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T1과 CJ 엔투스가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 시즌 최종 결승으로 가기 위해 단 한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양 팀은 지난 20일과 21일 펼친 프로리그 통합 포스트시즌 1, 2차전에서 1승씩을 나눠 가지며 승부를 3차전으로 미뤄야 했다. 지난 1차전 엔트리 예고제 방식은 CJ 엔투스가 객관적인 전력상 뒤처지는 점을 짜임새 있는 준비를 통해 승리했고 2차전 승자연전방식에서는 원이삭(SK텔레콤)의 3킬 활약에 힘입어 SK텔레콤 T1이 승리했다.

결승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3차전은 1차전과 같은 엔트리 예고제 방식이다. SK텔레콤 T1은 1차전과 똑같은 선수들을 꺼내 들며 정공법을 택했고, CJ 엔투스는 이재선을 빼고 프로토스 김정훈을 새롭게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 1세트 - CJ 변영봉, 회전목마 전담 박령우와 한판 승부

SK텔레콤 T1은 3연속 1세트에 박령우를 배치했다. 맵 또한 회전목마로 1, 2차전과 같다. 이는 박령우가 이번 통합 포스트 시즌에서 회전목마를 전담 마크했다는 뜻이다. CJ 엔투스도 2차전까진 이재선을 1세트에 배치시키며 박령우와 1:1 동점을 만들었지만, 마지막 3차전에서는 이재선이 아닌 변영봉을 1세트에 내보냈다.

프로리그 내에서 보여준 성적만 놓고 보면 변영봉의 활약이 뛰어났지만, 최근 경기력만 본다면 박령우의 우세가 점쳐진다. 박령우는 큰 무대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제플레이를 잘 보여줬고 선수들 사이에서도 김민철과 어윤수를 뒷받침할 수 있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변영봉 카드가 확실히 변수를 만들어 내기 좋은 카드이기는 하다. 다만 중요한 무대에서 긴장하는 약점을 갖고 있는 변영봉이 박령우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 2세트 - SKT 김도우, 우승자 출신 자존심 지킬까?

2세트에선 'GSL 우승자' 김도우와 '갓습생' 김정훈이 맞붙는다. 김도우는 정윤종, 원이삭과 함께 SKT 3대 토스다. 하지만 지난 1차전에서 정우용의 짜임새 있는 플레이에 당황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테란전이나 저그전에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는 김도우지만 동족전에서는 23승 20패로 53.49%의 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변수가 많은 동족전인만큼 김정훈의 승리 가능성도 적진 않다. 1, 2차전에 출전하지 않았던 김정훈이 가장 중요한 3차전에 출전했다는 것은 어쩌면 3차전으로 이어질 경우 세종과학기지에 대한 임무를 부여받고 이 경기만을 준비했을 수도 있다. 물론, 김도우의 승리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큰 무대와 동족전이 갖는 변수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 3세트 - 팀을 대표하는 저그들의 대결

3세트 해비테이션스테이션에서는 어윤수와 신동원이 출전한다. 어윤수는 지난 1차전에서 2세트와 마지막 에이스 결정전에 출전했지만 김준호에게 2패를 당했다. 자신의 패배가 곧 팀의 패배로 직결되는 만큼 정신적인 타격도 더 컸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윤수를 꺼낸 것은 그만큼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이다.

해비테이션스테이션에 연이어 출전하는 신동원은 지난 1차전에서 김민철을 상대로 뛰어난 심리전을 선보이며 승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미 사용했던 전략이므로 두 선수의 대결은 빌드 싸움에서 크게 갈리지 않는 이상 치열한 200 바퀴 싸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4세트 - CJ 정우용, SKT 정윤종 상대로 또 메카닉 꺼내들까?

CJ 엔투스는 아웃복서에 계속 정우용을 출전시키고 있다. 정우용은 1차전에서 김도우를 상대로 높은 맵 이해도를 바탕으로 짜임새 있는 메카닉 빌드를 활용해 김도우를 완파했다. 이때 승리가 압도적이었기 때문일까? 정우용은 21일 2차전에서도 원이삭을 상대로 메카닉 빌드를 사용했지만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승부는 간단해졌다. SK텔레콤 T1은 정우용을 예측하고 단단함의 대명사인 정윤종을 아웃복서에 배치했다. 정우용이 다시 메카닉 빌드를 꺼내 들지 아니면 새로운 카드가 있을지에 따라 승패가 나뉠 가능성이 크지만 색다른 깜짝 빌드가 아니라면 정윤종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 5세트 - 승부의 분수령, 원이삭 VS 김준호

결승으로 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세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5세트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원이삭과 김준호가 만났기 때문이다. 2차전 승자연전방식에서 원이삭은 김준호를 잡아내며 3킬까지 해냈고, 이는 곧 팀의 승리로 이어졌다.

2차전 당시 원이삭을 막기 위해 김준호가 두 번째 주자로 출전한 것만 봐도 기세를 탄 원이삭은 매우 무섭다. 비록 3차전은 한 경기만 치르는 엔트리 예고방식이지만 이 세트의 승리 팀이 결승에 진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원이삭이 또 승리한다면 에이스 결정전으로 이어져도 정윤종, 김민철 등 어떤 선수가 출전할지 예상하기 힘든 SK텔레콤 T1에 비해 김준호의 출전이 당연시되는 CJ 엔투스 입장에서는 5세트를 패할 경우 그만큼 에이스 결정전 승률도 낮아질 것이다.

■ 6세트 - '철벽'의 단단함 VS '불사조'의 변수

5세트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6세트 김민철과 김정우의 대결이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김민철이 모든 면에서 우세한 것이 사실이지만, 김정우는 최근 기세나 분위기와 상관없이 큰 무대에서 뭔가 사고를 칠만한 기질이 다분한 선수다.

무난한 흐름으로 펼쳐질 경우 김민철이 우세하지만 크고 중요한 무대인 만큼 객관적 데이터는 김민철에게 무의미할 수도 있다.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 통합 포스트시즌 4강 A조 3차전

1세트 박령우(저) vs 변영봉(프) 회전목마
2세트 김도우(프) vs 김정훈(프) 세종과학기지
3세트 어윤수(저) vs 신동원(저) 해비테이션 스테이션
4세트 정윤종(프) vs 정우용(테) 아웃복서
5세트 원이삭(프) vs 김준호(프) 프로스트
6세트 김민철(저) vs 김정우(저) 만발의 정원
7세트 회전목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