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레이첼 브리크

미국의 한 게임 개발자가 지나친 인터넷 상의 폭력과 괴롭힘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일어났다.

그 당사자는 '레이첼 브리크(Rachael Bryk)로, '돌핀 에뮬레이터' 라는 이름의 닌텐도 게임큐브 및 Wii의 에뮬레이터를 개발해왔다. 그녀는 널리 알려진 트랜스젠더였으며, 23세의 젊은 게임 개발자로 수년 전부터 이 일에 종사해왔다.

레이첼은 수년 동안 다양한 게임 커뮤니티에서 활동해왔고, 성 정체성을 문제 삼은 이들 때문에 많은 공격을 받았다. 그녀는 자존감 부족 및 만성통증으로 고통받고 있었으며, 이는 레이첼이 게임 개발 커뮤니티를 포함한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악플 등 사이버 폭력의 표적이 되면서 더욱 심해졌다.

괴롭힘은 몇달 넘게 이어졌고, 레이첼은 해외 인터넷 커뮤니티인 4chan에 '이러한 괴롭힘과 부당한 대우 때문에 인터넷 커뮤니티를 떠나고 싶다'고 글을 남겼고, 일주일이 지난 4월 23일, 그녀는 뉴욕의 워싱턴 다리에서 투신해 생을 마감했다. 또 레이첼을 괴롭혔던 이들이 실제로 '다리에서 떨어져 죽어버려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레이첼 브리크와 함께 일해왔던 '돌핀 에뮬레이터'는 자신들의 블로그를 통해 "지난 23일, 우리는 우리의 가족을 잃었습니다. 레이첼 브리크는 겨우 23세의 나이에 비극적으로 죽었습니다.(April 23rd, we lost part of our family. Rachel Bryk tragically died at just 23 years old.)"라며 그녀를 추모하는 포스트를 올렸다. 현재는 비단 '돌핀 에뮬레이터'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게임 커뮤니티에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인터넷 상의 도를 넘은 악플을 비롯한 사이버 폭력(Cyber Bullying)이 미국 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또한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증오심 등 소수자 차별 문제 역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사회적으로 큰 여파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