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스톤 최대의 변화인 정규전이 도입된지도 1주일이 지났다.

확장팩 출시와 동시에 사방에서 크툰 덱이 난립하고, 요그사론을 넣은 온갖 주문형 덱과 느조스를 위시한 죽음의 메아리 덱들, 그리고 그들의 명치를 노리는 어그로 주술사와 템포 전사까지. 아직도 수많은 덱들이 끊임없이 개량을 거치는 과정이기 때문에 여전히 일반전, 등급전을 막론하고 정규전은 혼돈에 빠져있다.

이 혼돈 속에서 조금이라도 먼저 길을 찾는 방법은 역시 하스스톤에 도가 튼 프로들의 의견을 듣고 이를 참조해 덱을 구상하는 것. 마침 최근 하스스톤 서울컵 인비테이셔널에 해외의 유명한 선수들이 초청을 받아 한국에 온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리하여 인벤에서는 '아는 게 많으니까 보인다' 특집, 줄여서 아많보 특집 후편으로 해외의 유명 게이머들과 연락해 앞으로의 정규전 향방에 대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아많보 특집 후편에는 하스스톤 서울컵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했던 'Thijs', 'Ostkaka', 'StrifeCro'가 참여해 자신들의 생각을 말해주었다. 메인 카드들인 네 장의 고대신을 포함해 앞으로 재발견될 여지가 있는 카드들과 등급전에서 승리를 불러올 최고의 직업들까지!

과연 세계 최고의 선수들은 어떤 카드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고, 어떤 직업의 강세를 점쳤을까?



■ 네 영혼의 정수 맛이 느껴지는군... 절대 강자 고대신은 느조스?




'Thijs' : 처음에 가장 많은 얘기를 나눠봤던 고대 신이죠. 한 장의 카드에 버프를 주기 위한 덱을 구성하는, 완전히 새로운 형식의 하스스톤 덱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좋은 크툰 관련 카드를 얻은 직업은 정말 힘을 많이 받게 됐죠. 등급전같은 곳에서는 드루이드나 전사를 상대할 때만 크툰을 볼 수 있을 거라고 봐요.

사제는 직업 자체의 성향과 잘 맞질 않고 다른 직업들은 괜찮은 크툰 카드를 별로 받질 못했으니까요. 마나 부스팅 카드들과 클락시 호박술사, 어둠에 물든 아라코아가 있는 드루이드가 제일 잘 쓸 수 있을 겁니다. 크툰의 가장 큰 약점이라면 일단 시간이 걸리고, 크툰을 꺼냄으로써 승패를 결정짓지 못한다면 승률이 크게 떨어진다는 거죠.

'Ostkaka' : 일단 마나 부스팅이 가능하고 강력한 연관 하수인을 얻은 드루이드에게 제일 좋은 카드라고 봐요. 새로 시작하는 분들이 크툰을 중심으로 덱을 짜는 것도 어렵지 않고요. 다만 크툰 덱이 추후 최상위 티어를 차지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조금 부정적입니다.

'StrifeCro' : 약간 공격적인 성향의 미드레인지 덱에서 끝내기 용도로 좋은 카드죠. 크툰의 공격력이 10 이상일 때 효과를 받는 하수인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상당히 강력하지만 바닐라 하수인들이 많기 때문에 템포를 잡기는 조금 힘든 카드가 될 것 같아요.



'Thijs' : 느조스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고대 신이에요. 만약 컨트롤 덱을 쓸 경우엔 죽음의 메아리 카드 몇 장과 느조스를 반드시 덱에 넣어야 할 겁니다. 그 정도로 강력한 카드죠. 느조스의 단점은 여러 죽음의 메아리 하수인을 일단 죽여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늦은 타이밍에 나간다는 거예요. 그리고 이제는 직업 구분 없이 원하는 만큼 죽음의 메아리 하수인을 많이 쓰기는 힘들죠. 하지만 메타가 허용하는 한 느조스는 최강의 고대 신이라고 봅니다.

'Ostkaka' : 정말 놀라울 정도로 강력한 하수인이에요. 제 생각엔 고대 신 4장 가운데 제일 좋은 카드인 것 같아요. 컨트롤 사제나 컨트롤 성기사가 아마 이 카드를 잘 써먹을 수 있을 거예요.

'StrifeCro' : 게임을 완전히 끝장낼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좋은 죽음의 메아리 하수인들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 제대로 빛을 보려면 크툰보다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습니다.



'Thijs' : 이샤라즈는 사용되는 걸 많이 못 보기는 했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고요. 8마나 이상의 하수인이 전투의 함성 효과를 못 받고 나간다는 건 이미 쓸모가 없어졌단 뜻이거든요. 제 천공의 교감 드루이드 덱에서 이샤라즈를 써 보기는 했는데, 아마 그게 유일하게 이샤라즈를 볼 수 있는 덱 같네요.

