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에는 여러 재밌는 전설과 이야깃거리, 별명 등이 있습니다. 오랜 전설이 되어버린 '6쏭'부터, 1부터 100까지 주사위를 굴려 그날의 컨디션을 정한다는 '미키' 선수까지 다양하죠. '명문 가문' 역시 그런 화젯거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데요. '매드라이프', '마파', '마타', '맨두 푸(?)'로 이어지는 서포터 명문 M가문을 시작으로, 정글계의 명문으로 우뚝 서기 시작한 '벵기', '블랭크' B가문 역시 유명합니다.

MVP가 바로 그런 두 '명가'를 잇는 계승자를 모두 보유한 팀으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뛰어난 경기력 뿐만 아니라, 눈에 띄는 화끈한 플레이를 통해 관객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맥스' 정종빈 선수와 '비욘드' 김규석 선수가 바로 M가문과 B가문을 잇는 새로운 계승자들입니다.

두 명가의 계승자, '맥스'와 '비욘드'는 3월 22일 있었던 MVP와 kt의 대결에서도, 강팀 kt를 상대로 역전승 하는데 크게 기여하면서, 명문 가문의 후예다운 모습을 제대로 보였습니다.

▲ '명가'의 후예! 'Max' 정종빈과 'Beyond' 김규석


■ 1세트, 두 번의 바론 사냥! 패배할지언정 쉽게 꺾이지는 않는다

시작부터 kt에게 유리한 경기였습니다. 패치의 수혜를 받아 새롭게 부상한 원거리 딜러 루시안을 잡은 kt가 반대로 너프의 여파를 받은 바루스를 상대로 체력 교환에서 우위에 섰습니다. 이를 놓치지 않은 '스코어'가 이른 갱킹으로 바루스를 잡아내며 선취점을 기록하고, 이어서 정글 지역에 침투한 엘리스까지 잡아내는데 성공하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습니다.

기세를 탄 kt는 라인전 단계부터 MVP를 압도했습니다. 특히 '폰'의 블라디미르는 아리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고, '스멥' 역시 카밀을 잡고 뽀삐를 솔로 킬을 냈습니다. 조합 상성상 무난하게 후반에 접어들기만해도 유리한 kt가 라인전부터 MVP를 누르며 경기 시작 25분 경에는 스코어 차이도 12 대 3까지 벌리며 승리의 그림을 그려갔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불리한 상황에서도 MVP의 실력이 빛났습니다. 정글 지역에서 벌어진 한타에서 뛰어난 전투 집중력을 보여준 MVP가 공격 집중을 통해 kt의 챔피언들을 잡아내며 추격의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몇 번씩이나 중요한 상황에서 적중한 '맥스' 쓰레쉬의 '사형 선고'가 특히 눈에 띄었습니다.

▲ 치열한 한타! 불리한 상황에서도 저력 보여준 MVP


힘을 보충한 MVP는 29분, 엄청나게 성장한 블라디미르를 먼저 잘라내는데 성공하고 역으로 바론 사냥까지 시도했습니다. 강타 싸움에서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비욘드'가 이번에도 침착하게 강타를 활용, 바론 버프까지 획득 하는데 성공했죠.

▲ 블라디 잘라내고, 강타 싸움도 이겨내며 첫 번째 바론 사냥!


두 번째 바론 사냥은 '기적'이라는 말이 어울렸습니다. 주인공은 M가문의 '맥스'였는데요. 다른 것도 아닌 쓰레쉬의 '사형 선고'가 바론에게 '사형 선고'를 내리면서 MVP가 바론 스틸에 성공했습니다. 과거 바론 체력 2로 스틸 당했던 kt의 '스코어'는 이번에도 본의 아니게 명장면을 연출 당했습니다.

▲ 이것이 M 가문의 힘? 기적적인 스틸 보여준 '맥스'


크게 벌어졌던 차이를 두 번의 바론 획득으로 크게 줄인 MVP. 이후에는 뽀삐의 궁극기로 적 챔피언을 날려 버리고, 장로 드래곤 사냥까지 성공하며 박빙의 경기를 펼쳤습니다. 한때 kt를 본진까지 밀어 넣은 MVP. 그러나 태세를 정비한 kt가 다시금 정글 지역 전투에서 크게 승리하며 롤러코스터 같았던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비록 결과적으로 패배하기는 했지만 1세트 대결에서 MVP의 저력을 확인할수 있었습니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반격의 의지를 잃지 않은 MVP는 뛰어난 한타 능력을 과시하며 여러차례 기회를 만들어 냈고, 날카로운 교전 집중력이 바론 획득과 스틸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내면서 승리를 향한 열망을 보여줬죠.


■ 2세트, 과감한 한 수! '사이온' 서포터로 승리 만든 MVP!

자신감과 자만, 용기와 만용, 과감함과 무모함은 때로는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겁먹고 움츠려 들기만한다면 승리를 쟁취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리스크 없는 리턴은 없죠. 독특하고 참신한 시도에는 항상 실패라는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지만, 상대방의 허를 찌르고 변수를 만들어 내는 한 수가 되기도 합니다.

2세트 '맥스'가 보여준 사이온 서포터가 바로 그런 한 수였습니다. 경기 시작전, 갑작스럽게 탑-서폿을 교환한 MVP가 관중들을 흥분시켰습니다. 물론 솔랭에서 높은 승률을 자랑하는 사이온 서포터라고는 하지만, 실제 대회에서 검증되지 않은 픽일 뿐더러, 'ADD' 강건모가 그동안 탑 사이온으로 높은 승률을 보이며 활약했던만큼 당연히 노틸러스 서포터와 탑 사이온이 예상되었던 상황이었죠.

