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GO가 국내에 출시된 지 어느덧 한 달. 최근 2세대 포켓몬이 추가되는 등 대규모 업데이트까지 겹쳐 그 인기가 사그라들 줄 모른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다양한 연령층의 트레이너들. 둥지나 포켓스탑이 밀집된 곳을 찾아 가까운 공원으로 향하는 모습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다.

안 걷던 길을 걷게 하고, 낯선 곳을 방문케 하는 포켓몬 GO의 힘은 실로 놀라울 정도다. 더 나아가 포켓몬 GO와 함께하는 '여행'을 준비하고, 실제 행동에 옮겨 버스와 기차에 몸을 싣는 트레이너들도 적지 않다고 하니,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힘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봄의 내음이 조금씩 풍겨오는 3월이 가까워지고 있는 요즘은 둥지와 핫플레이스를 향한 발걸음 대신 여행을 계획 해볼만한 시기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과 초목이 싹트는 우수가 지난 지금이 적기가 아닐까. 서울은 아직 바람이 매섭지만, 남쪽 지역은 최고 12도로 포근한 날씨가 연일 이어지니 말이다.



포켓몬 GO와 좋은 추억을 만들 여행지로 '경주'를 추천한다. 곳곳에 보이는 한옥채 풍경은 현대 가옥의 새로운 멋이 담겨있어 낭만적이다. 우리의 선조가 남긴 위대한 유산을 통해 가슴 벅찬 감동과 한층 더 성숙해질 수 있는 여행지. 바로 경주다.

사실 경주가 갖는 의미를 놓고 보면, 포켓몬 GO를 위해 떠날 적합한 여행지는 아니다. 오히려 포켓몬 GO는 여행을 떠날 핑곗거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집 밖을 떠나 학창 시절엔 몰랐던 고고한 매력과 추억의 감성을 되새기고 견문을 넓힐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핑계가 있을까. '여행'이라는 본질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포켓몬 GO는 부가적으로 즐길 재미 요소라 생각해보자. 술을 먹기 위해 술집에 가는 것이 아닌, 밥을 먹기 위해 밥집에서 술을 시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 늦겨울, 경주의 명승고적 탐방을 위해 포켓몬과 함께 떠나라


천 년 신라의 '고고한 매력을 가진 곳 경주. 철없던 시절, 아련하게 떠오르는 수학여행의 추억을 되새기고,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줄 낭만 신라의 수도로 여러분을 안내한다.




신라의 낮과 밤, 반전 매력이 가득한 알찬 '당일치기' 코스



지천에 널린 것이 유적이고 보물인 천 년 신라의 수도 경주. 눈에 담아야 할 유적이 너무 많기에 당일치기 여행을 계획하기가 쉽지 않다. 자고로 여행이란 마음의 여유를 갖기 위해 보다 느긋하게 즐겨야 하는 만큼, 최소 1~2박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월요일의 출근과 수업이라는 압박에 자유롭지 못한 것도 사실. 이러한 바쁜 현대인을 위해 알찬 당일치기 여행을 추천한다.

경주 도착 → 불국사 → 석굴암 → 황남동 → 천마총/대릉원 → 첨성대/계림숲/석빙고 → 동궁과 월지(안압지) → 숙박/귀가



오전과 점심녘쯤에 불국사와 석굴암을 관광하고, 황남동에 돌아와 저렴한 경주 한정식으로 약간 늦게 점심을 해결한 뒤, 대릉원에서의 낙조, 첨성대 주변 계림숲과 안압지의 야경을 즐기는 코스다. 그리고는 다시 황남동으로 돌아와 저녁 식사를 마치고, 마지막 차편에 몸을 실으면 된다.

빠듯하지 않겠냐고? 금요일 저녁에 일찍 잠들고, 토요일 아침에 일찍 출발하면 된다. 바쁜 현대인을 위한 여행 코스니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숙박비 부담을 덜어내고 저예산으로 여행하려면 어쩔 수 없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더 알찬 여행이 될 수 있다.





