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평화구상에 유럽과 러시아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당사국인 팔레스타인도 강력 반발하고 있다고 AFP와 AP 통신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에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하는 대신 새로운 정착촌 건설을 일정 기간 동결하고, 동예루살렘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한다는 미국 계획이 시작단계부터 동력을 받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미국에 우호적인 영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구상안으로 평화 협상이 진전을 거둘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선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대표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정당한 요구를 반영할 2국가 해법을 기준으로 내용을 확인하고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EU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독일도 균형 잡힌 접근을 요구하며 보렐 대표와 같은 입장을 견지했다고 AFP가 전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부 장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수용할 수 있는 2국가 해법만이 지속가능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도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프랑스 외교부는 성명에서 "프랑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환영하며 그가 제안한 평화 프로그램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면서 2국가 해법에 대한 프랑스의 바람을 강조했다.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검토하되 당사국인 이스라엘, 팔레스타인과 직접 통화해서 양측이 모두 허용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겠다고 밝혔다. 미하일 보그다노프 외교부 차관은 "미국의 제안을 양국이 수용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며 "양국의 반응을 기다려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9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설명할 계획이다.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터키는 그동안 팔레스타인을 지지해왔으며 이번 구상안의 실패가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터키 외무부는 성명에서 "미국이 평화계획이랍시고 사산아(수용 여지가 없어 실패가 예고된 구상)를 낳았다"며 "이번 구상은 2국가 해법을 무산시키고 팔레스타인 지역을 빼앗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고 미국과는 적대적 관계인 이란은 외교부 성명에서 "지역 안정에 위협 요소"라며 "미국의 계획은 수치스럽고, 시대의 역행하는 것으로서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