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 영웅전의 열 번째 신규 캐릭터 '헤기'. 이래저래 말도 많았지만, 일단은 자연스럽게 콜헨 용병단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헤기는 좀 독특하게도 과거의 이야기가 '웹툰'으로 공개됐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헤기의 과거 이야기, '헤기 : 어둠을 가르는 환영'은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번 마비노기 영웅전의 헤기툰은 전문 팀인 'Team WEAVER'에서 만든 작품인데요, 그들은 이미 헤기툰 외에도 '마비노기'와 '엘소드'에서도 작품을 선보인 바 있죠. 그리고 좋은 반응을 얻었고요. 인벤에서는 이번 헤기툰을 제작한 'Team WEAVER'와 인터뷰를 통해 이번 카툰의 제작과정과 더불어 팀 위버, 그리고 헤기툰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반갑습니다! 먼저 'Team WEAVER'와 각 멤버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정현주
안녕하세요, 저희 'Team WEAVER'는 '이야기를 엮는 사람들'이라는 뜻을 가진 멀티 크리에이티브 팀입니다. 제시된 타이틀의 의도에 따라 콘텐츠를 기획, 제작하여 타이틀의 장르나 분위기에 맞춰 멤버간 협업의 형태로 여러 스타일의 콘텐츠를 작업하고 있습니다. 팀에는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큐레이터 등, 콘텐츠에 필요한 전문가분들이 있습니다. 이번 마비노기 영웅전의 'Phantom :: 팬텀'에서는 저희 팀멤버 중 오지혜 작가님과 조희수 작가님이 함께하셨습니다.

저는 팀의 리더로서 제안받은 타이틀을 분석해 기획컨셉과 시나리오를 제작합니다. 경우에 따라 작가를 함께 겸하는데요, 작품에 맞춰 작화를 담당하는 멤버분들은 다릅니다. 마비노기 영웅전의 'Phantom :: 팬텀'의 경우엔 저희 팀 총 이미지를 감수하시는 오지혜 작가님이 메인 작화를 담당하셨습니다.

오지혜 작가님은 현재 본인 작품을 연재중이셔서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기획의도상 메인이미지로 꼭 필요했기 때문에 강제로 투입 당해 고통을 좀 받으셨습니다(웃음). 고맙고 미안하지만, 덕분에 잘생긴 헤기 봤으니 저는 좋습니다. 나중에 맛있는거 사드리는걸로 퉁쳤으면 좋겠습니다. 오지혜 작가님은 현재 윙크라는 잡지에서 '푸른유리'라는 작품을 연재중이시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제 신작은 내년쯤에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관심가져주시면 기쁠 것 같습니다.

조희수 작가님은 원고에 필요한 전반적인 이미지를 담당하고 계십니다. 그때그때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지 만들어내는 유능한 분이십니다. 워낙 작업이 꼼꼼하고 빠르셔서 종종 제가 해야 할 작화도 떠넘기고 싶지만 아직 양심상 많이 떠넘기진 않았습니다.

본인말로는 팀내에서 덕후를 담당하고 계시다고 하네요. 오지혜 작가님의 작화에 야광봉을 흔들고 계시는데요, 제가 그릴 때도 좀 그렇게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 현재는 최종화까지 모두 공개된 '마비노기영웅전 헤기툰'

Q. 이번에 작업하신 '헤기'의 최고 매력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정현주: 역시 첫인상은 잘생김이죠. 기본적으로 자존심 세고 철이 안 들었지만 무거운 현실과 만나 깊이를 알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가 되었다는 점이요.

오지혜: 성장하는 예쁜 아이 라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거 같습니다. 에일도 좋아하기 때문에 에일의 제자란 것도요.

조희수: 아무래도 얼굴…?(...) 그리고 언제나 자신만만해 보이는 모습 뒤에 숨겨진 어두운 과거도 매력있는 것 같아요.


Q. 이번 웹툰 '헤기'의 스토리는 무엇을 포인트를 주고 작업했는지 궁금합니다.

오지혜: 미숙하고 고집 센 소년에서 점차 자신만의 목표를 찾아 청년이 되어가는 과정이랄까요.

조희수: 제 담당은 아니지만, 작업하면서 헤기의 생각의 변화과정이나 성장의 계기 같은 것을 중점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정현주: 헤기를 처음 봤을 때, 보자마자 무슨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아이가 될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쪽을 상상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헤기의 성장에 가장 큰 포인트를 두고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론 헤기가 겪는 과거의 이 순간보다는 이런 길을 걸어가 완성된 현재의 헤기의 행보가 가지는 의미가 조금씩만 더 묵직해질 수 있다면 제작자로서 매우 기쁠 것 같습니다.