경상도 여행의 필수 코스 - 경부 고속도로의 낭만 '금강 휴게소'



서울/경기권에서 경주로 향할 때 보통 네비게이션은 중부 내륙 고속도로를 권장한다. 거리가 더 짧기 때문. 그리고는 자연스레 선산 휴게소(포켓몬의 성지 플래카드가 걸린 곳)를 들리라고 한다. 경상북도로 향하는 고속버스 대부분이 빠른 운행을 위해 중부 내륙 고속도로를 이용하고, 또 선산 휴게소를 들린다.

충주 ↔ 대구 구간이 막힐 땐 경부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고속버스도 있다. 간혹 개인 취향에 따라 경부를 이용하는 기사분들도 있긴 하다. 이렇게 확률은 낮지만, 경주로 향하는 버스가 약간 더 돌아가는 경로인 경부 고속도로를 탔다면, 운이 매우 좋은 날인 것이다.



추풍령 휴게소와 함께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금강 휴게소는 마을로 향하는 길목과 저수지를 끼고 있어 멋진 자연 풍경을 자랑한다. 봄에는 새싹과 노란 풍경이 일품이고, 여름에는 가볍게 물놀이와 낚시를 즐기기 좋으며, 가을에는 단풍이, 겨울에는 얼어붙은 저수지의 모습이 일품이다. 사계절 밤낮 할 것 없이 늘 아름다운 휴게소다.

거리상 조금 더 돌아가야 되지만 경부 고속도를 타고 금강 휴게소에 들릴 것을 추천한다. 자연경관을 보며 갖는 힐링 타임도 여행에 빠져서는 안 될 묘미이니 말이다. 경주의 유적 사지가 메인 디쉬라면, 금강 휴게소는 애피타이저이자 본격적인 여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 금강 휴게소에는 3개의 포켓스톱과 1개의 체육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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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 휴게소와 조령 1리 마을로 걸어 갈 수 있다는 사실


▲ 포켓스탑인데 이름이...

▲ 금강 경치 좋네

▲ 리모델링 되고 나선 세련미까지 갖췄다

▲ 총 3개의 포켓스톱과 1개의 체육관, 준수하지 않은가

▲ 가격이 꽤 비쌌던 포켓몬 뽑기 박스


▲ 포즈 좀 취할 줄 아네

▲ 휴게소는 역시 먹거리가 가장 중요하다

▲ '애송이의 사랑'이 실린 양파 1집 카세트 테이프를 팔고 있었던 놀라운 가게

▲ 뒤틀린 황천의 피카츄

▲ 개그맨 윤형빈이 정경미에게 프로포즈한 그 장소


▲ 앉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사랑의 그네


▲ 동료 기자님, 얼굴은 가려드렸습니다





▲ 사랑의 좌물쇠가 걸려있던 이곳은

▲ 체육관이었는데 그냥 때려 부수고 싶어 도장을 깨고 점령해버렸다

▲ 휴게소의 꽃, 우동을 먹으려면 실내로~

▲ 실내에선 체육관과 포켓스탑 1개가 잡힌다




▲ 분수대는 여름에 와야...


▲ 휴게소 뒷편에는 저수지를 끼고 휴식을 취할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 계단으로 내려가면

▲ 도리뱅뱅(빙어)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

▲ 우앙~ 빙어당

▲ 금강 특산 도리뱅뱅 2인분에 2만원

▲ 저수지가 얼어붙은 모습, 2월초 여행이라 지금은 다 녹았을 것 같다

▲ 얼음 밑에는 무수히 많은 빙어가 있었다

▲ 휴게소에서 이런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니

▲ 강원도 느낌이 물씬 풍기지만 이곳은 충청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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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채 매력에 푹 빠져보시라, 맛과 멋의 요충지 '황남동'



경주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톨게이트의 모습은 '한옥'이다. 도시 곳곳을 지날 때마다 보이는 한옥채가 비로소 여행을 왔다는 느낌을 고취 시킨다. 시내에 들어설 때면 이곳이 정말 한국이 맞는지 착각이 들 정도. 그만큼 잘 보존된 유적과 콘셉에 맞게 지어진 한옥채의 모습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그중에서도 황남동이 딱 그러하다. 큰 도로 사이로 보이는 언덕 모양의 능선은 여러 왕릉이 모여 만들어낸 황남동의 고유 풍경이다. 여행객을 배려하여 곳곳에 배치된 관광 표지판, 신호대기선과 등불마저도 신라답게 꾸며져 다른 여행지와는 확연하게 다름을 느낄 수 있다.




