원하는 외침을 들었다"며 울먹였다. 이 학부모는 학교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다 경찰의 인도를 받고 나오는 딸을 만났다고 현지 방송은 전했다. 합창단 교실에 있던 한 학생은 로이터통신에 "선생님이 소화기를 집어 들고는 사무실로 아이들을 밀어 넣고 문을 잠갔다. 한 아이는 총에 맞아 어깨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 학교 학생 섀런 코르도바는 KNBC TV에 "양호실 책상 아래로 숨었다가 나오는데 어떤 사람이 유혈이 낭자한 채로 쓰러져 있는 걸 봤다"라고 말했다. 이 학생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총격 용의자를 본 것 같다고 현지 경찰은 말했다. LA카운티 경찰국의 알렉스 비야누에바 국장은 총격 용의자의 신원에 대해 "아시아계"라고만 확인하고 자세한 내용을 알리지 않았다. 총격 동기도 알려진 게 전혀 없다. 이 학교에 다니는 16세 남학생인 용의자는 이날(14일)이 자신의 생일이었다고 학교 관계자들은 전했다. 생일을 골라 총격을 한 동기 역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용의자는 자신의 백팩에 권총을 숨겨 등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남은 총탄은 없었다. 총격범이 어떻게 총기를 구입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용의자가 마지막 남은 한 발을 자신의 머리에 쐈다고 말했다. 현장 비디오 영상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를 아는 학생들은 조용하고 똑똑한 아이였으며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낸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보이스카우트, 학교 육상부에서 활동했고 여자친구도 있었다고 친구들은 기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