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올스타전의 모든 경기를 통해 수집한 전적 데이터를 통해, 정확히 어떤 챔피언이 주목받았으며, 어떤 선수들이 올스타전의 주인공인지를 판단해보고자 했습니다. 정리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밴픽률 100%, 무덤에서 돌아온 카사딘
이번 올스타전에서는 총 17번의 경기가 치러졌습니다. 그리고 항상 밴픽창 한자리를 차지했던 챔피언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카사딘입니다. 4월 1일부터 올스타전 개막 직전인 5월 7일까지, 롤 챔피언스, 롤 마스터즈 그리고 NLB 통틀어 카사딘의 밴픽률은 1.8%, 108경기 중 단 2경기만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올스타전에서 카사딘의 밴픽률이 100%였다니, 이런 마법 같은 일은 어떻게 벌어진 것일까요?
사실 카사딘의 복귀는 예견되었던 일입니다. 리메이크 후 카사딘의 픽률은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였고, 특히 솔로 랭크 상위권에서는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픽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이었습니다. 올스타전이 있기 바로 직전에 펼쳐진 삼성과 CJ Entus 간의 롤 마스터즈 3세트 경기에서도 카사딘을 밴하는 장면이 등장했습니다. 물론 승패와는 크게 상관없는 마지막 세트였지만, 프로 레벨에도 카사딘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메타 또한 카사딘의 복귀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강력한 라인 푸시력을 지니는 동시에, 팀파이트 상황에서 ‘준서포터’ 역할을 할 수 있는 미드 챔피언이 오늘날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당연히 폭딜을 통해 상대 챔피언을 순식간에 제압하는 암살자 챔피언의 자리가 좁아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리메이크 이후 자신을 보호할 수단이 매우 제한적이었던 카사딘을 재평가하게끔 만들었고, 특히 무의 구체(Q) 스킬의 보호막 상향은 카사딘이 적진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는 날개를 달아줬습니다.
결국 올스타전에서 카사딘은 17번의 경기에서 16번의 밴, 1번의 픽이라는 반전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1번의 픽이 Fnatic의 카사딘 장인 xPeke에 의해 이뤄졌는데, ‘리치베인’을 선택하는 과감한 템트리를 선보입니다. 물론 경기는 K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결승전 1세트와 더불어 K가 가장 힘들었던 승부였고 그 중심에는 xPeke의 카사딘이 있었습니다. 이후 K는 올스타전 모든 경기에서는 카사딘을 밴하게 됩니다.
5월 14일 NLB 3,4위전을 시작으로 올스타전의 열기는 한국 리그로 옮겨질 것입니다. 올스타전에서 최고의 주가를 달린 카사딘의 인기 또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카사딘! 이번 2014 올스타전을 관통한 가장 핫 한 챔피언임에 틀림없습니다.
막강 승률! 최강의 봇 듀오는 트위치와 쓰레쉬
카사딘은 올스타전 경기에 거의 등장하지 않은 채 ‘미친 존재감’을 뽐내었다면, 경기에 자주 등장하면서 높은 승률을 거둔 실속파 챔피언은 무엇일까요?
바로 트위치와 쓰레쉬입니다. 트위치와 쓰레쉬는 각각 70%와 62.5%라는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다승 순위에서도 쉬바나 다음으로 2위와 4위를 기록했습니다. 두 챔피언이 현재 LOL 최강 봇 듀오임에 틀림없어 보입니다.
올스타전에 등장한 서포터 챔피언 중 밴픽률 50% 이상을 기록한 챔피언은 쓰레쉬와 모르가나, 레오나 총 3개입니다. 이 중 쓰레쉬가 다승, 승률, 밴픽률 등 모든 부분에서 1위를 기록해, ‘역사상 최고의 OP 서포터’라는 명성을 이번 올스타전에서도 이어갑니다. 반면, 항상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던 레오나는 승률 28.6%라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모르가나가 승률 50%, 밴픽률 52.9%를 기록하며 레오나의 빈자리를 채워가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자이라의 경우는 낮은 밴픽률로 인해, 큰 의미를 가지기는 어렵습니다.
올스타전 챔피언 중 MVP를 뽑으라고 한다면, 분명 트위치가 1순위를 차지할 것 같습니다. 밴픽률 88.2%, 다승 2위, 승률 70%라는 수치가 이를 말해줍니다. 특히 총 10번의 출전 게임에서 1픽과 2픽으로 선택된 경우가 6번에 이를 정도로, 승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챙겨가야 하는 챔피언으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특히, 트위치를 플레이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요우무의 유령검을 착용하면서 많은 분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트위치는 극대화된 암살 능력을 통해, 올스타전에서 게임 평균 6.1킬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사실 트위치의 위상은 리메이크 이후 프로 레벨에서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었던 상황이기에, 올스타전 이후 진행될 한국 리그에서도 트위치의 화려한 암살 실력을 기대해 보아도 될 것 같습니다.
올스타전의 주인공은 Faker? 아니, ‘SKT T1 K’다!
이번 올스타전을 이야기할 때, 많은 분들이 ‘Faker로 시작해서 Faker로 끝난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실제로 Faker의 화려한 피지컬과 정확한 상황 판단 그리고 신기에 가까운 컨트롤은 세계 모든 LOL 유저들을 흥분시키기 충분했습니다. 그렇다면 전적 통계로 분석했을 때, 올스타전의 주인공은 단연 Faker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Faker가 소속된 ‘SKT T1 K’팀이 이번 올스타전의 주인공입니다.
전경기 총 킬 수(TK)와 경기당 킬 수(K/M)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단연 Faker가 돋보입니다. 2위인 OMG의 San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앞서 있습니다. Faker는 경기당 7킬을 기록했으며, 올스타전에서 총 63킬이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선보였습니다. 르 제니스 아레나를 가득 채운 관객들이 Faker를 연호하게끔 만든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Faker가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이러한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다른 팀원들에게 있었습니다.
우선 Faker의 뒤에는 승리를 위해 안정적으로 달려가는 Piglet과 bengi가 있었습니다. Faker가 수많은 킬을 획득했지만, KDA는 Piglet과 bengi가 더욱 높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착실히 포인트를 쌓는 두 선수가 있었기에, Faker의 공격적인 플레이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특히 K의 원거리 딜러 Piglet는 KDA 9 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우며, 압도적인 KDA 1위를 달성했습니다. Fnatic 과의 그룹 스테이지 8경기에서 있었던 Faker의 환상적인 바론 스틸 뒤에도 상대의 케이틀린과 레오나를 잡아내는 Piglet의 베인이 있었습니다.
PoohManDu와 impact의 활약도 대단했습니다. PoohManDu는 경기당 1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올스타전 최고의 서포터로 우뚝 섰습니다. 대회 전경기에서 25데스를 당했지만, PoohManDu는 정확한 스킬 적중과 확실한 상황 판단으로 팀을 승리로 이끈 것이었습니다. impact 또한 탑 솔러로서 훌륭하고 정석적인 스프릿을 선보이며, K의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미드 라이너이기 때문입니다.’ Faker가 올스타전이 끝나고 인터뷰를 통해 한 말입니다. 짧은 말이지만 많은 것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결국 LOL은 팀을 이뤄서 하는 게임이며, 모두의 에너지가 한데 어울려져야 최고의 경기를 펼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승리 공식을 올스타전 전승 우승을 통해 K는 보여주었고, 그 결과가 전적 통계에 오롯이 기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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