황남동은 보는 멋과 함께 숙식을 해결하기 좋다. 고려-조선 시대에 귀빈이 머물렀던 객사 동경관의 의미를 살린 한옥 호텔 황남관을 비롯하여 저렴한 한옥 민박, 한옥 게스트하우스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도보로 20분 정도밖에 되질 않는다.

관광을 위해 보문단지나 불국사, 석굴암행 버스가 정차하는 서라벌 네거리와도 가깝다. 동쪽에 안압지와 계림숲, 남쪽에는 교촌 향교, 북쪽으로는 대릉원을 끼고 있다. 여러 유적지를 도보로 다닐 수 있는 교통의 요충지인 셈.



경주를 여행한 이들이 먹거리가 없고, 맛집은 비싸다고 입 모아 말하지만, 황남동은 저렴한 가격에 맛좋은 토속 음식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한정식으로 여행객에게 유명한 도솔마을과 멧돌 순두부 정식은 마치 전라도 인심을 보는듯한 반찬 가짓수와 저렴한 가격을 자랑한다. 단체 관광객이라면 식사가 어렵겠지만, 6인 이하의 여행객이라면 걱정 없다.

팥과 견과류가 가미된 황남빵의 본점도 황남동에 있다는 사실. 숙박과 식사, 관광까지 모두 해결하기 좋은 황남동은 여행객이 머무르기 매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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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릉이 능선을 이루고 있는 모습은 황남동의 고유 풍경

▲ 근처에 있는 대릉원-천마총이 보인다

▲ 축조된지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한옥채

▲ 저렴한 가격에 한복을 빌려주는 매장도 있다






▲ 2월 중순, 우연히 대보름과 겹쳤던 토요일이었다



▲ 외국인이 많이 보였던 황남동의 어느 한옥가

▲ 한옥과 왕릉, 그리고 해가 저무는 모습까지

▲ 이곳은 황남동에 있는 한옥 호텔이다


▲ 한옥으로 지어진 카페도 꽤 많다는 사실


▲ 황남빵의 본점도 황남동에 있다


▲ 찰보리빵은 따뜻할 때 먹어야 더 고소하다



신라인의 불국정토(佛國淨土) 염원이 담긴 '불국사'



경주하면 으레 떠오르는 곳 불국사. 토함산 중턱에 있는 대한불교 조계승 소속의 사찰이다. 신라시대 중창되었다가 고려, 조선을 거치며 수축되었고, 임진왜란 때 불타버리기도 했다. 1995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다.

이른 아침 첫차를 탔다면 아마 10시 전후로 경주에 도착, 불국사는 아마 11~12시쯤에 도착한다. 시간상 점심을 먹고 황남동 근처의 유적을 관광하는 게 보통이지만, 가장 먼저 불국사로 향할 것을 추천한다. 고요한 산속에서 따사로운 햇살 사이로 보이는 불국사의 웅장한 모습은 해가 중턱일 때 봐야 그 진면목을 눈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불국정토를 이루고자 했던 신라인의 염원이 담긴 불국사의 진짜 모습을 놓쳐서야 되겠는가.



불국사 관광은 일주문으로 시작하여 불이문으로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주말 점심녘에는 일주문 근처에 주차 공간이 부족할 때가 많다. 간혹 일부 시내버스는 불이문에 서기도 하고, 일부 네비게이션은 후문 방향으로 안내하기도 한다.

어디로 입장하는지는 사실 큰 상관이 없다. 하지만 불국사가 처음이라면, 가장 일반적인 관광 코스의 시작인 일주문으로 향할 것을 권장한다. 웅장하고 경건한 모습에 분명 마음을 빼앗기게 될 것인데, 순서대로 하나씩 즐겨야 하지 않겠는가. 불이문 주차장에서 일주문까지 도보로 10분 정도 걸으면 된다.



