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Underdog)은 스포츠에서 우승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를 일컫는 말이다. 나진 실드와 KT 불리츠는 롤드컵에 나갈 확률이 매우 낮다. 언더독이다. 실력이 모자라서는 아니고, 앞으로 헤쳐나갈 길이 너무나도 험난하기 때문이다.



나진 실드는 2014 롤챔스 스프링에서 준우승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다음 시즌인 섬머 8강에서 KT 애로우즈에 3대 2로 패배했다. 녹턴+포킹이라는 새로운 전략도 선보이며 KT 애로우즈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하지만 정신력이 더 뛰어났던 KT 애로우즈는 블라인드 모드에서 '카카오' 이병권의 리 신에 힘입어 나진 실드를 꺾었다.

전 시즌 준우승의 체면을 구긴 나진 실드. NLB에서도 좋지 않았다. 나진 실드는 NLB 4강에서 형제 팀인 나진 소드를 만났다. 나진 소드는 리빌딩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나진 실드는 준우승 멤버 그대로였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은 나진 실드의 낙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나진 소드가 3대 0으로 압도하면서 나진 실드의 위기설 또한 대두됐다.

메타의 변화로 인한 챔피언 풀에 따라가고 있지 못하다는 게 주요 골자였다. 미드 라이너 '꿍' 유병준의 주 챔피언이었던 니달리, 르블랑, 그라가스가 모두 너프 또는 포지션이 바뀌었다. 탑 라이너 '세이브' 백영진하면 떠올랐던 쉬바나도 요즘 사용하지 않는다. 안정적인 원거리 딜러보다는 과감하고 삶과 죽음의 작두를 잘 타는 원거리 딜러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요즘이다.



KT 불리츠는 더 상황이 좋지 않다. 어렵사리 롤드컵 대표 선발전엔 승선하긴 했지만, 예전 강했던 시절의 KT 불리츠라고 하기엔 새 얼굴이 너무 많다. '류' 류상욱, '마파' 원상연이 빠지고, 새로운 정글러와 서포터인 윤두식, 이재훈이 영입됐다. 대회 경험도 거의 없다시피 한 선수들인데, 롤드컵 대표 선발전을 맞이해야 한다.

신예 선수들이 강팀이 즐비한 대표 선발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거기에 상대는 스프링 준우승팀이고 섬머에서도 8강에 들었던 나진 실드다. 다전제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아는 베테랑들을 상대로 경험이 적은 팀이 승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양 팀은 이겨도 좋아할 수만은 없다. 준플레이오프 상대가 2014 롤챔스 섬머 시즌 우승팀인 KT 애로우즈기 때문이다. 만약 애로우즈를 꺾는다고 해도 SKT T1 K가 기다리고 있다. 첩첩산중이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나진 실드와 KT 불리츠. 과거 영광을 되찾고 싶은 언더독들의 반란이 성공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번 롤드컵 대표 선발전에서 변수가 일어난다면, 이 두 팀이 '사고'를 치는 것이 가장 극적인 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