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아키에이지 최초의 유저 간담회를 통해 여름 업데이트 '오키드나의 증오' 콘텐츠가 공개된 지 어느덧 한 달. 드디어 D-day가 왔다.

서비스 초기부터 소문만 무성했던 신규 능력 '증오' 와 새로운 종족인 드워프와 워본의 합류, 오랜만에 개방되는 신규 지역, 여기에 새롭게 정비된 콘텐츠까지. 상당히 많은 변화가 예고된 만큼 기대하는 유저들도 많았을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신규 서버 '곤'이 오키드나의 증오 업데이트와 동시에 오픈하는데 드워프와 워본 종족으로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육성할 필요가 있어서, 복귀/신규 유저 뿐만 아니라 다른 서버에서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 중에서도 새로운 마음으로 '곤'에서 시작하려는 경우도 있을듯하다.


▲ 업데이트와 함께 오픈된 신규 서버 곤


실제로 레벨업이 귀찮아서 주요 능력 몇 개만 55레벨을 찍고, 평화롭고 안정적인 초식 라이프를 즐기던 기자 또한 플레이 하던 서버를 버리고 신규 서버, 신규 종족 육성이라는 미끼를 물어 버렸으니 말이다.


■ 귀여운 드워프냐! 아니면 성숙미 넘치는 워본이냐!

서버 점검은 11시 정각에 완료되어 접속이 가능했다. 물론 20여 분 후 점검에 들어가긴 했지만, 오키드나의 증오 업데이트로 변화된 모습을 맛보긴 충분한 시간.

일단 로그인 화면 자체가 "이게 아키에이지인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깔끔하게 변경되었다. 온통 검은 배경 가운데 자리 잡은 오키드나 여왕이 유독 강렬한 인상을 줬는데, 과거 웅장하거나 밝은 느낌을 주던 것과는 달리 뭐랄까 차분하면서도 어두운 아우라가 느껴졌다.


▲ 아키에이지 로그인 화면 맞습니다


로그인을 마친 후에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보통은 캐릭터 이름과 커스트마이징이 주요 고민 대상이겠지만, 이번에는 드워프와 워본 중 어떤 종족을 선택할지부터 막혔기 때문이다.

여기에 로그인 화면과 마찬가지로 확 바뀐 캐릭터 생성창은 세부적인 설정 방법이 크게 바뀐 것은 아니지만, 모델링을 조금 더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배치라던가 퀄리티 자체가 확 올라가서 창작 욕구까지 자극했다.

이것저것 자세하게 살펴보니 새로 추가된 두 종족 모두 모델링에 신경을 써서 그런지, 기본으로 제공하는 프리셋조차 모두 다 마음에 들 정도. 다만, 개인적으로 남성 캐릭터는 하지 않는 주의라 제외하고 여성 캐릭터만 봤을 때, 성숙미 넘치는 외형이 조금 더 끌렸기에 워본을 선택했다.

무엇보다 새로 추가되는 종족에는 남자의 로망 중 하나인 '변신'이라는 특성이 추가되었는데, 육중한 로봇보다는 과거 프레데터라는 SF 공포 영화에 등장하는 괴물 모습과 유사한 워본의 날렵한 변신 모습 또한 취향 저격!


▲ 캐릭터 생성 화면도 상당히 많이 바뀌었다

▲ 기본 제공되는 외형 프리셋도 훌륭한 수준!


그렇게 생성된 기자의 워본 여자 캐릭터. 꽝손이라 캐릭터를 예쁘게 꾸밀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 변경된 커스트마이징 설정을 조금 만져본 후 바로 캐릭터를 생성했다.

캐릭터 외형은 추후 능력 있는 금손 유저들이 공유해 주는 소스를 벤치마킹 하는 것이 가장 베스트고, 이벤트를 통해 미용실 이용권을 보상으로 지급하기도 하니 기회는 많다. 정말 답답하면 미용실 이용권을 구매하거나, 야타 혹은 페피 꾸밈옷을 고려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 말이다.


▲ 워본 여자 캐릭터를 선택하길 잘한 거 같다



■ 신규 종족만의 특징인 변신! 외형이나 전투 효율은 어떨까?

