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만평] "상은 차려놨는데, 오질 않는다..." 허전한 IEM 월드 챔피언십
석준규 기자 (desk@inven.co.kr)
이번 만평은 22일 시작될 IEM 월드 챔피언십 2017과 계속된 불참 선언에 대한 내용입니다.
우승 7만 달러, 준우승 3만 달러. 수많은 팀들에게 해외 경기의 경험을 제공하는, 월드 챔피언십에 이어 가장 유명한 국제 대회. 22일부터 26일까지 카토비체에서 진행될 IEM 월드 챔피언십이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조롭지 못했죠. 바로 출전이 예정되었던 수많은 팀들이 출전을 포기한 것입니다.
돈 주고 경험 주는 국제 대회에 왜 출전을 안 하냐 하지만, 팀의 입장에서는 납득이 갈 만한 여러 이유들이 있기도 합니다. 바쁜 와중 약 일주일의 시간을 해외에서의 컨디션 관리에 힘쓰고 경기에 집중해야 하지만, 최종 우승 상금이 엄청나게 후하진 않은 편. 게다가 가장 큰 대회인 롤드컵 진출에 직접 영향을 주는 자국 정규 시즌 중간, 휴식이나 훈련을 할 시간에 분위기가 전혀 다른 경기에 참여하는 것은 남은 정규 시즌에 부담을 주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팀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롤드컵과 그 다리가 되어줄 정규 시즌 준비에 여력을 다하는 것이, 당장의 상금을 노리는 것보단 더 리스크가 적다는 판단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출전 포기의 예시 중에서도 유독 논란이 된 팀이 있었으니, 바로 중국의 EDG입니다. 지난 18일, EDG는 웨이보를 통해 비자 문제로 IEM에 불참한다는 의사를 표합니다. 많은 팬들의 아쉬움 속에서, IEM이 개최되는 폴란드의 대사관으로 알려진 웨이보 계정이 'EDG가 폴란드에 비자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혀 큰 논란이 되었습니다. 순식간에 많은 팬들이 그 글을 확인했고, 'EDG가 비자 문제라는 거짓말로 IEM에 불참했다'며 비난을 쏟아부었습니다. 정직하지 못한 팀으로 낙인이 찍히려는 찰나, EDG는 추가 해명을 했습니다. 비자 이슈는 폴란드가 아닌 중국 내의 비자 문제이고, 빠르게 비자가 처리되지 않는 다양한 특성에 의해 날짜를 맞추지 못해 불참하게 되었다는 것. 중국의 지역적, 문화적 특성과 최대 명절이 겹치며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은 중국 팀들의 과거 전력(?)을 언급하며 여전히 EDG를 비난하거나, 혹은 반대로 불가피한 EDG의 입장을 변호하기도 합니다.
이런 저런 논란이 있었지만 EDG 불참 논란으로 인해 더욱 강조된, 가장 시무룩한 입장은 IEM 주최측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애매한 상금과 애매한 날짜, 애매한 라인업으로 인한 잦은 불참으로 항상 원하는 대진이 나오지 않게 되는 IEM. 어차피 계속된 불참으로 라인업이 수시로 변경될 것이라면, 아예 대진표를 끝까지 공개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물론 참가 의사 결정권을 가진 프로 팀들의 선택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토록 슬픈 IEM의 상황을 해결할 만한 근본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요? 수많은 팬들은 IEM의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정규 시즌 중이라도 참가할 만한 가치, 동기부여를 갖게 만드는 것이죠. 그것은 더 큰 상금이 될 수도 있고, 정규 시즌 외에도 롤드컵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포인트를 부여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되려면 라이엇이 자체 대회가 아닌 서드 파티 대회에도 혜택을 부여하는, 다양한 대회의 확장을 대비할 시스템 공사가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IEM 월드 챔피언십 2017의 시작이 어느덧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비록 진통을 겪긴 했지만, 8팀의 멋진 경기를 통해 IEM이 국제 대회로서의 명예를 다시금 빛낼 수 있길. 그리고 보다 다양한 국제 대회 활성화의 중요성을 시사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