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에서 랭크 점수를 올리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간단하고 빠르게 효율을 볼 수 있는 건 '꿀챔'을 플레이하는 거다. 꿀챔 사냥꾼에서는 OP라 불리며 밴 리스트에 오르는 챔피언들이 아닌, 이들과 어깨를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 승률과 상반되는 낮은 밴율을 가진 챔피언들을 소개한다.

그런 이유로 오늘 선정한 챔피언은 '트롤 왕' 트런들이다. 또바나 노잼톤이 탑 라인을 지배하던 시절 크고 아름다운 몽둥이로 이 둘을 모두 때려잡으며 e스포츠 팬들에게 즐거움을 줬었다. 그러나 영광도 잠시, 탑 탱커 메타가 사라지며 짧은 전성기는 끝나고 말았다. 사실 트런들은 1편에서 소개했던 말자하보다 대회에서 활약했음에도 대중의 인식이 좋지 않은 챔피언이다. 여기엔 슬픈 전설이 있다.


초식 정글러계의 대부 코끼리 '클템' 이현우 선생께서 포킹 리 신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2013년 롤챔스 윈터 시즌 결승전에서 조커 카드로 준비한 리 신을 꺼내려 했다. 하지만 평소 정글에 대해서는 더티 파밍과 블루 버프 빼고는 관심이 없던 '빠른별' 정민성은 띄어쓰기를 해야만 리 신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여기서 전자두뇌 이현우 선생도 계산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했고, 챔피언 선택 시간을 초과해 랜덤으로 트런들이 나왔다. 초식계의 대부 코끼리 이현우 선생께서는 트런들로 고군분투했으나 결국, 패배를 맞이했다. 이로 인해 트런들의 종족인 트롤과 남의 감정을 멋대로 뒤엎으려는 시도를 뜻하는 '트롤'이 합쳐져 트런들은 중의적인 의미를 가진 '트롤' 챔피언이 됐다.

최근 대회에 트런들이 등장한 것은 불과 몇 주 전이다. 삼성의 탑 라이너 '큐베' 이성진이 ESC 에버의 탑 라이너 '크레이지' 김재희의 피오라를 보고 트런들을 뽑았다가 처참히 무너져, 역시... 트런들은 '트롤'이라는 인식이 더욱 강해졌다.

하지만 오늘 기자가 소개할 포지션은 탑이 아닌 서포터다. 잠깐! 아직 스크롤을 내릴 때가 아니다. 롤에서 메타는 보통 최상위권 유저들인 챌린저와 마스터로부터 시작된다. 그들이 자주 쓰고, 좋다고 판단을 내려야만 '주류'로 인정받아 널리 사용된다. 그리고 트런들은 27일 기준 fow.kr 기준 챌린저에서는 11.1%의 픽률과 62.5%의 승률을, 마스터에서는 12.4%의 픽률과 55%를 넘는 준수한 승률을 보인다. 개중에는 탑, 정글 트런들도 있을 수 있지만, 아이템 선호도를 봤을 때 서포터가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왜 트런들이 5.22 패치 이후 최상위권 서포터들의 선택을 받았는지 스킬 구성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자.


■ 특성 변화의 수혜자! 라인전에 큰 도움을 주는 패시브


이번 특성 개편으로 효율이 굉장히 높아진 스킬이다. 자신의 체력 회복 효과를 증가시켜주는 '룬 갑옷'과 맞아떨어져, 치솟은 소환사의 협곡 물가에도 포션 살 돈을 아껴 안정적으로 아이템을 맞출 수 있는 좋은 패시브 스킬이다.

원거리 견제 수단이 없는 트런들은 상대 원딜의 견제를 수시로 받아야 한다. 그 견제가 무서워 뒤로 내뺀다면 아군 원딜이 집중포화를 받아 멘탈이 깨지는 수가 있으니, 패시브를 믿고 아군 원딜이 cs 수급하는 타이밍에 적당한 액션을 취해줘야 한다. '헌납'은 미니언, 정글 몹, 적 챔피언을 가리지 않고 발동해 한타나 소규모 교전에서도 트런들에게 바퀴벌레 같은 생명력을 부여한다.