익히 알려진 석가탑, 다보탑 외에도 불국사는 손과 발길이 닿는 모든 것이 국보 문화재이자 보물 문화재다. 보는 이로 하여금 경건함 마음을 벅차게 하는 여러 종류의 불상은 지혜로운 선조의 유산이고, 우리의 자랑이다.

포켓스탑을 돌리고 포켓몬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국사에서만큼은 국보와 보물이 가진 의미를 되새기고, 국사 시간 때 들을 수 없었던 자세한 불국사의 뜻깊은 역사를 살펴보길 권한다.



▲ 불국사 내부의 포켓스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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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에 도착한 당신, 먼저 불국사로 향하라

▲ 불국사로 향하는 길, 모든 풍경이 아름답다

▲ 산으로 들어가기 전에 보이는 불국사 표지판


▲ 88 서울 올림픽 성화봉송 기념비가 있는 핫플레이스였다

▲ 3개의 포켓스탑과 1개의 체육관

▲ 국립 경주 문화재 연구소를 지나

▲ 쭉 직진하면

▲ 불국사 후문 주차장에 도착 (주차비 1천원)

▲ 저 멀리 불이문이 보인다

▲ 불국사 앞에 있는 포켓스탑



▲ 일주문을 지나는 순간부터 불국사의 아름다움이 시작된다

▲ 후문 주차장에서 정문까지 도보로 약 8분




▲ 연각 근처에선 잉어킹과 미뇽이 쏠쏠하게 등장


▲ 연각을 지나 도착한 천왕문


▲ 천왕문은 사천왕이 지키고 있다

▲ 성보 박물관은 현지 출입 금지, 포켓스톱이 보이지만 절대 들어가면 안된다

▲ 천왕문을 지나 보이는 또 하나의 연각

▲ 지금은 거의 다 녹았을 것 같다

▲ 불국사 탐방, 이제 시작이다

▲ 불국사 내부의 포켓스탑


▲ 약수터를 지나면

▲ 연화교, 칠보교와 함께 범영루, 청운교, 백운교, 좌경루가 보인다

▲ 이해를 돕기 위한 불국사 전각 배치도 - 출처 : 불국사 공식 홈페이지

▲ 당간지주는 포켓스탑으로 등록되어 있다


▲ 왼쪽에 보이는 계단이 연화교와 칠보교, 우측 계단이 청운교와 백운교다


▲ 대웅전 앞 중문의 역할을 하고 있는 '자하문'

▲ 연화/칠보교와 청운/백운교 사이에 있는 '범영루'의 위엄


▲ 다른 각도에서 봐도 위엄이 엄청난 자하문


▲ 청운교와 백운교


▲ 청운/백운교와 자하문을 지날 수 없어 대나무숲으로 돌아가야 한다

▲ 극락전에 들어섰다!



▲ 극락전 복돼지



▲ 연화/칠보교를 지나 극락전에 도달하기 위해 지나야하는 '안양문'



▲ 대웅전에는 다보탑(좌)과 석가탑(우)이 웅장함을 자랑한다

▲ 다보탑의 네 방향은 사군자 매난국죽을 가리킨다고 한다

▲ 다보탑의 돌사자가 1마리로 줄은 이유


▲ 1마리만 남게 된 돌사자


▲ 장황한 석가탑의 위엄



▲ 정말 멋있다, 그저 감탄밖에...

▲ 대웅전 앞에 사람이 몰리는 이유는 설명해주는 직원이 있기 때문이다

▲ 무설전은 실내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 물론 사진 촬영은 금지다







▲ 비로전에는 '금동비로자나불좌상' 금동불이 있다



▲ 법화전지 근처에는 종무소와 화장실이..

