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6 코카콜라 제로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시즌 1라운드 마지막 31일 차에서 ESC 에버와 SKT T1이 맞붙는다. 대부분 SKT T1의 승리를 예상하고, 그들의 1라운드 최후의 제물이 ESC 에버가 될 것임은 꽤 자명한 일이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팀이라 평가받는 SKT T1과 맞붙는 건 ESC 에버에게 엄청난 기회다. 공자가 말했다. 백문불여일견이라고, 직접 겪어 보는 것과 그들의 경기를 관전하며 배우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ESC 에버가 SKT T1과 붙어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롤드컵 우승을 하고 돌아온 SKT T1을 KeSPA 컵에서 꺾은 후, 파죽지세로 CJ 엔투스 마저 잡아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지금 ESC 에버는 그때의 ESC 에버도 아니고, 단기 토너먼트가 아닌 리그제에 적응하고 있는 LCK 신예팀일 뿐이다. 라운드가 진행될 수록 그들의 약점은 매서운 LCK 팀의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에게 낱낱이 드러났고, 장점도 단점도 명확한 팀이 ESC 에버의 현주소다.

KeSPA 컵 우승팀이 아닌 LCK 신예팀 ESC 에버에게 SKT T1과의 대결은 엄청난 도약의 기회다. 이미 챌린저스 동료인 MVP가 증명하지 않았나. 경기 내용은 처참할 정도로 일방적이었지만 MVP는 최고의 팀과 맞붙으며 그들이 어떻게 경기 내에서 압박을 가하는지, 특정 상황에서 어떤 운영을 펼치는지 맞닥뜨렸다.

그 경기를 피드백하는 과정에서 MVP는 진일보했다. 챌린저스 팀치고 잘하는 축이 아니라 LCK 중위권을 충분히 노려볼만한 팀이 됐다. 물론 SKT T1과의 경기 한 번이 그들을 발전시킨 것은 아니겠지만, 높은 벽을 경험해봤기에 상대적으로 다른 팀들이 낮은 벽으로 느껴져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이번엔 ESC 에버가 한 번 LCK에서 가장 높은 벽을 느껴볼 차례다. 조금 늦어 아쉬울 수도 있으나, 아직 그들에겐 2라운드가 남았다. 휴식기를 가지면서도 경기를 내내 곱씹으며 SKT T1의 노하우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여야 한다. 과연, ESC 에버도 SKT T1전을 계기로 각성할 수 있을 것인지 아주 많이 기대된다.


■ 2016 코카콜라 제로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시즌 31일 차 일정

1경기 MVP VS 아프리카 프릭스 - OGN
2경기 SKT T1 VS ESC 에버 - SPOTV GA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