'Ostkaka' : 아직 이샤라즈를 써 본 적은 없어요. 아마 쓴다면 몇몇 드루이드 덱에서나 쓰이지 않을까요? 이 카드를 원래 코스트보다 더 빨리 내놓지 않는 한 별로 강할 것 같지는 않아요. 10마나를 주고 소환을 하더라도 당장 필드에 주는 영향이 없거든요.

'StrifeCro' : 이샤라즈를 쓴다면 천공의 교감 덱에서나 쓰겠죠? 솔직히 말해서 다른 덱에서는 이 카드를 넣을 만한 이유가 보이질 않아요.



'Thijs' : 요그사론은 일단 일반전에서는 굉장히 재미있고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주는 카드에요. 이기는 게 불가능한 게임을 이기게 해 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지게 만들 수도 있죠. 이 카드가 만약 정말 강한 카드였다면 하스스톤에 꽤 좋지 않은 영향을 줬을 거라고 생각해요. 얼마나 굉장한 카드건 간에 중요한 대회에서 요그사론의 RNG(Random Number Generator, 난수 발생기) 때문에 경기를 내주는 일을 겪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Ostkaka' : 사실 요그사론에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지만 보기에는 정말 재미있는 카드죠. 한 가지 다행인 건 이 카드가 그렇게까지 좋은 카드가 아니고 효과도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대회에서 자주 보기는 힘들 거란 점이에요. 물론 일반전이나 유튜브 하이라이트에서는 굉장히 좋은 카드죠.

'StrifeCro' : 요그사론을 덱에 넣는 것 자체는 굉장히 쉽죠. 그냥 주문을 많이 넣고 요그사론만 추가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모두가 겪었듯이 이 카드를 냈을 때의 결과가 너무 불안정해요.



Q. 아직 많이 사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언젠가 재발견될 카드가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세요?

'Thijs' : 제 생각엔 수렁의 수호자와 심연의 괴수가 아직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정말 엄청나게 강력한 카드라고 생각해요. 금단의 고대정령도 위의 두 카드급은 아니지만 중반에 마나를 깔끔하게 사용해줄 수 있는 만큼 드루이드 덱에 어떻게든 정착할 것 같고요. 또, 얼굴없는 불가사의도 곧 많이 사용되길 바라고 있어요. 제가 그 카드를 좋아하기도 하고, 침묵이 약해진 지금 보기보다 꽤 강하다고 생각하거든요.

'Ostkaka' : 전 야생의 부름이 정말 좋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냥꾼이 초반을 조금만 수월하게 넘긴다면 아마 이 카드를 자주 보게 될 겁니다. 느조스의 일등항해사도 아주 좋은 카드라고 보는데, 아직 대부분의 덱 리스트에서 이 카드를 넣을 자리를 찾지 못한 것 같아요.

기존 카드들 중에서도 서서히 사용 빈도가 오르는 카드들이 생기고 있죠. 무쇠부리 올빼미 대신 투입되기 시작한 주문파괴자라거나, 토큰 소환 하수인과 나 이런 사냥꾼이야가 없어지거나 너프당하면서 재등장한 라그나로스도 있고요. 실바나스도 침묵이 다소 약해진 지금 더더욱 강력해질 거예요.

'StrifeCro' : 금단 시리즈가 꽤 괜찮다고 생각해요. 사용하기에 굉장히 유연하기도 하고, 컨트롤 덱에서 쓸 경우엔 마나를 끝까지 활용하거나 후반부에 등장해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기도 하니까요. 또 하나, 어둠골 원로원도 최고의 카드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필드에서 오래 버틸 수도 있고, 강력한 대미지까지 줄 수 있으니까요. 이 두 가지 성능을 다 가진 카드는 사실 벌목기와 박사 붐 정도밖에 없었거든요.



■ 최고의 '포텐'은 심연의 괴수! 주술사가 고통을 안겨줄 것



Q. 12장의 오리지널 카드가 너프가 됐는데, 이 패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Thijs' : 다들 충분히 너프될 만한 이유가 있는 카드였지만, 몇몇 카드들은 좀 더 좋은 다른 방법이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어 비전 골렘과 자연의 군대는 돌진이 사라지면서 이제 게임에서 없는 카드나 마찬가지가 됐는데, 단검 곡예사는 여전히 이른 타이밍에 RNG를 발동시키고 있으니까요. 나 이런 사냥꾼이야도 5마나가 되면서 훨씬 적절한 위치를 찾은 것 같아요.