▲ 연등도 정말 예쁘다


▲ 왼쪽에 보이는 글귀는 화장실

▲ 아직 마실 수 없는 것 같다


▲ 신라시대 화장실 유구


▲ 불이문 근처에는 전통찻집과 찰보리빵 가게가 있다


▲ 범종각의 사리탑은 불국사의 마지막 불거리




▲ 숲길을 따라 불이문으로 향하는 길


▲ 안녕, 불국사... 이제 석굴암으로!



기학적인 신라 예술의 결정판 '석굴암'



불국사에서 토함산 산길 코스로 약 50분, 차로 약 20분이면 석굴암에 도착한다. 시간상 여유가 있다면 산길 코스로 석굴암에 향하는 것도 제법 운치 있다. 그리 험하지 않은 산길이라 초보자도 쉽게 등산할 수 있다. 토함산의 솔바람 소리를 들으며 디그다를 잡고, 경주 시내를 보는 한눈에 내려볼 수 있으니 말이다.



사실 석굴암은 가는 시간과 또 되돌아가는 시간을 고려하면, 당일치기 여행객에겐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규모도 작은 편이다. 그래서 석굴암은 들리지 않은 여행객이 제법 많다. 하지만 신라 시대 최고의 기술력으로 천 년을 넘게 보존되고 있는 석굴사찰, 해외에서는 불국사보다 석굴암을 더 관광 우선순위로 둔다고 하니, 여까지 와서 눈에 담지 않으면 섭섭하지 않겠는가.

석굴암은 중국, 인도처럼 자연스레 형성된 동굴에 조성한 천연석굴이 아니다. 당시 신라 최고의 기술력이 동원됐는데, 화강암의 자연석을 조각하여 인공적으로 축조됐다. 이런 석굴사찰이 천 년이 넘게 보존되고 있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 시절부터 최근까지 여러 보수 과정을 통해 현재는 석불 안쪽으로의 통행을 막고, 보존을 위해 유리로 막아둔 채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다. 본존불 주위의 방을 돌며 참배하는 건 요즘 시대에서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 작품의 위대성만 보더라도 통일신라 불교의 찬란함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으므로 꼭 석굴암에 들리길 권한다.

▲ 불국사에서 석굴암으로 가는 길(좌) - 석굴암은 총 7개의 포켓스탑이 있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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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국사에서 석굴암으로

▲ 다리를 지나 석굴암으로 가는 길, 산길이 좀 험한 편이다

▲ S자 코스의 연속, 석굴암 입구부터 끝까지 총 7개의 포켓스탑이 있다

▲ 인벤팀 은(는) 석굴암에 도착했다!

▲ 고사리와 나물을 팔고 계신 할머니

▲ 석굴암에 가기 전, 미리 화장실에 들리는 게 좋다

▲ 멋진 계수대, 포켓스탑이라는 사실

▲ 멋진 조형물이 보인다면 그것은 80% 이상 포켓스탑

▲ 불국대종각의 멋진 모습

▲ 수학여행으로 왔던 기억이 난다

▲ 1천원을 지불하면 종을 쳐볼 수 있다

▲ 불국대종각 너머로 보이는 경주의 풍경

▲ 해석이 필요한 비석입니다

▲ 석굴암 왼쪽길은 불국사로 가는 토함산길

▲ 볼 때마다 자랑스러운 세계유산!


▲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석굴암으로!


▲ 포켓몬 GO를 하며 걷을 땐 항상 낭떠러지를 주의하고 또 주의해야 한다

▲ 사찰에서 유난히 자주 보였던 모다피

▲ 오후 2시밖에 되질 않았는데 토함산은 꽤 어둡다

▲ 비오는 날에는 낙석을 주의해야 한다고...

▲ 토함산의 석굴암 가는 길에서 만난 피카츄 (도망갔다고 전해라)


▲ 으아니, 쥬레곤이라니!?


