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최고의 e스포츠 리그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이하 롤챔스)의 현장에는 선수들의 감동을 더욱 뜨겁게 전달해주는 인터뷰어가 있습니다. 여기서 활약했던 조은나래는 이미 게임팬들 사이에서는 유명인사가 됐죠. 선수들과 관객 사이에서 단순한 인터뷰가 아닌 승리의 감동을 연결해주는 중요한 역할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기대에 부응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시즌은 아쉽게도 조기에 인터뷰어가 교체되는 불운이 있었습니다. 워낙 많은 눈이 지켜보는 대회인 만큼, 부담도 백 배, 천 배가 되었겠지요. 그렇게 떠나간 전임자의 뒤를 이어 게임플러스 진행을 맡고 있던 권이슬이 투입되었습니다.

혹자는 '땜빵 캐스팅'이라며 비난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권이슬은 놀라운 게임 이해력으로 선수들의 인터뷰를 능수능란하게 해냈습니다. 부담도 클 법한데, 노련하게 방송을 이끈 권이슬. 항상 차분하게 진행하는 그녀의 방송 스타일과는 관계없이 생기발랄한 반전매력을 소유한 그녀를 소개합니다!


■ 경력자 같은 '신참' 권이슬, "LoL에 푹 빠져버리고 말았어요"



Q.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온게임넷에서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는 권이슬입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데 롤챔스에 참여하게 된 이후 갑자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되서 몸둘바를 모르고 있는 새내기 방송인입니다(웃음).


Q. 새내기시라고요?! 방송 경력이 꽤나 길지 않으신가요?

게임플러스가 첫 데뷔에요. 이제 6개월? 따지고 보면 생방송 경험도 1월부터 들어갔기 때문에 4개월차에요. 많은 분께서 제 경력이 굉장히 오래된 것으로 아시더라고요(웃음). 한참 부족한 새내기 방송인인데요. 게임플러스 1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많이 부족하고 그랬어요. 하스스톤 인비테이셔널이 두 번째 프로그램이었고, 롤챔스가 제가 맡은 세 번째 프로그램이네요.


Q. 많은 팬들은 온게임넷에서 오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유가 뭘까요?

왜 그런걸까요?(웃음). 게임 플러스 진행도 하고 지스타 현장도 갔었고 WCG 투데이 생방도 했었고, 시청자분들을 자주 만나뵙다보니까 그런게 아닐까요?


Q. 차분한 말투 때문에 경력이 길다고 오해하시는 것인가 봐요. 본인의 생각은?

근데요 저는 롤챔스 현장에서 엄청나게 들떠 있거든요(웃음). 게임플러스 PD님이나 작가님은 '왜 이렇게 들떠있어? '라고 하세요. 헌데 다른 분들은 차분하다고 하시더라고요. 내면의 차분함이 있었구나 싶어요. 놀랬습니다.




Q. 이 정도면 평소 성격을 한 번 여쭙고 가야겠는데요?(웃음).

평소 성격은 '상남자' 스타일이에요(웃음). 그래서 제 친구들은 방송보면 웃어요. "가식떨고 있어!" 그래요(웃음). 친한 사람에게는 털털하고 말괄량이 같고 그래요. 모르겠어요. 왜 다들 그렇게 침착하게 봐 주시는지 모르겠네요. 정말 감사하죠.

언젠가 '켠김에 왕까지'에 한 번 출연한 적이 있는데 어떤 분이 시청자 게시판에 "권이슬 아나운서가 평소와 100% 다른 모습을 보여주셨네요."란 소감을 올려주셨더라고요. 방송에 비춰지는 모습과 평소 성격이 다르다고 느꼈어요.


Q. 캐스터와 해설은 프리랜서인데 권이슬 아나운서는 전속계약이에요. 배경을 설명하자면?

저도 참 신기한게 처음에 게임플러스 온게임넷 MC로 채용공고가 났고, 인연이 닿아 제가 뽑히게 됐는데 팀장님이랑 이야기를 해본 결과 아나운서를 뽑으신 것이고, 계약서에도 아나운서로 되어있어요. 제 명함도 있고요. 회사에 자리도 있어요. 제 실력을 보고 뽑으신 것 아닌 것 같고요(웃음). 아나운서를 뽑아야겠다고 마음 먹으셨을 때 제가 운좋게 인연이 되서 뽑힌거지 대단해서 뽑힌 것은 아니에요(웃음).