■ AD 감소는 거들뿐, 무한 슬로우가 가능한 깨물기!

▲ 널 깨물어 주고 싶어~

평타 캔슬이 가능한 트런들의 주력 딜링 스킬이자, 무한 추격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Q를 누르고 평타를 치면 트런들이 몽둥이 대신 앙! 하고 귀엽게 깨문다. 스킬 레벨을 올려도 재사용 대기 시간(이하 쿨타임)이 줄어들지 않고, AD 감소 효율이 높지 않아 가장 마지막에 배우는 것을 권장한다.

쿨타임 감소를 40% 맞추면 2.4초마다 한 번씩 '깨물기'를 시전 할 수 있어, '얼음 왕국'을 사용해 상대를 쫓은 후 '얼음 기둥'을 적절히 잘 꽂는다면, 적은 힘이 빠져 멀리 도망칠 수 없을 것이다. 적게나마 상대 AD를 깎는 것도, 자신의 공격력을 올리는 것도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는 큰 힘을 발휘한다.


■ '무한 추격'의 베이스가 되는 얼음 왕국!


'얼음 왕국'은 '깨물기'와 마찬가지로 레벨을 올린다고 재사용 대기 시간이 감소하지 않는다. 지속 시간이 8초인데, 쿨타임 감소를 40% 맞추면 9초마다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얼음 왕국' 위에서 트런들은 상상 이상으로 강해진다. 아군 원딜이 CC기를 맞았다면 아군 원딜을 지키는 것보다는 상대 원딜을 물어뜯는 것이 더 낫다. '얼음 왕국'과 '깨물기'의 시너지로 상대방은 트런들의 예상치 못한 파괴력에 깜짝 놀랄 것이다.

한타 단계나, 소규모 교전에서 '얼음 왕국'은 무한 '깨물기'와 '얼음 기둥'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베이스가 되는 스킬이기에 2번째로 배우는 것을 추천한다. '얼음 왕국' 범위 안에서 자신의 치유와 재생 효과가 20% 올라가니, 꼭 체력 흡수 능력이 있는 궁극기 '진압'을 사용하기 전 '얼음 왕국'을 써주도록 하자.


■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 트런들 서포터의 핵심 '얼음 기둥'


가장 먼저 마스터 해야 하는 트런들 서포터의 핵심 스킬이 드디어 나왔다. 갱킹 호응, 회피, 딜로스 유발, 추격, 아군 보호, 이니시에이팅 등등 모두 만능 '얼음 기둥'이 해결해준다. 툴팁상으로 보기엔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레벨이 낮을 때 슬로우 효과도 좋지 않고, 적용 범위도 좁다.

그러나 실제로 등 뒤에 '얼음 기둥'이 솟구친다면, 이동기나 점멸이 없는 이상 죽음을 피하기 어렵다. 정말 중요한 것은 상대에게는 까다로운 '얼음 기둥'은 트런들에게는 6.6초마다 1000의 사정거리에서 툭툭 던지듯 쓸 수 있는 부담 없는 스킬이라는 것이다. 전형적인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 스킬이다.

트런들 서포터가 좋은 이유는 솔로 랭크의 특징과도 관련이 있다. 각자의 생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기 어려운 솔로 랭크이기에 '던지는' 플레이가 자주 발생한다. 그리고 트런들은 이것을 받는데 최적화된 챔피언이다. 잘 못 진입한다면, '얼음 기둥'이 깔려 벗어날 수 없다. 아군과 조금 떨어져도 이동 속도 버프를 받고 달려온 트런들이 기둥을 설치해 적군에게 둘러싸여 전사한다.

이미 죽음이 확정된 나를 구하러 오다 아군이 줄줄이 전사한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트런들은 이런 상황을 정말 잘 만드는 챔피언이다. 유리한 상황에서는 6.6초마다 이니시에이팅을 거는데, 전원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이상 당할 수밖에 없다.