이런 신규 서버가 나왔을 때는 초반에 치고 나가는 것이 레벨업이나 진행에 좋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앞세워 빠르게 접속을 했지만, 생각보다 기자와 같은 생각을 하는 유저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서버 오픈 후 접속까지 3분 정도 걸린 듯한데 이미 초반 시작 지역을 빼곡하게 채워가는 유저들. 뭔가, 오랜만에 초보존이 북적이는 모습을 봐서 기분은 좋았다. MMORPG 특성상 플레이하는 인원이 많아진다는 건, 그만큼 다양한 콘텐츠를 같이 즐길 수 있어서 결과적으로는 개인과 개발사 모두에게 좋은 현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워본의 시작 지점은 이번에 새로 추가된 이즈나 대학살의 현장에 있는 '여왕의 방'으로 일반 튜토리얼을 진행하는 드워프와 달리, 바로 변신 콘텐츠를 체험 가능하다는 것. 사실 변신 시스템이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또 어느 정도의 전투 효율이 있는지가 궁금했기에 30레벨 달성이 멀게만 느껴진 기자에게는 희소식이었다.


▲ 정말 빨리 접속했는데도 많은 워본 꿈나무들이 시작 지점을 점거한 상태


몇 번의 대화 후 차원문을 통해 이즈나 대학살 현장에 진입하니 '육식자'로 변신한 상태에서 튜토리얼이 진행되었다.

본래 드워프와 워본 모두 변신은 30레벨 기준 2분 30초 동안만 유지되지만, 시나리오상 변신 시간이 무제한으로 설정되어 있어서 이것저것 살펴 불 수 있었다.


▲ 시나리오 퀘스트라 무제한 변신 상태에서 플레이 가능!


일단 육식자의 외형은 걸을 때마다 흔들리는 꼬리라던가 날개 부분 등 디테일이 살아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웠고, 기존 능력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제한이 있었지만 의외로 짜임새 있게 구성된 특수 기술도 마음에 들었다.

단 5개 존재하는 전투 기술은 발동 속도가 빠르고 재사용 대기 시간이 없는 평타 개념의 '육식의 칼날', 용권풍과 산울림 등 2개의 광역 공격 기술, 멀리 떨어진 적과의 거리를 순간적으로 줄일 수 있는 이동 겸 상태이상 기술 '날렵한 폭격', 그리고 10초 동안 받는 피해를 감소시키는 방어 기술 '용의 비늘'까지. 기술별 연계 효과로 추가 피해까지 줄 수 있어서 몰이 사냥 용도로도 상당히 좋아 보였다.

유지 기술 또한 생명력 회복, 이동/공격속도/회피율 등의 증가, 근접 공격을 받을 경우 공격자에게 출혈 상태를 유발하거나 주력 기술의 재사용 시간 대폭 감소처럼 뭐 하나 버릴 게 없을 정도였다.


▲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던 육식자의 외형

▲ 육식자로 변신하면, 해당 스킬만 사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기존 기술보다 한 차원 세련된 공격 모션이나 이펙트로 눈이 즐거웠는데, 여기에 첫 시나리오 목표가 무쌍류 게임처럼 특정 지역으로 달려가 꾸역꾸역 밀려오는 적들을 처치하는 거라 굉장히 신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기술의 재사용 대기 시간도 짧은 편이고, 초보 유저들이 12345 연타만해도 스타일리쉬한 액션이 가능할 만큼 조작 난이도가 쉬웠고, 사냥 속도는 빨랐다. 물론 시나리오상 적들의 체력이나 공격력이 매우 쉽게 설정되어 있을 수 있지만, 실제로는 2분 30초의 제약이 있는 만큼 효율 역시 나쁘지 않을 거 같았다.


▲ 기본 평타 공격의 이펙트부터가 다른다

▲ 근접한 다수의 적을 공격하는 용권풍!


그렇게 막상 완료해야 하는 이즈나 왕궁 대학살 시나리오는 뒷전, "변신 만세!"를 외치며 피아노를 치다 보니 머리를 식히라고 권유라도 하듯 긴급점검에 들어갔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막간을 이용하여 커뮤니티 반응을 살펴보니, 짧게나마 변신 시스템을 경험한 유저들 사이에서는 "타격감이 나쁘지 않다"는 의견부터 신규 종족에 대한 만족스러운 외형까지 관련된 글이 많았다. 물론 기존 종족에 비해 월등하게 좋아 보이는 드워프와 워븐의 특성에 대한 우려 섞인 이야기도 있었지만 말이다.