▲ 석굴암의 불상은 포켓스탑으로도 등록되어 있다

▲ 삐삐와 비행 포켓몬이 자주 등장



▲ 10분정도 걸어서 도착한 석굴암

▲ 석굴암이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풀, 비행 포캣몬이 계속 등장했다


▲ 기념품 가게도 보인다


▲ 물맛이 정말 끝내줬던 감로수


▲ 석굴암은 왼쪽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문화 관광 안내소


▲ 복원할 때 미처 끼워 놓지 못한 석물이 배치되어 있다


▲ 드디어 보이는 석굴암의 모습, 실내 촬영은 금지다

▲ 천 년의 역사가 빚은 결정체 '본존불'의 위엄 - 이미지 출처 : 석굴암 종무소


▲ 석굴암 본존불이 바라보는 동쪽 방향, 여기서 보는 일출도 매우 훌륭하다고 한다

▲ 석굴암에서 내려오면

▲ 소원을 빌 수 있는 전각이 있다

▲ 석굴암 입구에서 바라본 울산 방향의 모습, 토함산의 매력이리라



발견된 유물만 무려 1만 1천 500여 점, '천마총-대릉원'의 위엄



여러 왕릉이 능선처럼 이어진 대릉원은 낙조와 함께 감상할 때가 가장 멋지다. 석굴암에서 황남동으로 넘어온 뒤, 식사를 마치고 대릉원에 도착했는데 아직 하늘이 파랗다면, 근처 한옥채 카페에서 잠깐 휴식을 취할 때다. 비로소 하늘이 붉게 물들었을 때 대릉원에 입장하길 추천한다. 미추왕릉과 지능왕(추정)의 능선 너머 보이는 붉은 노을이 고요하고 적막한 분위기를 만들어 줄 것이다.

보문단지 호수 위로 비추는 붉은 노을도 아름답지만, 여러 왕릉의 능선 너머로 해가 지는 모습 역시 일품이다. 배도 부르는데 낙조까지 끝내주니, 이보다 더 아름다운 산책 코스는 없지 않을까 싶다.




▲ 달빛에 비추는 대릉원은 밤에도 아름답다

▲ 대릉원 내부에는 4개의 포켓스톱과 1개의 체육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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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의 붉은 노을도 참 아름답다


▲ 표(성인 1인 3천원)를 끊고 대릉원으로!

▲ 대릉원 내부에는 4개의 포켓스톱과 1개의 체육관이 있다

▲ 해가 저물고 나니 금새 어두워졌다

▲ 미추왕릉을 먼저 보고 천마총은 마지막에...

▲ 멀리서 보이는 미추왕릉

▲ 미추왕릉 내부로는 들어갈 수 없다


▲ 밤에 보는 대릉원도 굉장히 아름답다

▲ 천마총 내부에는 '둥근' 포켓몬이 꽤 많았다




▲ 대릉원 끝자락에 보이는 영상관

▲ 달빛을 품은 왕릉, 디테일하게 사진으로 담지 못해 아쉽다




▲ 천마총 입구

▲ 천마총과 천마총사적기는 포켓스탑이다

▲ 수학여행 속 추억이 조금씩 떠오른다

▲ 금관을 쓰고 동쪽으로 머리를 향한 유해도 재현되어 있다

▲ 천마총에서 출품된 유물

▲ 인류사를 통틀어 온전한 상태의 금관이 발굴된 것은 겨우 10여 건에 불과하다



▲ 출토 당시 모두가 놀란 하늘을 나는 말의 모습, 천마도장니

▲ 천마초에서 출토된 진품은 국립 경주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 고위층 신라인의 삶을 엿볼 수 있었던 천마총은 정말 귀중한 유산이다



밤에 보고, 밤에 걸어야 더 아름다운 '첨성대-계림숲-석빙고'



해가 완전히 자취를 감췄을 때, 첨성대과 계림숲은 인위적으로 꾸며진 조명이 적막한 어둠을 밝히며 로맨틱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머리를 식히며 복잡한 생각의 매듭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힐링 시간의 시작이다. 벗과 걸을 때는 평소 나누지 못한 진중한 얘기를 나누고, 연인과 걷는다면 로맨틱한 감정을 끌어올리기에 적합하다. 썸남썸녀에게는 안압지보다 고요한 어둠 속 절제된 첨성대의 야경이 더 좋을 것이다.



