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T1의 서포터 '울프' 이재완이 2016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8강 진출에 대한 소감과 앞으로의 경기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SKT T1은 9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움에서 펼쳐진 그룹스테이지 8일 차에서 B조 1위 성적으로 8강행을 확정지었다. 더불어 지난 조별 예선에서 고배를 맛보게 했던 플래쉬 울브즈와의 승부에서도 멋진 복수를 성공해냈다. 다음은 '울프' 이재완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조 1위로 8강에 진출하게 된 것을 축하한다. 승리 소감을 말해달라.

A. 오늘은 개인적인 실수가 많지는 않았어서 어찌 보면 다행이지만, 그렇다고 또 아주 좋은 모습도 딱히 나오지 않아 아쉽다. 전반적으로 평가하자면 아쉽다.


어느덧 미국에 온지 2주가 되었는데, 생활은 어떠한가?

A. 이것저것 다 괜찮은 편이다. 다만 주간 스크림이 끝나면 저녁 여섯 시부터 아침 여덟 시까지 잠을 푹 자곤 했는데, 요즘은 변경된 경기 시간 때문에 수면이 규칙적이지 못했다. 그게 힘들었다.


Top 20에 들지 못해 아쉬워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해줄 수 있을까?

A. 솔직한 생각은... 올해의 나는 꽤 잘 한 것 같은데 왜 못 받았는지 의문이다. 물론 해외 리그는 잘 안 봐서 비교를 하기 애매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내가 더 잘 한다고 생각했던 선수들도 리스트에 등재되어 있어서 기분이 묘했다.
작년에 들지 못한 것은 인정한다. MSI 때 모습도 그렇고... 하지만 올해도 이렇다니. 그 리스트 이후에 21위, 22위 등 조금 더 순위가 발표된 것을 봤는데도 역시 내가 없었다. '이 사람들이 날 안 좋아하는구나' 하고 느꼈다. 앞으로 보여줘야겠다. 그 사람들이 '겜알못' 이었다는 걸.


봇 라인전 양상이 경기 승패를 좌우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최근 메타에 서 봇 라인의 영향력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맞라인 전이 강제되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봇 라인의 실력 싸움 구도가 형성된 것 같다. 사실 2:2로만 보면 정말 실력 싸움인데, 다른 개입이 있다는 것이 변수다. 올라프나 아우렐리온 솔, 라이즈 등 속도가 빠른 챔피언들이 미드나 정글에서 나타나면 라인 개입이 너무 쉬워진다. 그렇기에 또 생각해보면 봇 라인 맞대결 비중이 지나치게 큰 것 같진 않다.


8강에서 맞붙게 될 RNG의 봇 라인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A. RNG가 요새 잘한다고 말이 많다. 내 생각에는 그래도 우리 봇 라인이 더 낫다. 소문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플래쉬 울브즈에 드디어 복수했다. 경기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팀원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궁금하다.

A. 조별리그 1주 차에 지고 나서, 꽤나 '핫'했던 주제였다. 우리는 그냥 우리 방식대로 생각하고 싶은데, 각종 기사나 말들이 들리며 우리의 '마이 웨이'를 지키기 힘들었다. 어쨌든 실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준비했다.


8강의 대진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사실 다소 짜증이 났다. 경기가 빠른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가능하면 첫 날에 하고 싶었을 정도고. EDG보다는 RNG를 만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의 풀 안에 한국과 중국의, 롤드컵에서 가장 잘 하는 네 팀이 모여있다. 우리는 물론 4강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 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속한 다른 편의 풀이 좀 부럽다. 그 쪽에 속해 있었으면 마음의 여유가 조금 생기지 않았을까. 지금 상태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주 여유 있는 느낌은 아니다.


정언영 선수가 SKT T1의 도움으로 8강에 올랐다. 이후 따로 연락을 했는가?

A. 아직은 연락하지 않았다. 내가 찾아가야 할 것 같다. 아니면 그 쪽에서 먼저 오려나? 피자라도 한 판 사주지 않을까?


이재완 선수의 롤드컵 알리스타 스킨이 다른 팀에서도 유행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A. 무엇보다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써 주셔서 참 기쁘다. 그 전에, 일단 롤드컵 스킨이 있다는 것은 아주 행복한 일이다. 나름의 특권이라 볼 수도 있을까? 아주 기분이 좋다. 다만 다른 선수들이 내 스킨으로 너무 잘 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뭔가 뺏기는 느낌이 들 것 같다.


많은 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지막 할 말은?

A. SKT T1 팬 분들이 8강 대진을 보셨을텐데, 우리 팀에 대한 걱정을 하셨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걱정하실 필요 없이 우리는 무조건 더 잘 할 것이다. 항상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SKT T1도 응원해주시고, 특히 나를 더 응원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