동료 아나운서는 없고 지금은 저 혼자인 것 같아요. 저는 정말 영광이죠. 제가 회사의 첫 아나운서란 것을 몰랐으니까요. 게임은 좋아했지만 게임 안의 세상은 잘 모르다보니 다른 분들도 프리랜서가 아닌 줄 알았어요. 알고보니 그게 아닌거에요. 다들 그러셨어요. '너는 정말 복받았다'고, 제가 방송하기 위한 스튜디오도 생겼고. 대단한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하죠.


Q. 자리가 있단 말씀은 방송이 없어도 출퇴근을 해야한다는 뜻! 방송 안하실때는 어떤 일을 하시나요?

출근해서 게임플러스 아이템 회의나 대본 회의, 게임도 하고요(웃음). 게임을 많이 합니다. 요새는 LoL 많이 하고 있고요. 원래는 MMORPG를 좋아했어요. 에오스, 아이온, 디아블로, 이렇게 하다가 일단 나오는 신작 게임은 다 해보거든요. 전략 게임은 너무 어려워서 해본적이 없거든요. 스타도 그렇고요.

하지만 회사에서 LoL이 대세인데 게임 전문 아나운서가 모르면 안 되지 않겠냐? 해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빠져버렸어요. 큰일났어요(웃음). 열정은 넘치지만 아직 '언랭'이에요(웃음). 과외해주실 분 없나요?(웃음)


Q. 어느 포지션을 하시나요?

원래는 시작은 원딜로 했다가 너무 안좋은 말을 많이 들어서(웃음) 서폿으로 갔다가 미드로 가고있어요. '꿍' 선수 니달리에 반해서 '나도 니달리를 해봐야겠다.'라고 마음먹고 했는데 나쁘지 않은거에요(웃음). 니달리의 상징이 포킹이잖아요. 처음에는 그 포킹을 몰라서 니달리로 무작정 달려들었다가 욕도 많이 먹었거든요.

선수들 경기를 보니 점점 나아지는 것 같아요 후후훗(웃음)~ 롤 인벤에도 진짜 많이 들어가요. 템트리, 스킬트리 하나도 몰라서 인벤에서 공부하면서 게임했어요.



■ 롤챔스와의 갑작스러운 만남, 하지만 준비되어 있었던 권이슬



Q. 롤챔스가 생방인데 갑자기 맡으라고 하면 힘드셨을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정말 잘하셨어요. 리그 방송은 처음이지 않았어요?

이게 다 우리 팀장님 덕분인 것 같아요. 데뷔하자마자 롤챔스 미디어데이 생방을 하게 됐는데 이게 제 첫 생방이었고요. 한 달 뒤에 WCG에서 방송을 진행하고, 이후 게임플러스가 생방송으로 전환이 됐죠. 그때는 스트레스를 받긴 받았어요.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보니까 부담감이 적지 않았거든요. 그게 다 밑거름이 되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스튜디오에서 하는 생방은 익숙했는데 경기장에서는 선수들이 어떤 말을 하게 될지 모르잖아요. 근데 선수분들이 말을 굉장히 잘 하시던데요? 저는 안심했죠. 제가 운이 좋았던 걸까요?(웃음). (조)은나래 언니와도 연락을 하는데 제가 인터뷰를 하게 될 줄은 누가 알았겠어요. '한 번 해봐!' 라고 해서 들어간 거라 조언도 많이 받고 그랬어요. 감사하죠.


Q. 롤챔스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나요?

롤챔스 경기를 계속 봤죠. 공부하려고 본게 아니라 LoL에 빠져서 보다가 어떻게 맞물려서 롤챔스에 들어가게 된 것 같거든요. 일단 그랬어요. 경기를 보면서 제가 질문하고 싶은 것들을 적어보는 연습을 해봤고요. 그리고 선수들이 워낙 많고 선수들만의 특성이 있더군요. 선수 인터뷰잖아요. 그래서 그런 점을 파악하기 위해 롤챔스 인비테이셔널부터 경기를 쭉 보면서 팀들의 이름이 어떻게 바뀌었고 어디로 이적했고, 어떤 플레이를 했는지 정보를 많이 찾아본 것 같아요.