첨성대까지는 주변 사물과 건물, 나무가 환하게 주변을 환하게 밝혀주지만, 계림숲에 들어서면 딱 필요한 불빛만 비추고 있어 약간 적막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석빙고로 향하는 길은 시골길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바닥에서 등불처럼 비추는 조명 덕에 꽃길처럼 느껴진다.

경주의 밤은 짧다. 겨울이라 해가 빨리 저무는 탓도 있지만, 첨성대과 계림숲을 비추는 화려한 불빛이 10시에 꺼지기 때문이다. 안압지도 비슷하다. 이 때문에 황남동 주변 대부분 카페, 음식점이 10시에 문을 닫으니, 늦지 않게 야경을 즐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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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을과 함께 보이는 왕릉이

▲ 밤이되면 더 멋져진다

▲ 보름달과 야경이 어우러진 세계문화 역사 유적 지구



▲ 신호대기선에 새겨진 문양은 '첨성대'

▲ 보고 또 봐도 또 자랑스러운 세계유산, 이곳은 유적 '지구'다

▲ 경주 역사 유적 지구를 지키고 있는 잠만보

▲ 칠흑의 어둠 속, 절제된 불빛이 더 매력적이다

▲ 야경을 즐기던 아라리와 니드런, 오박사에게 가야지







▲ 노란 조명 덕에 더 화려하게 보이는 '첨성대'

▲ 유적 지구의 절제된 야경은 첨성대를 돋보이기 위함인 것 같다

▲ 첨성대를 지나 계림숲으로 가는 길



▲ 계림의 '계' 자가 닭 계(鷄) 였다는 사실

▲ 계림숲의 고목 나무도 참 멋지지 않은가



▲ 사진이 약간 오싹하게 나온 것 같다

▲ 하지만 이곳은 포켓스탑이라는 사실

▲ 김씨 시조인 김알지의 탄생설화가 있는 곳이 바로 계림숲

▲ 순조 3년(1803)에 세워진 비각

▲ 계림숲을 지나 이제 석빙고로 향하는 길, 안압지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 전형적인 시골 흙길이지만 느낌은 마치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았다

▲ 정말 저 안에 얼음이 있을까

▲ 얼음을 지키고 있던 망나뇽, 자신의 카운터인 줄도 모르고...


▲ 석빙고 내부는 꽁꽁 얼어 있었다

▲ 석빙고에서 경주역 방향을 바라본 모습

▲ 석빙고에서 조금 내려오니, 안압지가 보인다

▲ 석빙고에서 안압지로 향하는 길에는 신라 왕궁 영상관이 있다

▲ 이 다리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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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신라의 달밤, 경주의 야경 명소 '동궁과 월지'



불국사와 석굴암으로 숙연해진 마음을 대릉원의 적막한 노을과 첨성대의 절제된 야경으로 달래기는 조금 부족했을 터, 안압지의 화려한 아경은 마음을 가다듬기에 좋다.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여행의 종착지에서 화려했던 신라의 달밤을 상상해보라.

웅장했던 경주의 낮과 고요하면서도 차가운 경주의 밤. 벅차오르는 감정의 변화를 하루새 다 담고 추억하는 것 또한 경주 여행의 묘미이자, 경주를 기억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안압지는 문무왕 시절에 축조된 궁원지이자 경주의 대표 야경지로 유명하다. 삼국 통일 후 국력이 강해진 신라는 수수하고 토속적인 문화를 벗어나 화려하고 선진적인 건축물을 선호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신라의 예술이 안압지에 담겨 있다.

사실 안압지라는 이름은 조선 시대에 기록된 이름이다. 신라의 멸망 후 조선시대 이르러 동궁과 월성이 무너져내리자 '화려한 궁궐은 없고 기러기와 오리만 날아든다'는 시 구절과 함께 기러기 '안(雁)' 자와 오리 '압(鴨)' 자를 써서 안압지로 불리게 됐다. 본래 이름은 월지(月池). '달이 비추는 연못'이란 뜻이다.