한 가지 이루어지지 않은 너프가 있다면 둠해머, 그리고 추가로 신의 은총이라고 생각해요. 어그로 주술사가 5마나로 16대미지를 넣는 것도 모자라 이번 확장팩에서 쓸 만한 카드를 너무 많이 받았거든요. 신의 은총은 앞으로 변화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제 생각엔 이 카드 디자인은 정말 끔찍하다고 보고 있어요.

'Ostkaka' : 추후 어떤 메타가 나타나건, 이번 블리자드의 너프 결정은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또, 낙스라마스의 저주와 고블린 대 노움 카드가 없어지면서 몇몇 직업의 힘이 빠졌기 때문에 특정 직업이나 덱이 과도하게 강력하진 않을 것 같아요. 주술사가 좋은 카드를 너무 많이 받아서 이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도 많지만 전 아직까지는 괜찮다고 봅니다.

'StrifeCro' : 모든 너프가 굉장히 만족스럽고, 그만큼 다른 덱을 구성할 방법을 찾아보는 중이에요. 알렉스트라자도 조금 변화가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은 하지만 다른 직업들 대부분이 자연스럽게 얼방 법사를 상대로 조금씩 강해졌다고 보기 때문에 일단은 괜찮은 것 같네요.


Q. 개인적으로 꼽는 이번 고대 신의 속삭임 팩에서 가장 좋은 카드는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Thijs' : 전 느조스가 최고의 가치를 지닌 카드라고 봐요. 심연의 괴수도 현재 자주 쓰이는 덱에서 찾긴 힘들지만 최강의 카드라고 생각합니다. 초반에 투스카르 토템지기나 토템 골렘, 불꽃의 토템 정도만 내도 2마나 5/5 도발 하수인이 쉽게 나타나고 후반에는 아예 0마나로 튀어나오거든요. 정말로 강력한 카드에요.

'Ostkaka' : 전체적으로 보면 야생의 부름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금 당장의 메타를 놓고 보자면 수렁의 수호자나 심연의 괴수가 되겠죠.

'StrifeCro' : 제일 강하다고 생각하는 카드는 세 장 정도 있습니다. 느조스, 어둠골 원로원, 그리고 심연의 괴수에요.

▲ 얼굴없는 자가 자네를 파괴할 걸세!

Q. 어떤 직업, 혹은 어떤 덱이 앞으로의 랭크 매치에서 활약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Thijs' : 독보적인 1위는 주술사죠. 어그로 주술사는 안 그래도 강한데 얼굴없는 화염투사같은 카드를 받아서 오히려 더 강해졌고, 토템 주술사나 미드레인지 주술사도 답을 찾아낼 거예요. 흑마법사도 위니, 리노 흑마법사 둘 다 괜찮다고 보고 있고, 전사는 죽음의 이빨을 잃어서 큰 타격을 입었지만 그래도 살아남을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엔 컨트롤 성기사 덱이 한 달 내로 등급전을 지배할 것 같아요. 금단의 치유술과 빛의 군주 라그나로스가 굉장히 고성능의 카드고 광역 제압기, 단일 제압기도 훌륭하거든요. 유저들이 최적의 덱 리스트를 찾아내는 순간 1티어로 곧 올라설 거라고 생각해요.

'Ostkaka' : 주문 도적, 얼방 법사, 느조스 성기사, 그리고 미드레인지 주술사가 제일 강력한 직업이 될 것 같습니다.

'StrifeCro' : 미드레인지 주술사와 어그로 주술사가 굉장히 강력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 둘이 후반형 덱에게 상당히 고통을 안겨줄 겁니다. 특히 미드레인지 주술사는 불꽃의 토템과 심연의 괴수를 앞세워서 그 정도가 더할 것 같네요.


Q. 한국에 팬들이 정말 많습니다. 팬분들께 한 마디 해 주세요!

'Thijs' :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지구 반대편에도 저를 응원해주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이 저한테 굉장히 의미있게 다가오고 있고, 앞으로도 최고의 플레이어로 남아야겠다는 데 대한 동기부여도 해 주고 있어요. 한국에 오면서 이곳의 e스포츠 문화를 보고 굉장히 놀랐는데, 앞으로도 한국에 다시 올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찾아왔으면 좋겠네요!

'Ostkaka' : 한국 방문은 정말 멋진 경험이었어요. 사람들도 굉장히 친절하고 음식도 정말 맛있더라고요. 다시 한 번 한국에 오고 싶네요!

'StrifeCro' : 한국에 계신 제 팬분들을 만날 수 있게 돼서 정말 좋았어요. 조만간 다시 한 번 한국에 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