Q. 캐릭터 디자인도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들었습니다.하지만 그것보다도 아무래도 스토리를 마비노기영웅전 개발팀과 조율하는 부분이 더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어떠셨나요?

오지혜: 우선은 게임과는 다른 만화적 표현을 위해 많은 부분에 신경을 썼어요. 3D와 2D의 차이는 꽤 크기 때문에 그대로 구현하려고 하면 어색해지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메인 칼라이미지의 경우 제시된 3D 모델링이 있었고, 거기 맞춰 가능한 비슷한 이미지 안에서 2D를 구현해야 했기 때문에 유독 어려웠어요.

정현주: 맞아요. 덕분에 시안도 좀 오갔고 수정도 있었죠. 영웅전이 워낙 디테일이 섬세하고 비주얼 퀄리티가 높은 게임이다 보니 그에 맞는 2D를 표현하는 것이 무척 부담스러웠어요.

하지만 전 지혜씨라면 충분히 해내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그렇게 구현됐다고 생각하고요.

오지혜: 헤기의 갈등과 성장을 위해 새로운 등장인물이나 배경설정 등의 장치가 필요했어요. 헤기의 과거의 비주얼은 정해진 게 없었기 때문에 임의대로 만들되 자연스러워야 했던 부분들에도 고민이 많았죠.

조희수: 성격 같은 디테일한 부분에서 의견차를 좁히는 것도 난항이었던 거 같아요.

정현주: 마비노기 영웅전 개발실에서 제시된 성격과 컨셉도 상당히 폭이 넓은 상태였거든요. 거기에 만화적 표현으로도 어울릴만한 설정을 골라 하나로 통일시켜야했어요. 이 장치들을 게임 내 분위기에 맞추면서 마영전 메인 스토리를 침범하지 않게 고려하면서요.

오지혜: 일단 결론이 정해져 있다는 것에서부터 이야기를 창작하고 다듬는데 어려운 점이 있었죠.

정현주: 그쵸. 헤기를 용병단에 보내줘야 했기 때문에…보내기 전에 지금의 헤기의 기술들과 스타일이 왜 생겼는지에 대해 풀어내야 했어요. 분량이 조금 적다 보니 안에 전부 배치하는 게 쉽지 않아서 회의를 참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수많은 캐릭터 컨셉 아트들...고뇌가 느껴집니다.

Q. 게임 내용을 웹툰으로 제작하는 시도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그 동안 엘소드나 마비노기에서도 작업을 진행하셨었는데요, 이 일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나 결심이 있었을 것 같아요.

정현주: 예전부터 제시된 캐릭터의 보이지 않는 부분들을 상상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아마추어 시절부터도 게임툰을 많이 그렸습니다. 세상에 옳거나 그른 캐릭터는 없잖아요. 사연이 있고 그것에 당위성이 있으면, 그때부터는 살아 숨 쉬는 유기체지요. 그런 부분이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그 때문에 그때나 지금이나 가장 중요시하는 건, 게임이나 캐릭터를 모르시는 분들께도 제가 얼마나 이 캐릭터와 게임을 생명력 있고 매력적이라고 느끼는지 전할 수 있느냐는 부분입니다. 그만큼 해당 게임 개발자분들께서 사랑받을만한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제시해주셔서이기도 하구요. 매력이 없다면 별로 작업하고 싶지 않거든요.

오지혜: 스토리 담당이 따로 있는 작화를 해본 게 처음이라 좋은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그림도 멤버들 각자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경우에 따라 알맞은 파트를 나누어 그리는 등, 혼자서 전반적인 걸 다뤘을 때와는 다른 새로운 시도가 신선했어요.

게임 내 캐릭터들을 만화로 표현했을 때 느끼는 가능성과 한계도 좀 궁금했지만 아무래도 팀 작업을 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마영전의 캐릭터 외전이라는 독특한 창구를 통해 새로운 곳의 독자분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부디 좋은 만남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Q. 작업하실 때 재미있었던 일화나 어려웠었던 일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조희수: 현주씨는 본인이 쓴 스토리에 본인이 강제 네타(스포일러)당해서 드러눕고 밥도 못 먹었습니다. 남이 만든 스토리도 아니고 본인이 만든 스토리에 거 참...

정현주: 작품 하다 보면 몰입할 수도 있죠! 왜 기를 죽이고 그래요?

오지혜: 그런일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현주씨 특징이니까요! 뭐.

아, 종종 피드백이 올라오는 것을 발견하면 재밌기도 하고 어렵기도 했습니다. 많은 분이 응원해주셔서 저희 팀 모두 힘도 얻었고 즐거웠어요. 작업쪽으로 어려웠던 점이라면 영상용 소스를 만드는 과정이 생각나네요. 영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작업할 때 힘들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어요. 그리고 나중에 공개된 영상에 목소리를 입혔다는 소릴 듣고 재생해보기 전까지 마음의 준비가 좀 필요했습니다(웃음).

