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명예 회복에 성공한 팀은 선비 팀이었다.

7월 24일 진행된 하스스톤 클랜 챔피언십(이하 HCC) 조별리그 B조 6주차 경기에 출전한 선비 팀은 갓드로 팀을 상대로 3:0의 올킬 승을 거두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마지막에 경기력이 올라오면서 아쉬움이 남을 시즌을 마친 선비 팀의 FeelFree(오정훈), arcanine(조정훈), khaizero(김승훈) 선수와 인터뷰를 해보았다.



▲ 시즌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선비팀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첫 승이자 이번 시즌 마지막 승을 거둔 기분이 어떤가?

오정훈: 팀이 이미 포스트 시즌 진출이 좌절된 상황이라 마음이 안 좋았는데, 오늘 올킬로 이기면서 선비 팀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김승훈: 오늘 경기 전에 생각해보니, 팀 내에 라운드 경기에서 이긴 선수가 나밖에 없더라. 그래서 이번에 대장으로 나오면서 부담감이 컸는데, 오늘 팀장이 캐리 해서 홀가분해졌다. 다음 시즌의 전망이 밝아진 것 같아 기쁘다.
조정훈: 이겨서 좋긴 한데, 한편으로는 대회에 2번 나와서 지는 모습만 보여줘서 아쉽다. 내심 팀장이 1~2킬만 하고 내가 마무리하는 걸 바랬다. (웃음)



지난 두 경기에서 무기력하게 패배하여 팀 내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을 것 같다. 오늘 경기를 어떻게 준비했나?

조정훈: 솔직히 말하면, 오늘 경기는 이틀 전이나 돼서야 준비를 시작했다. 다들 바쁘고 시즌 성적에 대해 상심해서 연습을 빨리하지는 못했다.
오정훈: 사실 오늘 쓴 덱들은 첫날 들고 나온 덱과 상당히 흡사하다. 그래서 딱히 연습을 안 했다고 준비가 안 된 것은 아니었다. 기존에 연습을 많이 했고, 오늘 경기로 그 연습들이 '틀리지 않았다'라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



선봉으로 팀장인 오정훈 선수가 나왔다. 엔트리는 어떻게 구성되었고, 어떤 마음으로 선봉으로 나왔나?

오정훈: 오후에 'Redtea' 박정현 해설을 만났는데, 그때 미리 '일찍 퇴근시켜 주겠다'라고 선언했다. 처음부터 올킬을 노렸고,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올킬이 나온 것 같다.
김승훈: 오늘 보면서 선수의 각오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 사실 나는 경기에 나올 때 항상 '1인분만 하자'라는 마음으로 나와서 저번에도 1킬을 거두고 뭔가 마음을 놨던 것 같다. 앞으로는 오늘의 팀장 같은 마인드로 준비해야겠다.



덱 구성이 상당히 다양하고 치밀하게 이루어졌다. 올킬을 감안한 덱 구성이었는가?

오정훈: 못해도 무조건 카운터를 준비해서 2:2까지 만드는 시나리오를 짰다. 그래서 내전에서도 3:2로 이기거나 2:3으로 지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 경기는 운도 좋았고, 그런 시나리오가 잘 통한 것 같다.



2라운드에서 드루이드를 상대로 과감하게 마법사를 기용했다. 역상성이라고 할 수 있는 직업이었는데, 노림수가 있었던 것인가?

오정훈: 내 마법사 덱은 일반적인 냉기 마법사보다 하수인이 많고 알렉스트라자에 대한 의존도가 낮게 구성되어 있다. 또한 '마법 차단'이라는 키 카드를 써서 드루이드의 '자연의 군대+야포'를 한 턴 막을 수 있었다. 내전에서도 드루이드를 상대로 승률이 높았다.



개들을 풀어라를 활용하지 않는 독특한 사냥꾼이 게임을 마무리했다. 어떻게 구성된 덱이고, 어떤 직업을 상대로 준비한 덱인가?

오정훈: 이 덱은 사실 김승훈 선수가 처음 보여줬다. 내전에서 내가 이 덱에 3:0으로 졌는데, 그때 특별함을 느꼈다. 그래서 덱을 승훈이한테 받아서 연습했다. 어떤 직업을 상대로도 승률이 괜찮더라. 특히 냉기 마법사를 상대로 전사보다 '섬광'을 가진 사냥꾼이 더 좋을 것 같아서 마법사 전에 알맞게 변형을 했다. 이 덱으로 실제 마법사를 상대하여 9:1에 가까운 승률을 보였다. 다 승훈이의 공이다.
김승훈: Spark 사냥꾼 덱이라고 인벤 덱 시뮬레이터에 올라온 덱이 있는데, 그 덱을 주문 도적을 상대하기 위해 조금 변형해보니 다양한 덱을 상대로 모두 괜찮더라. 그래서 그걸 오정훈 선수에게 추천했고, 그걸 오정훈 선수가 다시 대 마법사 전용으로 변형했다. 이 덱의 단점이 '개들을 풀어라'가 없는 것인데, 그걸 보고 '대형잡채' 조강현 선수가 주술사를 꺼냈을 때 정확히 카운터를 친 것 같아서 깜짝 놀랐다.



김승훈 선수는 지난 경기에서 주문 드루이드 같은 다양한 덱으로 주목받았다. 오늘은 어떤 덱을 준비했었나?

김승훈: 그 주문 드루이드가 사실 오늘 나왔던 '타요' 안창현 선수에게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덱이다. 그래서 그 경기에서 이긴 뒤에 안창현 선수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그 주문 드루이드는 상대방이 파악한 뒤에는 사실 그다지 좋은 덱은 아니다. 전사나 냉기 마법사 등에게 너무 약했다. 그래서 그 덱은 오늘 들고 나오지 않았다. 오늘은 초멀록 정예 타우렌 족장이나 전승지기 초를 활용하는 '초멀록' 같은 덱을 준비했었다. 다양한 덱을 보여드리자는 취지로 준비했었는데, 못 보여드리게 되어 아쉽다.



조정훈 선수는 지난 올킬패의 대장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명예 회복을 하고 싶었을 텐데 아쉽지 않은가?

조정훈: 많이 아쉽다. 오늘 목표는 '2명을 잡자' 였는데, 기회가 오지 않았다. 다음 대회에서는 올킬도 노려보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



팀이 이번 시즌에서 부진했다. 다음 시즌은 어떻게 준비할 생각인가?

김승훈: 그동안은 등급전을 거의 안 하고 투기장을 중심으로 게임했는데, 그래서 개인리그 예선도 통과 못 하고 좌절을 많이 했다. 다음 시즌에는 개인 리그도 준비할 겸 등급전을 많이 할 생각이다. 그리고 새롭게 공개되는 카드도 열심히 연구할 예정이다.
조정훈: 특별히 더 열심히 하기보다는, 지금 연습 페이스를 지키면서 향후 대회를 차분히 준비하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김승훈: '타요' 안창현 선수나 '페이트제로(fatezero)' 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조정훈: 오늘 따로 알리지도 않았는데 대학 동기들이 다 메신저로 알려서 응원해줬다. 오늘 경기에 못 뛰어서 아쉽고, 다음 시즌에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
오정훈: 앞으로 딱 오늘만큼만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