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드 소프트웨어(Id Software)의 공동창립자이자 '둠', '퀘이크' 시리즈의 핵심 개발자로 이름을 알렸던 '존 로메로'와 '에이드리언 카맥'의 차기 프로젝트인 '블랙룸'이 지난달 26일 시작한 킥스타터를 잠정 중단했다.

지난달 21일, 존 로메로는 본인의 유튜브 계정을 통해 하나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의 제목은 'Return'. '스타워즈 에피소드7'의 마지막 장면을 패러디한 이 영상은 과거 이드소프트웨어에서 함께 근무했던 에이드리언 카맥과의 만남을 소재로 담고 있었다. 이어 그들은 '나이트 워크 게임즈'라는 스튜디오를 차렸으며, 가상 현실을 소재로 한 FPS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 밝혔다.

5일 후인 26일, 그들은 '블랙룸'이라는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킥스타터 모금을 시작했다. 모집 금액은 70만 달러. 그들의 이름값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지만, 초기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금액이었다.

하지만 반응은 좋지 않았다. 나이트 워크 게임즈는 약간의 컨셉 아트만을 공개했을 뿐, 게임 플레이 화면이나 영상 등 게임을 단적으로 보여줄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았다. 이와 같은 반응 때문인지 '블랙룸'의 킥스타터는 목표액의 20% 수준인 131,052 달러(약 1억 5천만 원)를 모은 상태로 잠정 중단되었으며, 추후 플레이 가능한 데모 버전을 공개한 후 다시 재개하기로 결정되었다.

이에 대해 존 로메로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결과물을 보여주기까지 몇 개월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이건 완벽한 버전이 아니겠지만, 적어도 게임 플레이나 우리가 보여주려고 한 것들을 설명하기엔 충분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블랙룸' 프로젝트가 계속 이어질 것임을 알렸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게이머들의 반응이 과거 존 로메로가 쌓아온 커리어 탓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존 로메로는 1996년, 이드 소프트웨어에서 나온 후 '이온 스톰'이라는 스튜디오를 차려 '디자인이 곧 법이다'라는 슬로건 하에 거액의 투자를 받았지만, '다이카타나'로 흥행에 참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