한타에서는 진입하는 브루저들의 앞에 설치해 아군 딜러를 보호할 수도 있고, 상대 딜러의 퇴로를 차단해 아군 브루저의 진입을 용이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얼음 기둥'이 가진 에어본 효과는 상대의 귀환과 순간이동은 물론 미스 포춘의 '쌍권총 난사'와 카서스의 '진혼곡' 같은 채널링 스킬도 긴 사거리를 이용해 저지할 수 있다.

구조물 판정을 받는 기둥은 그레이브즈의 '화약 역류'나, 베인의 '선고' 등 스킬과 연계할 수도 있는 맥가이버 칼 같은 스킬이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효율을 내기 때문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 '얼음 기둥' 사용 예시
▲ 기본적인 기둥 사용 방법

▲ 기둥을 이용한 갱킹 호응

▲ 지형을 잘 이용한다면, 6초간 속박 가능!



■ 대표적인 안티 탱커 스킬, 버릴 것 하나 없는 궁극기!


안티 탱커 그 자체인 스킬이다. 8초 동안 상대의 방어력, 마법 저항력을 40% 훔쳐 아군에게 너프 이전의 '공허의 지팡이'와 '최후의 속삭임'의 효과를 지정 대상 한정으로 낼 수 있게 만들어준다. 원거리 딜러들의 상대가 단단해질수록 트런들도 단단해지며, 후반으로 갈수록 트런들이 서포터 그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스킬이다.

체력 흡수율도 높고, 쿨 타임도 짧아 교전이 연달아 일어나도 부담이 없다. 모든 대상의 체력을 늘릴 수 있는 룰루의 '급성장'만큼은 아니지만, 트런들 자신의 몸으로 '변수를 만들 수 있는 좋은 기술이다. 툴팁에는 없지만, 지정 대상에게 소소한 마법 피해도 준다. 알리스타의 '꺾을 수 없는 의지'만큼은 아니지만, 타워 다이브도 괜찮은 편이다.


■트런들 서포터 아이템 빌드 및 룬, 특성


많은 치유 효과를 가진 트런들과 잘 어울리는 '룬 갑옷' 그리고 탱커형 서포터들의 기본 특성을 찍는다. '명상'과 '무자비'는 취향의 차이지만, 6레벨 이전 트런들의 약한 라인전을 조금이라도 강화해주는 '무자비'를 선택했다. 룬은 특별한 점이 없다. 고정 체력 대신 성장 체력을 쓰는 이유는 '진압' 사용 시 체력의 효율이 월등히 높아지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효과를 받고자 사용했다.

▲ 트런들 서포터에게 좋은 아이템들

서포터의 기본인 시야석 이후, 쿨 타임 감소가 중요한 트런들은 '아이오니아의 장화'를 갖춘다. '산악 방벽'을 샀다면, '빙하의 장막'과 '점화석'을 빠르게 올려 40%의 쿨 타임 감소를 맞추는 것이 좋다. 여기까지 아이템을 갖췄으면, 상대의 잘 성장한 딜러에 맞춰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해주면 된다.



트런들의 가장 큰 단점은 초반 약한 라인전이다. 때문에 라인전 패배 = 게임의 패배라고 생각하는 원딜들이 꺼리며, 질색할 수도 있다. 그러나 크고 아름다운 '얼음 기둥'이 가져다주는 변수로 짜릿한 역전승의 한 번 맛을 본다면, 분명히 빠져들 수밖에 없다.

'흥진비래 고진감래'라 했다. 상대가 라인전을 이겼다고 전체 채팅으로 도발하며 기뻐하나, 결국 한타에서 트런들의 기둥에 막혀 패배의 쓴맛을 보게 될 것이다. 쓰디쓴 라인전의 가시밭길을 포기하지 않고 걸어 한타 페이즈에 도착 끝에는 승리라는 단맛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트롤' 한판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