▲ 몰이 사냥에서도 무난하게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변신 시스템



■ 맵 하나가 통째로 주거 지역! 무주택자들에게 희망을...

서버 점검은 한 시간 정도 시간이 흐른 후 종료되었고, 이미 짧게나마 변신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기자는 다음으로 궁금했던 신규 주거 지역을 가보기로 했다.

아무래도 지금까지 아키에이지를 하면서 무주택 신분으로 살기도 했고, 좋은 주택 자리를 구하지 못해서 기후도 이상한 촌구석에만 늘 집을 지었기 때문에 유독 반가웠다고 할까?

여기서 밝히지만, 초식 위주로 게임을 즐기는 기자는 매우 가난하다. 장비 점수도 형편없다. 하지만 예쁘게 꾸미고 다니고 싶고, 좋은 전망의 멀쩡한 주택에 대한 열망은 항상 가지고 있었기에 사실 가장 기대한 건 대규모 집터였다.

그래서 평소 동대륙에서만 플레이해왔기 때문에 하리하란 대륙에 추가된 '로칼로카 산맥'을 목적지로 잡고 탐사에 나섰다.


▲ 목표는 로칼로카 산맥 전용 주거 지역!


로칼로카 산맥은 로카의 장기말들 오른쪽, 하슬라 위쪽에 추가된 신규 지역으로 높은 산맥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물안개 마을'의 비행선을 이용해야 한다.

물론 눈사자 휴식처 오른쪽 완만한 경사의 절벽을 기어 올라가거나 날틀을 이용해 이동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도전을 즐기는 유저라면 경험해 보는 것도 좋다.


▲ 앞에 보이는 산맥을 비행선이 아닌 날틀이나 등반으로 넘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비행선을 타고 날아가다 보면 광활한 로칼로카 산맥의 땅덩어리가 시선에 들어온다.

한 지역, 그것도 호랑이 등뼈 산맥과 무지개 벌판을 합친 정도의 면적이 모두 주거 공간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현재는 텅 빈 상태라 굉장히 휑하다는 게 솔직한 첫인상.


▲ 지금은 썰렁하지만, 주말이 지나면 꽉 채워지겠지?


하지만 본격적으로 맵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이번에 추가된 신규 지역은 특징 한 가지씩을 가지고 있는데, 서대륙 하늬 마루 집터에 간단한 놀이기구와 이벤트를 위한 특별한 공간이 존재한다면, 이곳 로칼로카 산맥에는 열기구나 비행선을 통해서 접근할 수 있는 고지대 집터가 제법 많다.

실제로 로칼로카 산맥에는 20여 명쯤 탈 수 있는 순환식 비행선과 저지대와 고지대를 이어주는 1인승 승강기가 배치되어 있는데, 실용성에 대한 의문보다는 탁 트인 고지대에서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 호수 가운데 주거 공간으로 초가 지붕농장 한 개가 딱 들어간다

▲ 고지대와 저지대를 이어주는 승강기의 모습

▲ 겁 많은 동물 두 마리(?)가 시승해봤는데, 4명까지도 들어갈 수 있을 듯

▲ 고지대를 오가는 열풍선도 운행된다

▲ 열풍선은 이런 느낌! 그나저나 주거 공간이 정말 많다


뭐, 고지대에도 기본 NPC나 포탈 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집을 짓고, 생산 활동을 즐기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평화 지역 + 온대 기후라는 점에서 초식 위주의 콘텐츠를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입지 조건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이 기회에 집터를 옮길 계획을 가지고 있거나 새로 입주를 꿈꾸는 유저들이라면, 주택 건설이 가능해지는 7월 16일(토) 오후 2시 타임을 놓치지 말도록 하자.

기자 또한 미리 좋은 자리 몇 군데를 점 찍어 둔 만큼 오랜만에 제대로 된 나만의 주택을 꿈꾸며 당분간은 레벨업에 집중하겠지만, 이번 업데이트를 기점으로 좀 더 많은 인원이 함께 앞으로의 아키에이지를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