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이 굉장히 심했을 것으로 예상했던 '레니아워' 이정환. 하지만 8강에서 멋진 승부 끝에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이정환은 부담감을 느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마지막 남은 한국 선수니까 꼭 이겨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다음은 1대 7의 사나이에서, 1대 3의 사나이가 된 '레니아워' 이정환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오늘 경기 어땠나? 경기 시작하기 전 어떤 생각을 했는지.

부담이 됐다. 계속 이기라고 그러니까. 주변에서도 그렇고, 스스로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대회를 위해 중국 선수와 연습을 했는데, 그 선수가 오늘 상대할 선수를 조심하라고 하더라. 하지만, 부스안에 앉으니까, 조금 편해졌다. 경기 시작 직전에는 꽤 마음이 풀려있었다.



Q. 중국 선수가 8강에 일곱 명이었다.

우리나라 선수가 한 명만 더 올라왔으면 편했겠지만, 열심히 해야 된다는 생각밖에 안됐다. 8강에서 지면 16강에서 떨어진 선수보다 더 많은 비판을 들을 것 같았다(웃음).



Q. 1세트에서 패배했다. 거인 흑마를 예상하지 못했나?

이 선수가 위니 흑마를 많이 했다. VOD에 거인흑마 경기가 한 경기도 없었다. 대회 때문에 거인 흑마를 준비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시작 패도 방어구 밀쳐내기를 버렸다. 그런데 상대방이 1턴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당황했다.

내가 WEC에서 방밀전사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전사를 선택하며 속임수를 넣었는데, 상대방은 정직해서 당황했다.



Q. 2세트에서 자연의 군대가 마지막에서야 나왔다. 어떤 심정이었나?

자연의 군대나 지식의 고대정령, 나 이런 사냥꾼이야 이런 카드가 나왔으면 좋았는데, 나오지 않더라. 상대방 거인이 두 마리나 있어서 굉장히 위험했다. 한 턴, 한 턴 (자연의 군대가)안 나올 때 마다 피가 마르더라(웃음). 마지막에서야 안도감을 느꼈다.



Q. 3세트에선 상대방이 간식용 좀비가 섞인 도발 드루이드를 선택했다.

상대방의 덱은 필드에 하수인을 많이 올려서, 한 장씩 있는 자연의 군대, 야생의 표호로 한 번에 끝내는 덱이다. 낙스라마스 이전의 미드레인지 드루이드 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내 드루이드 덱도 낙스라마스 이전의 드루이드 덱이다. 필드만 놓치지 않으면 이길 수 있었고, 생각한대로 경기가 풀렸다.



Q. 4세트가 되서야 상대방이 사냥꾼을 선택했다.

상대방의 사냥꾼을 봤을 때, 이번 세트에 져도 다음 세트에 이길 것 같았다. 사냥꾼을 카운터할 덱을 정말 많이 준비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고, 이길 수 있었다.



Q. 이제 4강이다. 각오를 말해달라.

혼자 남은 한국인이라서 '다른 선수들이 나보다 못 해' 이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래도 '내가 이 정도까진 올라왔구나' 그런 생각을 한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중국 선수들에게 우승을 뺏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골든코인 팀원들이 경기장에 많이 와줬는데 고맙다. 관객들이 내 이름을 연호했을 때 기분 좋았다. 팬들에게 감사한다. 내일 당장 HCC 개막전이 있는데 많이 응원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