▲ 과감한 한 수! 예상치 못한 '사이온' 서폿 출격


시작은 MVP에게 나쁘지 않은 듯 했습니다. 4분, '스코어'의 렝가가 MVP의 정글에 침투해 '비욘드'의 그레이브즈와 전투를 벌였습니다. 렝가가 빠르게 그레이브즈를 녹이는 듯 했지만, '비욘드'가 침착하게 대처하면서 선공을 당했음에도 역으로 선취점을 만들어냈고, 억지로 진입해 호응한 '폰'의 탈리야까지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 침착함이 돋보인 '비욘드'의 그레이브즈


하지만 봇이 라인전 단계에서부터 MVP가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전체적인 경기 상황이 매우 불리해졌습니다. 초반부터 강력한 견제가 가능 '루시안-카르마'가 상대였으니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했죠. 경기 시각 10분 무렵에는 원거리 딜러간의 CS 차이가 두 배에 가까웠고, 봇 라인을 중심으로 펼쳐진 교전에서 루시안이 킬을 쓸어담으면서 3킬 씩이나 앞섰습니다.

모든 라인의 포탑이 대부분 파괴되고, kt가 글로벌 골드 격차도 만골드 가까이 벌린 상황. 여기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던 '맥스'의 사이온이 대박을 쳤습니다. MVP의 블라디미르가 먼저 잘리고, kt가 추격하는 장면에서 뭉쳐있는 적들에게 4에어본을 명중 시켰습니다. 곧바로 '비욘드' 그레이브즈가 딜을 넣으면서 경기는 순식간에 역전 되었습니다.

▲ '맥멘!' 불리했던 경기를 한번에 뒤집은 '맥스'의 사이온


바론 버프를 챙긴 MVP는 이어진 미드 한타에서도 대승을 거뒀습니다. kt 탈리야와 럼블의 궁극기가 잘 깔린 것 처럼 보인 순간, '맥스'가 궁극기를 '폰'의 탈리야에게 궁극기를 맞춰 잡아내고, 죽은 상황에서도 끝까지 딜을 하여 '스코어' 렝가를 잡아내는데 일조했습니다.

▲ '쿼드라 킬'과 '사망 킬'까지! 노도와 같은 기세로 역전한 MVP


경기 내내 불리했던 MVP는 도합 3분만에 모든 상황을 털어버리고,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여기엔 단연, CC를 적중 시켜 전투를 열고, 쿼드라 킬까지 기록한 '맥스'의 사이온의 역할이 주효했습니다. 또, 상대적으로 밀리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딜을 했었던 '비욘드' 그레이브즈도 숨은 수훈자라고 할 수 있죠.

▲ 어려운 상황이라 더욱 빛난 '비욘드' 그레이브즈의 딜량


■ 3세트, 과감함 + 실용성으로 다시 한 번 kt 잡는데 성공한 MVP!

2세트 승리를 통해서 MVP는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MVP가 이미 1세트를 패배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실험적인 픽으로 보이는 사이온 서포터라는 선택이 놀라운 것일텐데요. 이런 과감하고 참신한 한 수야말로 '강팀'에 이르는 조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슬아슬 하고,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서야 말로 '비장의 한 수'를 날릴 수 있는 선수. 그것이 바로 M가문의 후예 '맥스'였습니다. 3세트에서는 지난 2월 14일 대전에서 먼저 kt를 잡았던 챔피언, '브랜드'를 다시 한 번 꺼내들면서 특유의 넓은 서포터 픽을 과시했습니다.

물론 참신하고 독특하기만 해서는 승리할 수 없죠. 승리란 실용성과 참신함의 황금비율 속에서 탄생하는 법이니까요. '비욘드'는 2세트 그레이브즈에 이어, 3세트에서는 '엘리스'를 선택하며, '이안'의 오리아나와 함께 MVP의 픽에 안정감을 더 했습니다.

▲ 참신함에 실용적인 공격력을 더해라! 맥스, 비욘드의 3세트 픽


픽을 통해 승리의 황금 비율을 맞춰낸 MVP가 마지막 세트에서는 강팀 kt를 상대로 먼저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많은 CC를 갖춘 MVP가 반대로 CC가 부족한 고난이도 조합을 선택한 kt를 상대로 상대적으로 쉽게 전투를 열고, 쉽게 싸움을 풀었습니다.

▲ 3세트, kt 상대로 먼저 유리한 고지를 점한 MVP


결국 2월 14일, kt를 잡았던 MVP가 3월 22일 다시 한 번 자이언트 킬링에 성공하며 자신들의 승리가 결코 행운이 아니었음을 경기 내용으로, 결과로 증명해 보였는데요. 이 달콤한 승리에는 'Max'와 'Beyond'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M-B, 서포터-정글의 명문 가문의 계승자를 품은 MVP. 이들이 당당히 가문의 계승자로 꼽히는 것은 단순히 닉네임 철자가 같아서 만은 아닐겁니다. 어디까지나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만 했던 일이고, 두 선수는 지금 최고로 물오른 실력을 과시하고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됩니다. 매력적인 경기로 수 많은 팬들을 매료시킨 MVP의 플레이도 마찬가지죠. 도전하는 팀 MVP, 이들의 경기를 보고있자면 처음 롤챔스를 볼 때 처럼 심장이 두근 거리는데요. 남은 시즌, 이들의 경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