정현주: 맞아요. 제 대사를 친구들이 읊을 때랑 성우분들이 읊어주실 때랑은 파괴력이 다르더라고요. 극중에 나오지 않는 대사들도 있었는데, 극중의 캐릭터에 맞춰 영상제작팀 분들께서 구상해주신 것 같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조희수: 저는 메인작화가 너무 잘생겨서 맞추기 어려웠습니다. 1화에서 에일이 먹던 빵이 자꾸 못생겨져서 괴로웠어요.

정현주: 빵에 얼굴이 달리지 않은 이상 빵이 얼마나 잘생겼는지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으니 신경 쓰지 마세요.

문제의 '빵'. 에일이 자신의 빵을 빼앗아먹자 화난 헤기가 노려보고 있다.

조희수: ...그리고 감상하고 싶어도 매번 스포일러 당할 수밖에 없는 것도 괴로웠어요.

정현주: 그건 할 수 없죠 뭐. 이미 전체 공유 다 끝났으니….


Q. 실제로 멤버들이 마비노기영웅전을 플레이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마비노기영웅전'이 갖고 있는 최고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해요.

오지혜: 안타깝게도 저는 멀미가 너무 심해서 3D 게임은 못합니다. 그래도 간간히 마비노기 영웅전의 스크린샷들을 구경하곤 하는데, 캐릭터들이 예쁘고 멋져서 좋아요. 제 취향은 리시타예요.

정현주: 저도 3D멀미가 심한 편이지만…구상 전에 플레이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로그인했습니다만 제가 게임 컨트롤을 정말 못하거든요...(...) 결국 중간에 포기하고 접었습니다(웃음). 분위기는 정말 좋았는데 조작이 어렵더라고요. 헤기가 저같은 발컨 유저들도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조작법을 다소 간소화했다해서 솔깃했습니다.

헤기 컨트롤이 쉬워서 실망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 같은 사람들에겐 마영전을 플레이해볼 기회라도 한 번 얻을 수 있는 한 줄기 빛과 같은 캐릭터지요. 그런 헤기의 장점도 알아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덧붙여, 희수씨가 게임을 정말 잘합니다. 그래서 플레이해야 할 게임이 있으면 강제로 끌고 함께 로그인해서 플레이하는 걸 지켜보면서 습득하는 편이에요.

조희수: 전 리시타를 주력으로 요즘은 좀 라이트 하게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마영전의 매력은 유저가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와 전투시스템의 손맛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종종 과한(?) 물리 엔진으로 인해 연출되는 웃기는 장면 같은 걸 캡쳐하는 취미가 있습니다(웃음).

정현주: 희수씨가 요즘은 헤기로 그런 장면을 열심히 찍어다 제게 보여주고 있습니다(웃음) 마감 중이라 컴퓨터 근처도 못 가는 제 활력소예요.


Q. 이번에 '헤기' 웹툰을 작업하시면서 느끼거나 배운 점도 많을 것 같아요.

정현주: 역시 캐릭터를 알아나가는 과정은 즐겁습니다. 과정은 결국 미래의 발판이니까요. 헤기가 앞으로 행복하길…. 인게임스토리보면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요(웃음).

오지혜: 캐릭터들이 독자분들께 많은 사랑을 받는 거 같아 부러웠습니다. 실력을 더 키워서 애들을 더 예쁘고 멋지게 그리고 싶네요.

조희수: 헤기 잘생겼다! 한가지 아이템을 팀멤버들 여럿의 의견으로 균형을 맞춰가며 만드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에일 잘생겼다!!!!

정현주: 맞아. 저도 에일 좋아해요. 제 이상형이거든요. 너무 잘생겼어요. 연재 끝나도 더 그려주세요.

오지혜: 마감 끝나고 생각해볼게요.


Q. 마지막으로 '어둠을 가르는 환영: 헤기' 웹툰을 지켜본 독자들과 마비노기 영웅전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를 부탁합니다.

정현주: 일단 헤기의 이야기는 이렇게 일단락됐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마무리했는데, 마음에 드셨을라나 모르겠습니다. 지켜봐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그리고 Team WEAVER에 보내주신 많은 성원도 감사드려요. 다음에 또 좋은 기회가 있으면 멋진 작품으로 뵙도록 하겠습니다!

오지혜: 이런 예상치도 못한 자리에서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그리고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웅전 유저분들! 헤기 스샷 감동하면서 보고 있어요. 헤기 커스터마이징 너무 예뻐요!

조희수: 웹툰 속 과거의 헤기의 행보와 게임 속 현재의 헤기 양쪽 모두 애정으로 지켜봐주신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마비노기영웅전도 많이 사랑해주시고, 'Team WEAVER'에도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