▲ 동궁과 월지의 야경은 코일 덕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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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연회가 자주 열렸던 월성의 동궁과 월지

▲ 동궁과 월지의 야경은 코일 덕분인가

▲ 14면체 주령구, 삼잔일거/유범공과/공영시과 등 신라인의 풍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 주령구를 굴릴 순 없지만 포켓스톱은 굴려야지

▲ 동궁과 월지의 입장료는 성인 기준 1인당 2천원


▲ 월성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음성 안내 시스템

▲ 영상관에서는 화려한 신라시대 월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새하얀 눈... 이 아니었다

▲ 멀리서 바라본 동궁

▲ 가까이서 보니 더 아름답다

▲ 각 전각이 포켓스톱, 그리고 체육관이다






▲ 백제 견훤의 침입을 받자, 고려의 왕건을 초청하여 잔치를 베풀었던 곳이다

▲ 월성 서남쪽(계림숲 부근)에 복원중인 월정교의 전시 모형

▲ 출토된 다양한 유물을 만나볼 수 있다 (진품은 모두 국립 경주박물관에 있다)




▲ 그 어느 곳에서도 연못 전체를 볼 수 없다는 사실, 신라인의 의도는 뭐였을까

▲ 보름달과 함께하니 더 운치있었던 전각


▲ 2번째 전각은 체육관, 다른 전각보다 더 크기 때문일까

▲ 마지막 전각으로 가는 길, 겨울이라 보기 어려운 풍경이다

▲ 마지막 전각에 사람이 많이 몰려있는 이유는

▲ 월지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

▲ 풍류가 있는 곳에는 늘 야돈이 있다

▲ 연못에 비치는 보름달과 나무의 조명 참 아름답다







▲ 한 사진에 3개의 전각을 모두 담아 보았다

▲ 정말 겨울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야경



▲ 끝자락에 보였던 신비한 작은 연못, 물 포켓몬이 진화라도 하려나

▲ 앗, 얼음 포켓몬이 진화할 것 같다

▲ 삐삐를 넣어볼까

▲ 이상해씨가 좋아할 것 같은 색

▲ 입수구에서 흘러온 맑은 물이 이렇게 신비로울 수가

▲ 이제 출구로 나갈 시간


▲ 애인과 다시 오고 싶은 곳, 다시봐도 아름답다



도시화도 막지 못한 '경주'의 매력은 끝이 없다

포켓몬 GO라는 핑곗거리를 안주 삼아 떠난 경주. 아마 20대 후반, 30대 성인 남녀라면 수학여행의 추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신혼여행, 가족여행, 혹은 졸업여행의 추억이 담긴 우리나라의 여행의 메카. 그리고 자랑스러운 세계문화 유산이기도 하다. 풋풋했던 추억이 아련해질 때, 어른의 감성으로 다시 느끼는 경주의 감성은 홀릭에 빠져들게 할 정도로 필연적이다.

신라의 낮과 밤 속 반전 매력에 초점을 두고 알찬 당일치기 코스를 추천했기에 미처 소개하지 못한 유적지도 대단히 많다. 드라이브 코스가 낭만적인 김유신 묘와 선덕여왕릉,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양동민속마을, 무려 93년간에 걸친 국가사업으로 조성된 황룡사와 분황사, 천 년 신라의 태평성대 염원이 담긴 문무대왕릉 등 경주는 손이 닿고 발이 닿는 곳 모두가 고분이요, 보물이자, 유적이다.

주택 단지가 조성되고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도시화 속에서도 경주의 고고함을 막지 못한다. 신라인의 풍류가 흐르는 경주에서는 퍼내고 퍼내도 끝이 없을 정도로 유물이 계속 출토되고 있다. 강산이 변하는 10년 뒤에는 새롭게 출토된 유물이, 새롭게 조성된 유적지가 또 다른 낭만 감성을 자극할지 모른다.

무릇 여행이란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경주가 아니더라도 가볍게,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선에서 자신만의 여행을 즐겨라.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는 여행은 언제나 돈의 문제가 아니고 용기의 문제라고 하더라. 친구와 가족과 연인과 혹은 홀로 떠나도 좋다. 혹시 알겠는가. 망나뇽과 잠만보가 기다리고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