롤챔스 준비를 하라고 이야기를 들은게 일주일이었어요(웃음). 그나마 롤을 하고 있었던게 참 다행이었어요. 진짜, 게임도 게임이지만 제가 게임플러스, 하스스톤 인비테이셔널을 진행한 경험이 없었다면 못 했을거에요. 너무 떨려서 못했을 것 같아요.

▲ 갑작스럽게 투입된 기색 하나 없이 완벽한 인터뷰를 이끌었던 권이슬 아나운서


Q. 권이슬이 롤챔스를 한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일은 아니었어요. 본인도 갑작스럽지 않았어요?

그때 처음에는 '우와 대박!' 이랬어요 사실. 저도 롤챔스 좋아하고 롤도 좋아하고 그러니까 직관도 가고 그랬었던 건데, 근데 그러고나서 생각을 해보니까 그만큼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이다보니까 팬들의 관심을 엄청 많이 받았잖아요. 그 부담감이 확 오는거에요.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처음에는 열심히 해야지! 그래야지 했는데 작가님들이 '잘해라, 멘탈 강해져야한다.'라시며 제 어깨를 한 번씩 치고 가시는거에요. 그때부터 부담감이 확 몰려와서, 첫 인터뷰 때 굉장히 많이 떨었거든요(웃음).


Q. 첫 방송, 기억 나세요? 어땠나요?

그때요. 제가 관객들과 호흡하면서 진행하는 적은 처음이었잖아요. 그러다보니까 들떴죠. 너무 들떠있었고, 그런거 있잖아요. 막, '태풍의 눈'이라고 할까요? 정신 없는데 가슴 한쪽은 묵직한,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런 느낌? 그래도 대체로 재밌었어요.

그렇게 방송 끝나고 나니 다리가 후덜덜 거렸어요(웃음). 게임플러스는 1시간 진행하는데 롤챔스는 8분 정도잖아요. 온몸에 피가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어요(웃음). 그래도 다행히 제가 게임을 알아서 선수들이 하는 이야기를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나중에 방송 모니터링을 하는데 '내가 여기서 무슨말을 하고 있는거지?' 그러기도 해요. 선수들이 인터뷰를 잘 해줘서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참 신기해요. 이렇게 딱!딱!딱! 맞아가는 느낌이라서.


Q. 팬들의 반응으로 보아 일단은 '합격점'을 받으신 듯 해요. 후한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일단은 유저들과 전혀 모르는 사이가 아니었고, 같은 게임을 하는 유저로서, 게임인으로서 '같은 무리'에 있는 사람이라는, 같은편이라는? 그런 느낌을 받으신 것 같아요. 댓글 같은 것을 보면 '이 분 게임계에서 오래 계셨다.' 이런 말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좋게 봐주시지 않았나 싶어요.

모니터링을 해봐도 제가 그렇게 잘한 것 같진 않거든요. 아량을 베풀어주셔서 질책도 겸허하게 받아드릴 각오도 되어있었는데 너무 후한 평가를 받았어요. 감사하죠. 정말 감사해요.


Q. 본인의 노력이 돋보이시는 것 같아요. 대기실이 아닌 관중석에서 메모를 하며 경기를 지켜보시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는데, 질문 내용을 스스로 준비하시나요?

롤챔스 준비할때 궁금한걸 적었다고 했잖아요. 작가님들이 질문을 써주세요. 하지만 저랑 작가님이 같은 경기를 보잖아요. 제가 궁금했던 질문이 작가님이 쓴 질문과 겹칠때가 많아요. 그러면 제가 궁금했던 것을 작가님이 써주셨어도 선수들에게 질문할때는 제가 궁금한거잖아요. 답변에 공감도 되고 후속질문도 할 수도 있고요. 그런 이점이 있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당연하다 싶기 때문에, 새로운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경기가 재밌잖아요. 뒤늦게 빠져들어서 그런가요?(웃음).

관중석에 있다보면 기자님들께서 사진찍으시니까 '예쁘게 보고 있어야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중요한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혼자서 '꺅' 소리지르고 있고, 그렇다니까요. 다 끝나고 후회해요. 히히히, '오늘도 짤방하나 남겼구나'라고 생각하죠(웃음). 아, 민망해라(웃음).


Q. 팬들의 열기를 직접 느낀 일화가 있나요?

일단은 부산에서 윈터 개막전 그때는 진짜 와, e스포츠의 문화에 대해 감탄을 느꼈고, WCG 갔을 때도 인기가 정말 많더라고요. 한국 팬들뿐만이 아니라 중국의 WE가 예선전을 하는데 중국팬들이 울면서 플랜카드를 들고 응원하는거에요. 진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대단한 문화고, 제가 동참하게 된 것이 행운이구나 그 생각을 했죠.


Q. 올해는 롤드컵 결승이 국내에서 열리죠. 권이슬이 여기에 참여할 수 있을까요?

참 재밌는게 롤챔스 미디어데이 때 게임플러스 취재처럼 방송을 했었거든요. 제 처음 생방 내용이 롤드컵 관련 발표였었죠. 그때 문득 들었던 생각이기도 해요. '내가 롤드컵에 합류하게 된다면?' 참 뭐라고 해야할까요, 전세계 팬들이 보는 행사잖아요. 그만큼 이슈가 될 거고 그럴텐데 어떻게 될까요? 이제 롤챔스 진행한지 일주일됐는데 롤드컵이라니, 갈 수록 부담감이 더해지네요. 아, 지금은 모르겠어요. 가봐야알 것 같아요.(웃음)


■ 조금 부족하더라도 지켜봐주세요, 랭크 게임에서 만날 그날까지!



Q. 방송인으로 활동하면서 말 못할 고충이 있었나요?

글쎄요 실감도 잘 안나요. 고충이 있을까요? 아직은 모르겠어요. 그저 마냥 감사할 뿐이에요. 하지만 PC방은 이제 마음대로 못갈 것 같아요(웃음). 동네 PC방에 자주 다니는 편이거든요. 갈 때는 안경끼고 트레이닝복 입고 오빠랑 가요(웃음).


Q. 방송인으로 활동하고자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요?

처음 시작은 아나운서 아카데미 수료를 하고 운이 좋게 온게임넷과 인연이 맺어지게 됐지만 게임을 굉장히 좋아하고 사랑하니까, 이것보다 천직이 없다고 생각해요. 하고싶은 방송일과 좋아하는 게임이 겹쳐서 최고의 시너지를 내고 있으니까요.

꼭 하겠다 이런건 아니지만 능력이 있다면 캐스터도 해보고 싶어요. 이건 꿈이에요. 팬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행사도 많이 다녀봤으면 좋겠어요. 분위기가 좋더라고요. 현장 분위기도 좋았고, 아직은 게임방송인으로 자리를 잡고 싶네요.


Q. 본인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일단 의외성? 제가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으면 많은 분들이 오셔서 클랜에 가입하라고 하시거나 팀을 맡아달라고 하거나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세요. 보통 여자들은 남자들과 공감대 형성에서 게임이란 소재로 대화가 잘 통하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저는 어릴때부터 게임을 좋아해서 그런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그런게 있지 않을까요. 팀장님과의 미팅때도 게임이야기만 했어요. 지금도 회사에서도 할 일이 많은데 LoL만 하고 있거든요(웃음). 피디님들이 오셔셔 '너 뭐하냐' 이러시는데, '게임하고 있는데요.' 라고 하니까 그걸 열심히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것도 어필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게임방송국에 왔으니까 게임을 해야죠. 해야 관심도 가고, 재미가 없으면 하기 힘들잖아요.

저는 게임이 진짜 재밌거든요. 친구들이랑 만렙찍으러 다니고 그랬어요. 친구들에게 '이번에 온게임넷에서 일 하게 됐어,'라니까 답변이 이렇더라고요 '그때 게임한다고 뭐라고 해서 미안해, 그게 천직이 될 줄이야' 이러더군요(웃음).


Q. 마지막으로 권이슬을 응원하는 팬분들께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권이슬입니다(웃음). 늘 하는 말이지만 트위터에 방송 잘 봤다는 분도 많으시고 일일히 답글은 안 달지만 항상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팬은 아니지만 댓글 남겨주시는 분들 다 보고 있습니다(웃음). 그렇기 때문에 항상 여러분과 소통할 준비가 되어있고, 앞으로 더 부족하더라도 조금만 더 칭찬을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지켜만 봐주세요.

제가 랭크 게임을 할 실력이 되면 팬분들과 같이 즐겼으면 좋겠네요. 벽이 없었으면 좋겠어요(웃음). 현장에서 저를 보고 머뭇머뭇하시는 팬들 많으신데 제 성격 절대 안 그렇거든요. 싸인해달라고 하면 완전 감동받는 성격이니까 무서워하지 마시고 다들 친하게 지내요. 사랑합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